[헤리티지 온천 특집] 일본 도호쿠 온천 순례 여행

숨겨진 비탕(秘湯) - <일본 온천 여행> 저자 박성희
울퉁불퉁한 산길을 지나 산속 깊은 자리에 숨겨져 있는 비밀스러운 탕. 숨겨진 비탕과 처음 만난 것은 20년 전 눈이 내리던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구불구불 아직 겨울 풍경 그대로인 숲으로 2미터가 넘는 눈 벽 길을 한참 들어가서 눈 등롱 속 촛불이 일렁거리는 동화 속 그림 같은 온천 마을이 있는 겁니다.

목조 건물 복도를 삐걱삐걱 지나 텔레비전도 핸드폰도 연결되지 않는 작은 다다미 방으로 안내를 받고, 객실에 있는 유카타를 갈아입고는 바로 노천 온천으로. 그리고 이로리(일본식 화로)가 있는 다다미방에 차려진 소박한 산채요리 코스와 비탕 맥주 한 잔, 제가 로망해온 그런 온천 여행입니다. 쏟아질 듯 빼곡한 별들을 올려다 보며 '드디어 제대로 된 온천을 찾았구나' 싶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비탕 온천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비탕은 곧 그곳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 사토 요시야스 佐藤好億

1975년에 일본비탕을 지키는 모임 창설 당시 부회장으로 취임 후 1984년부터 회장을 역임하신 사토 회장의 철학은 '비탕은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고, 결국 사람'이라고 합니다. 

비탕은 ‘자연 속에 숨겨진 좋은 온천’이라는 뜻의 일반명사처럼 쓰이지만, 사실 더 깊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현대적 료칸 시설이나 단체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콘크리트로 지은 온천 호텔이 성황을 이룰 때, 옛 모습을 지켜가는 온천 숙소가 모여서, 오래된 것에 대한 향수와 인간성을 찾아 여행지를 선택하는 진정한 여행자가 찾는 곳, 불편을 감수하면서라도 오래된 것을 이어가는 료칸, 그런 일본 온천 숙소의 좋은 점을 유지하면서 환경보전과 경영이 상충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마음으로 공동선언을 하고, 이 뜻에 공감하는 시설이 모여 <일본의 비탕>이라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풍경, 늘 고향처럼 따뜻하게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반겨주는 공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휴식이 되는 온천, 그런 숙소를 지키는 것이 바로 비탕을 지키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비탕은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공간'이고, 오랜 전통과 이야기가 담긴 소중한 풍경 속에서 온천을 하면서 쉴 수 있는 시간은 그 어떤 여행보다 감동적이고 따듯한 여운이 남기에 특별합니다.

사토 회장은 비탕이란 오래된, 노후된 건물이나 온천, 오래된 일본 문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 오래된 온천, 경관이 뛰어난 온천이라도 온천 숙소를 지키고자 묵묵히 일하는 비탕을 지키는 사람들, 그들의 소중한 일상의 정성이 있어야 제대로된 '비탕'이라고 늘 말합니다. 

“매일 정성을 다해 눈을 쓸고 온천을 지키지 않았다면 비탕은 이어질 수 없어요, 비탕은 곧 사람입니다. 비탕은 사람으로부터 사람으로 이어지는 가교와도 같아요. 숨겨진 오래된 비탕을 지키는 것은 세상에서 좀 떨어진 장소에 위치한 불편한 곳이지만 자연을 지키고 우리의 유산을 소중하게 여기고, 동시에 자연 환경을 보존하면서 이런 소중한 곳을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을 키워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는 여행지에서 만난 분의 삶의 철학을 통해 인생에서 좋은 해답을 얻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비탕은 '소중한 것을 지키는 마음을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그런 곳입니다

쓰루노유가 있는 뉴토온천향의 7곳의 온천순례 

깊은 산속 단풍이 쏟아지는 노천과 뽀얀 김을 내뿜는 우윳빛 온천 이미지, 그리고 순례 버스를 타고 각기 다른 온천을 체험하는 온천 순례, 숲속을 산책하면서 7곳의 온천 숙소와 자연의 기운을 담은 다양한 천연온천을 경험할 수 있는 온천 마을입니다.  

한낮에도 햇빛을 집어삼킨 울울창창한 삼나무와 너도밤나무 숲은 진정한 힐링을 위한 여행지로도 추천할 수 있는 곳이며, 일본에선 거의 사라진 혼욕 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 우유빛깔 비탕의 쓰루노유 온천(鶴の湯温泉)
- 비밀스런 숲속 노천탕, 가니바 온천(蟹場温泉)
- 금색 오렌지색 탕의 세련된 료칸, 다에노유 온천(妙乃湯温泉)
- 시골 학교의 정취가 가득한, 오카마 온천(大釜温泉)
- 현대적인 온천, 규카무라(休暇村温泉)
- 유황 연기가 풀풀, 구로유 온천(黒湯温泉)
- 치료 효험이 있는 라듐 광천, 마고로쿠 온천(孫六温泉)

온천으로 치유하다 ( 탕치: 湯治)

화산지대에 속한 일본은 예부터 곳곳에 화산성 온천이 뿜어져 나왔고 이를 치료와 휴양의 목적으로 이용해왔습니다. 온천왕국이 된 배경에는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이유가 있는데, 그중에서 특정 질환에 대한 치료 효능이 뛰어나다고 소문난 온천지에서 장기간 머물면서 온천으로 치유하는 것을 '탕치'라고 합니다.

근대에 들어 성분 조사에서도 다양한 이온과 특수한 성분으로 효능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졌고, 현재 일본에서는 온천 수질에 따른 특징과 효능을 온천법에서 정확한 분석을 통해 고지하도록 합니다.  오사와온천은 유서 깊은 요양 온천으로 강을 사이에 두고 3곳의 숙박동과 6곳의 온천탕이 있는 곳입니다. 장기 숙박을 하면서 온천 치유를 할 수 있는 도지야와 현대적인 료칸스타일의 산스이카쿠의 양쪽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고, 목조 다리를 건너서 강을 바라보며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혼탕 오사와노유는 대표적인 전망 스폿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치유를 위해 장기간 숙박하면서 치유 온천으로 애용했던 오사와온천은 성분 함유량이나 노천온천의 정취, 역사 깊은 요양 온천의 풍경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숨겨진 비탕과 함께 탕치 온천은 일본인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아서 숙박 예약이 정말 어려운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여행객들이 온천만이라도 이용하기 위해 찾기도 하지만, 하루 밤 이상을 지내야 느낄 수 있는 비탕의 매력이 있기에 이번 일정은 특별히 쓰루노유 온천을 포함한 7가지 서로 다른 온천을 순례할 수 있는 뉴토온천향 순례 체험과 대표적인 비탕 온천인 쓰루노유 2박 그리고 탕치를 경험할 수 있는 오사와 온천을 함께 구성한 특별한 온천 여행입니다. 불편하고 찾아가기 힘든 곳이지만, 한번쯤은 여기 ‘비(秘)밀스러운 온천’ 여행을 계획해 보시기 바랍니다.

비탕(秘湯)의 쓰루노유 2일 +뉴토온천향 온천 순례+전통 마을 가쿠노다테 산책+오사와온천 탕치 1일 

[1일] 
09:30  인천 공항 출발 (아시아나항공 OZ152)
11:40  센다이 공항 도착
12:30  차량 탑승, 이동 중 점심식사
16:00  하나마키 온천 도착, 숙소 체크인 후 탕치 온천욕 체험 및 저녁식사
숙박 : 탕치 온천 오사와 온천 산스이카쿠

[2일]
온천욕 및 아침식사 후 체크아웃
09:00  차량 탑승 후 센보쿠시로 이동
11:00  400년 전통의 무사마을, 작은 교토 '가쿠노다테' 거리 산책 및 점심식사
14:30  차량 타고 다자와 호수로 이동
15:10  아키타를 대표하는 '다자와 호수' 인근 산책
16:30  뉴토온천향으로 이동
17:00  숙소 체크인, 온천욕 및 저녁식사
숙박 : 뉴토온천향 쓰루노유 온천

[3일]
온천욕 후 아침식사
일곱빛깔 천연 온천, 뉴토온천향 온천 순례 (유메구리 수첩)
10:13  쓰루노유 출발
           (루트1) 
           - 비밀스러운 숲 속 노천탕, 가니바 온천 (도보 이동)
           - 금색 오렌지색 탕의 세련된 료칸, 다에노유 
            점심식사 가능한 곳: 이나니와 우동 추천        
           - 시골 학교의 정취가 가득한 오카마 온천
           (루트2)
           - 현대적인 온천, 규카무라 
            점심식사 가능한 곳 : 1층 레스토랑 
           - 치료 효험이 있는 라듐 광천, 마고로쿠 온천
15:46  쓰루노유 도착. 저녁식사 후 휴식
숙박 : 뉴토온천향 쓰루노유 온천

[4일]
아침식사 후 체크아웃
07:30  차량 타고 공항으로 이동
11:20  공항 도착, 체크인 수속
12:40  센다이 공항 출발 (아시아나항공 OZ151)
15:25  인천 공항 도착

*상기 일정은 항공 및 현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출발일 : 2023년 11월 17일(금)~20일(월)
- 여행 비용 : 1인 약 1,980,000원
- 포함사항 : 인천공항-센다이공항 국제선, 숙박(쓰루노유 2박 2인 1실. 2, 3호관 기준+산스이카쿠 1박), 차량 이동, 유메구리 수첩 온천 이용료, 식사(조중석식 각 3회), 여행자 보험, 인솔
- 불포함사항 : 쇼핑과 간식 비용 등 포함되지 않은 모든 현지 발생 비용

*포함된 숙박요금은 2인 1실 이용 시 1인 숙박 비용 기준입니다. 개별실을 희망하는 경우 공실 확인 후 안내 가능하며 추가 요금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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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어서, 온천을 정말 좋아합니다. 제대로 된 자연 온천이나 성분이 강한 온천지도 좋아하고, 경치가 좋거나 숲 속에 있는 조용한 노천온천도 좋아합니다. 밤하늘 쏟아지는 별을 보면서 즐기는 온천, 추운 겨울 눈을 맞으며 몸 안팍으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온천에서는 정말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온천 마을을 39곳 취재하고 일본온천여행을 출간한 것이 2016년인데, 대만에서도 번역 출판되면서 일본에서 대만 번역본을 가지고 여행하는 대만 관광객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언어가 다르지만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내심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여행은 참 많이 함께 했었는데 온천 순례 여행을 독자와 함께한 여행이 생각해보니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 온천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 정말 제대로 된 온천을 경험하고 싶은 분, 온천으로 힐링을 하고 싶은 분이 함께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