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영

Cycling into the Wild Landscape
거친 풍경과 함께 호흡하다

매끈한 포장도로와 반복되는 풍경을 벗어나 자연에 한 발 더 가까워지는 여정을 좇는 라이더 박근영. 그가 e-Bike를 타고 경기도 화성에서 담아온 사진을 만나보자. 사진 속 풍경을 찾아 길을 나서는 여행자에게 영감을 전달하기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다.

글 · 사진 박근영
박근영은 사이클링 웨어와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 라파에서 일하며 ‘사이클링을 세계 최고의 인기 있는 스포츠로 만들자’는 회사의 모토에 따라 자전거의 매력과 재미를 보다 많은 이에게 소개하려고 노력한다.

2010년 패션 커뮤니티의 사진 속에서 픽시(fixed-gear bike) 를 처음 보고 심플한 컬러와 외형에 반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그후 자전거 하나로 생활 반경이 어마어마하게 확장되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좀 더 멀리, 빠르게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 로드 바이크와 져지 킷에 몸을 맡기게 되었다.

평소 투어 라이드 코스를 선정할 때 얼마나 아름다운 풍광을 경험할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차량 통행이 많고 똑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큰 도로는 자연스레 피하게 된다. 투어 지역을 정하면 우선 다른 라이더의 기록을 찾아본다. 인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를 골라 각 지점을 체크하고 그 장소를 잇는 길을 위성 지도에 표시하며, 미리 코스 파일을 만들어 본 뒤 직접 라이드에 나서는 편이다. 먼저 다녀온 이들의 사진으로 본 멋진 장면이 실제 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은 항상 나를 좀 더 멀리 떠나게 이끄는 원동력이다.
라이드를 하며 사진을 찍을 때도 사이클리스트 개인의 매력을 담기보다 그가 어떤 공간과 상황 속에서 라이드를 즐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더 집중하는 편이다. 그 사진을 보며 누구나 자전거를 타고 사진 속 장면을 경험하고 싶다고 느끼길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유럽과 미대륙 일대를 수일에 걸쳐 라이드하는 프로젝트를 담은 ‘The Rapha Continental’ 영상 시리즈에서 자전거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투어 라이드의 영향을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그 두 지점을 잇는 최단 경로만 바라보던 ‘자전거 여행’에 대한 관점이 한층 넓어진 것이다.
스페셜라이즈드 e-Bike를 타고 떠난 이번 여정의 목적지는 경기도 화성이었다. 포장도로를 벗어나 좀 더 자연에 가까운 길을 찾는 그래블 라이드에 관심이 있어서, 이색적 풍경을 지닌 그곳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었다. 자전거에 캠핑 짐을 싣고 이동하기엔 수월하지 않은 코스인데다, 형도의 채석장은 이동 경로상 항상 낮 시간대에 지나는 곳이라 지금까지 매번 스쳐 지나기만 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캠핑을 하며 일몰도 볼 수 있었다. 각기 다른 모양으로 배열된 거대한 암석과 그 사이를 채우는 노을 빛을 보고 있자니,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도 마치 처음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풍경 속에 홀로 서 있는 텐트를 보며 감동했다. 해가 자취를 감춘 뒤엔 야생동물의 울음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와 쉽게 잠들지 못했지만.
나에게 e-Bike는 더 많은 모험의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더없이 매력적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려면 라이드 도중에 여러 갈래의 길을 마주할 때마다 그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많다. 계획한 코스를 벗어나 좀 더 멀리까지 가보거나, 눈앞에 놓인 가파른 오르막을넘어보지 못하고 돌아오면 늘 가보지 못한 길에 미련이 남곤 했다. e-Bike는 시간 · 공간적 제약을 줄이고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 후회 없는 라이드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덕분에 때로는 계획하지 않은 곳에서 기대하지 않은 멋진 풍광을 마주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겼다.
앞으로 e-Bike만의 체력적 어드밴티지를 적극 활용해 두꺼운 타이어를 장착하고 숲속 트레일 코스에 도전해보고 싶다. 포장도로를 따라 수일에 걸친 바이크 패킹 투어를 해보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e-Bike와 그래블 라이딩, 이 둘의 가치와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여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존에 경험한 라이드 여정을 좀 더 장거리로 확장하고 싶거나 다양한 장소를 경유하고 싶은 라이더라면 e-Bike에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이전에는 체력의 한계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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