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치 바이 매거진

Sulsulsulsul Tasting Dinner Talk 
오늘의 우리 막걸리

술술술술X스페이스오 테이스팅 디너 토크의 6월 테마는 ‘오늘의 우리 막걸리’. 한강주조의 이상욱 대표이사가 고른 전통주 일곱 가지를 함께 마시며 전통주 양조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짚었다. 

박진명
취재 협조 술술술술
1 술술술술X스페이스오 테이스팅 디너 토크는 술에 관련한 주제로,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진행된다.

바야흐로 전통주 시대. 어느 지역의 쌀로 만들었고 얼마나 오랜 발효와 숙성을 거쳤는지 중요하게 따지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전통주 역시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있다. 6월 술술술술 테이스팅 디너 토크는 ‘우리 막걸리'를 주제로 전통주의 흐름을 되짚어보고 우리 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자리였다. 맑고 드라이한 막걸리부터 산미가 살아있는 막걸리, 톡톡 쏘는 탄산감이 느껴지는 막걸리, 다양한 부재료를 넣은 막걸리, 탁주 원주 그대로의 농밀함이 매력적인 막걸리까지. 전통주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는 ‘한강주조' 이상욱 대표이사의 말을 따라가며 시음했고, 스페이스오가 준비한 정겹고도 새로운 한식도 곁들였다. 한국에 거주하며 전통주를 좋아하는 미국인 라이언 모로즈와 일본 사케 전문가이자 일본 문화원장 추조 가즈오가 옵저버(Observer)로 참여했다. 

참외샐러드와 우렁이손막걸리드라이(양촌양조장)
광어 미나리와 복순도가 탁주 10도(복순도가) 
도라지마죽과 나루 생막걸리 11.5도(한강주조) 
고추장 문어구이와 해창막걸리 12도(해창주조장) 
 

“양촌양조장의 우렁이손막걸리드라이는 시원하게 술을 마시고 싶을 번씩 사서 마시는 술이에요. 제가 알고 있는 중에서 가장 드라이합니다.”

양촌양조장은 충남 논산의 작은 양촌마을에서 3대를 이어온 전통 양조법으로 술을 빚는 곳이다. 이상욱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소개한 우렁이손막걸리드라이는 우렁이농법으로 재배한 100퍼센트 무농약 논산 햅쌀로 빚은 수제 막걸리.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도수를 1.5도 높여 깊은 맛이 나도록 했다. 이는 2017년 7월 미슐랭 가이드 홍콩 매거진에 소개될 만큼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은 탁주다. 

이번에 제가 가져온 전통주 리스트는 요즘 많은 분이 선호하는 제품 중심으로 꼽았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나루 생막걸리를 포함해 복순도가와 해창주조장의 술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각각 양조장의 특징이 뚜렷하고 실제로 맛이 정확히 구분될 정도로 다르거든요.”

한강주조는 제분 회사 곰표와 협업한 ‘표문 막걸리’, 남성 패션 잡지 브랜드 GQ, 술샘과 함께 한 ‘직휴 막걸리’ 등을 선보이며 전통주를 가장 트렌디하고 힙하게 만들고 있는 양조장이다. 나루 생막걸리 11.5도는 막걸리치고 높은 도수로, 많은 애주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 걸쭉한 질감의 막걸리는 처음엔 단 맛이 진하게 느껴지지만 다 삼키고 나면 알코올 기운이 입안에 얼얼하게 남아있다. 
복순도가는 스파클링 막걸리로 유명하지만 탁주와 약주도 생산하는 양조장이다. 이상욱 대표이사가 추천한 탁주 10도는 ‘스파클링 막걸리를 만드는 원주에 가까운 술'이다. 샴페인 막걸리라 불리는 ‘복순도가 손막걸리’와는 다르게 묵직한 보디감이 특징이며 훨씬 진하고 걸쭉하다. 
해창주조장은 땅끝마을 해남에서 주로 생막걸리를 만드는 곳이다. 고두밥을 쪄서 식힌 뒤 물, 누룩과 같이 버무려 발효 공정에 들어가기 전 다른 양조장에서 하지 않는 공정을 하나 더 한다. 선풍기로 식힌 고두밥을 찬물로 다시 한 번 씻는데, 이는 막걸리의 단맛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 

들기름 사과국수와 오마주제이드(C막걸리) 
마떡갈비와 사케 치에비진 
떠먹는 막걸리 이화주 참(예천양조) 

앞서 소개한 막걸리 가지는 순국주라고 부재료가 들어가지 않고 쌀로만 만든 술인데, 이외에 재료가 들어간 술도 하나쯤 리스트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부재료가 들어간 중에도 좋은 술이 정말 많거든요.”

C막걸리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양조장으로, 부재료가 들어간 전통주 시장을 선점한 곳이다. 주니퍼베리, 라벤더, 꾸지뽕잎, 카카오닙스 등을 활용해 독특한 색상과 향의 전통주를 만든다. 이상욱 대표이사가 가져온 오마주제이드는 양평에서 재배한 사과와 방풍나물로 만든 막걸리다. 현장에서도 다른 전통주에 비해 참가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히 나뉘었다. 뒷맛에서 느껴지는 부재료의 향이 강하다 보니 어떤 음식과 페어링해서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니는 것이 C막걸리의 특징. 함께 나온 들기름 사과국수 위에 얹은 루꼴라가 막걸리의 방풍나물 향과 잘 어우러졌다.
메인 디시인 마를 감싼 떡갈비에는 옵저버 가즈오 씨의 추천으로 사케 중 우리나라 막걸리와 비슷한 우스니고리(薄濁り) 종류의 치에비진(ちえびじん)을 곁들였다. 오이타현의 나카나 주조(中野酒造)에서 양조하고 있는 치에비진은 감칠맛이 느껴지는 단맛으로 시작해 쌉쌀하고 드라이한 맛으로 마무리된다. 막걸리는 다양한 곡물을 쪄서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술이고, 사케는 쌀과 누룩, 물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다. 막걸리는 맑은 술과 앙금을 같이 섞어 마시지만, 사케는 맑은 것만 걸러 마신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 과정이 많이 다르다.
마지막으로 디저트처럼 먹을 수 있는 떠먹는 막걸리 이화주 참이 나왔다. 이화주는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고급 술로, 배 꽃 필 무렵 빚어 떠먹거나 찬 물에 타먹는다. 예천양조에서 만든 도수 9도 이화주 참은 식사를 마무리하며 입가심하기에 적당히 달고 깔끔한 맛을 지녔다.

한강주조는 요즘 약주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전통주 시장에서도 약주 시장의 규모가 가장 작아요. 그럼에도 저희가 시도하는 이유는 화이트 와인과 견줄 있는 술이 약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옵저버로 참여한 라이언이 한 마디 거들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막걸리 문화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등산할 때 정상에서 아저씨들이 모여 앉아 뭘 먹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막걸리였죠. 충격적이고도 재미있었어요.” 이어 전통주가 어떻게 확장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예로부터 전통주는 노동 뒤에 맛보는 달콤한 음료였으며 에너지였다. 이상욱 대표이사는 전통주가 우리나라의 정서와 가장 맞닿아 있는 술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보았고, 머지않아 사케나 와인에 견줄 수 있을 만큼 고급화되어 양조 시장이 성장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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