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앙디트의 라 빌라 포트 당티브 앤드 스파

Escape to Conscious Luxury in Southern France
남프랑스의 지속 가능한 호텔

코트다쥐르부터 보르도까지, 남프랑스의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스테이.

  • 표영소

라 빌라 포트 당티브 앤드 스파, 앙티브
La Villa Port d’Antibes & Spa, Antibes

코트다쥐르(Côte d’Azur)의 숨은 보석 앙티브.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사실이다. 칸이나 니스처럼 길게 뻗은 모래 해변은 없지만, 대신 찬란하게 푸른 지중해의 수평선이 내다보이는 옛 성벽과 알음알음 찾아드는 아담한 해변이 있고, 유럽 최대의 슈퍼 요트 전용 항구 포트 보방(Port Vauban)에는 세계 각지의 초호화 보트가 즐비하다. 항구에서 한 발짝 물러난 조용한 골목, 5층짜리 건물을 차지한 라 빌라 포트 당티브 앤드 스파는 앙티브의 매력을 탐험하기에 가장 적합한 출발점이다. 칸에서 니스까지, 프랑스 리비에라를 따라 자리한 라 빌라 오텔(La Villa Hôtel) 그룹의 7개 호텔 중 하나로, 지중해식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둔 곳. 외관은 평범해 보이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서면 구석구석 전문가다운 솜씨가 느껴진다. 대저택의 화려한 응접실을 연상시키는 로비 라운지부터 각기 다른 스타일로 꾸민 객실, 하맘과 야외 수영장이 딸린 스파 시설까지 과하거나 전형적인 것 없이 하나하나 사랑스럽다. 라 빌라 포트 당티브 앤드 스파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은 조식 뷔페에서 단박에 확인할 수 있다. 현지에서 생산한 과일과 채소, 유제품을 메인으로, 신선하고 풍부한 로컬의 맛을 선보이는 것. 이와 함께 메르테르(Merterre, .해변 정화와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을 하는 단체)나 유니솝(Unisoap, 호텔에서 버려지는 비누를 재활용해 지역 사회 취약 계층에 전달하는 단체) 등 프랑스의 비영리 단체와 협력하며 환경 보호와 지역 사회 기여에도 동참하고 있다. 
[앙티브 추천 여행법]
올드 타운은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오르는 앙티브의 오랜 역사가 깃든 장소다. 자갈 깔린 좁은 길을 따라 거닐며 성벽과 로마 시대의 유적, 중세 건축물을 둘러보고 매일 아침 열리는 전통 시장 마르셰 프로방샬(Marché Provençal)에서 프로방스의 온갖 먹거리를 구경해보자. 피카소 생전에 그의 이름으로 개관한 최초의 미술관도 이곳에 있다. 피카소가 앙티브에서 작업한 회화와 세라믹을 포함해 드로잉, 판화 등이 멋진 해안 전망을 자랑하는 12세기 요새 건물과 어우러져 특별한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올드 타운 인근 요트항을 감싼 성벽에 오르면 탁 트인 지중해를 마주한 조각상 노마드(Le Nomade)를 볼 수 있다.

르 갈리니에르, 루르마랭
Le Galinier, Lourmarin

프로방스에 전원 별장을 두고 휴가를 즐기는 삶은 어떤 걸까? 뤼베롱 지역의 작은 마을 루르마랭에선 그 답을 살짝 맛볼 수 있을지 모른다. 르 갈리니에르를 찾은 이들은 18세기 대저택에 머무는 동안 집은 물론, 약 3헥타르 면적의 부지를 오롯이 소유하게 된다. 이용 방식도 여느 숙소와 같지 않다. 체크인을 하려면 투숙객에게만 공유하는 비밀번호를 직접 누르고 거대한 철문을 여는 것이 순서. 정원을 가로질러 안쪽 깊숙이 들어가면 갈색 테라코타 지붕을 얹은 따뜻한 색감의 건물이 서너 채 들어서 있고, 주변으로 키 큰 수목과 너른 풀밭, 화단 그리고 야외 수영장이 어우러진다. 본채 1층에 리셉션과 라운지, 조식당을 겸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객실은 2인실과 4인실 객실, 최대 6인까지 수용 가능한 독채로 나뉘는데, 목재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된 천장과 정원이 내다보이는 커다란 창,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가구, 사랑스러운 패브릭과 소품 등 모든 것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디자인과 색감으로 프로방스 라이프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준다. 부지가 워낙 넓다 보니 바깥 세상과는 완벽하게 단절된 채 프라이빗한 휴가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장점. 앙증맞은 새소리로 잠에서 깨고, 촉촉하게 이슬을 머금은 정원에서 산책을 즐기며, 야외 수영장 선베드에 누워 무료하게 보내는 오후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루르마랭 추천 여행법]
뤼베롱(Luberon) 산자락 아래에 자리한 루르마랭은 올리브나무와 아몬드나무, 라벤더와 포도밭에 둘러싸인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엑상프로방스에서 차로 40분, 아비뇽에서 50분 거리로, 프로방스 전원 풍경을 감상하며 하이킹이나 자전거 여행을 하려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아담한 마을 중심부에 작은 광장과 카페, 레스토랑이 모여 있고, 좁은 골목 양옆으로는 옛 건물이 늘어서 있다. 대표 명소는 마을 서쪽을 지키고 있는 루르마랭 성(Château de Lourmarin). 15~16세기에 지은 프로방스 최초의 르네상스 양식 건축물로, 당시의 가구와 악기, 서적 등이 남아 있으며 마을과 주변 풍광을 감상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루르마랭은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가 말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카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무덤을 찾아가보자.

 

카펠롱그, 보니외
Capelongue, Bonnieux

지속 가능한 럭셔리를 추구하는 유럽 부티크 호텔 브랜드 보미에르(Beaumier)가 루르마랭과 함께 선택한 또 하나의 프로방스 마을은 보니외다. 루르마랭에서 구비구비 산길을 따라 20여 분을 달리면, 해발고도 420미터의 뤼베롱 산비탈에 들어앉은 보니외에 이른다. 마을 인근의 양지 바른 언덕을 차지한 카펠롱그는 산과 계곡을 아우르는 뤼베롱의 자연과 프로방스식 환대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곳이다. 하늘과 맞닿은 약 2만 제곱미터의 탁 트인 대지에 프로방스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리셉션, 57개의 객실과 스위트 룸, 카페, 레스토랑 등이 현지 돌과 나무를 사용한 프로방스 전통 양식의 건물 여러 채에 나뉘어 있고, 그 주위로 야외 수영장과 스파 시설, 정원과 텃밭이 자리한다. 목재 가구와 뉴트럴 톤의 패브릭, 갈색 테라코타 타일 등으로 꾸민 객실은 프로방스의 미감을 살리는 한편, 모던함과 편리성을 더했다. 호텔 내 2개의 레스토랑도 카펠롱그를 방문해야 할 이유 중 하나다. 미쉐린 원스타에 빛나는 라 바스티드(La Bastide)와 장작 오븐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라 베르제리(La Bergerie) 모두 육류부터 해산물, 채소, 유제품까지 남프랑스에서 생산된 식자재로 지중해 미식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세면용품은 물론, 와인과 맥주 등 호텔에서 제공하는 음료 역시 현지에서 공수한 제품을 사용하며 지역 문화와 자연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보니외 추천 여행법]
경사지를 따라 오르락내리락 이어지는 골목길을 거닐며 유서 깊은 뤼베롱 산골 마을의 지난 세월을 헤아려보자. 마을 구석구석을 파고 드는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는 동안 고풍스러운 중세 건축물과 칼라봉(Calavon) 계곡, 방투산 (Mont Ventoux) 등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 360도 파노라마 뷰를 감상하고 싶다면 마을 꼭대기에 우뚝 서 있는 보니외 오트 성당(Église Haute de Bonnieux)을 추천한다. 라코스트 (Lacoste), 압트(Apt) 등 뤼베롱 지역의 주변 마을을 포함해 루르마랭 협곡(Combe de Lourmarin)과 그랑 뤼베롱(Grand Luberon)까지 시야에 담긴다. 하이킹과 자전거 투어 외에 승마, 클라이밍, 골프 등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고, 주변에 포도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어 와인너리 투어를 떠나기에도 좋다.

 

레 수스 드 코달리, 보르도
Les Sources de Caudalie, Bordeaux

보르도 외곽의 그랑 크뤼 와이너리 샤토 스미스 오 라피트(Château Smith Haut Lafitte) 내에 자리한 레 수스 드 코달리는 스파 호텔을 새롭게 정의한다. 포도밭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완벽한 자연 속에 머물며 현지 와인과 미식을 맛보고 이 지역 와인 문화와 결합한 ‘비노 테라피’를 즐기며 와이너리에서의 하룻밤, 그 이상을 경험할 수 있다. 6채의 건물에 자리한 총 62개의 객실은 보르도가 속한 아키텐(Aquitaine) 지역의 전통을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으로 풀어내 시선을 사로잡고,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2개를 획득한 라 그랑 비뉴(La Grand’Vigne)를 포함해 2개의 레스토랑과 와인 바가 이 지역의 풍요로운 테루아를 식탁 위로 고스란히 옮겨 놓는다. 자연 채광을 살린 트리트먼트 룸과 하맘, 천연 온천탕을 갖춘 스파 시설 비노테라피(Vinothérapie®)는 이곳만의 트레이드 마크. 포도나무와 포도에서 추출한 천연 성분과 540미터 지하에서 끌어올린 물을 활용해 독자적 트리트먼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요가와 러닝, 테니스 등 운동 프로그램과 실내외 수영장, 사우나, 온수 욕조 등의 시설도 마련돼 있어 보르도의 매력을 오감으로 즐기는 웰니스 여행지로 손색 없다. 
[보르도 추천 여행법]
프랑스 남서부의 보르도는 와인 산지라는 수식어에 가려진 도시의 진짜 매력을 발견해줄 이들을 기다린다. ‘작은 파리’라는 닉네임에 걸맞은 찬란한 문화 유산을 바탕으로, 현대적이고 세련된 면모까지 갖춘 곳이 바로 보르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역사 지구에선 중세 건축물이 도시의 황금기를 추억하고, 일몰 무렵 ‘물의 거울’에 반사된 부르스 광장(Place de la Bourse)의 화려한 모습은 여행자를 매혹한다. 강변을 따라 형성된 구시가의 고풍스러운 골목을 거닐고, 1790년에 지은 보르도 대극장을 찾아 오페라나 발레 공연을 감상하며 18세기 보르도의 로맨틱한 향취에 흠뻑 빠져보자. 물론, 메독(Médoc)과 생테밀리옹(Saint-Émilion) 등 일대의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와인 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