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곡의 강물을 이용해 전력을 얻으려는 한 세기 전의 시도가 오늘날의 협곡 철도를 만들었다. 1923년부터 단계적으로 개통됐고, 댐 공사가 끝난 후 1970년대부터는 관광열차로 운행되기 시작했다. 우나즈키역(宇奈月駅)을 출발한 앙증맞은 토롯코(トロッコ) 열차는 과거의 정서를 고스란히 재현한다. 댐과 발전소를 짓기 위해 개척한 철로를 따라 토롯코는 슬금슬금 쿠로베 협곡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야마비코(山彦) 다리를 건넌 열차의 우측으로 서서히 보이는 협곡의 숨은 경치는 압권이다. 울긋불긋한 단풍이 짙은 숲을 이뤄 층층이 겹쳐지고, 그 아래를 드세게 흐르는 쿠로베강 옥색으로 반짝인다. 이른 시간부터 그림자가 드리운 깊은 협곡 속에는 살짝 산짐승의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터널을 반복하며 나올 때마다, 탑승객들은 쿠로베 협곡을 향해 감탄을 내뱉는다.
출발한지 약 30분 후, 협곡 열차의 중간 지점인 쿠로나기역(黒薙駅)에 다다른다. 이곳부터 쿠로나기 온천까지는 산길을 약 30분 걸어가야 한다. 사람 두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소로를 따라 이리저리 나아가다 보면, 드디어 쿠로나기 온천 료칸이 나타난다. 오직 협곡 열차와 도보로만 접근할 수 있는 은둔의 온천, 비탕(秘湯)이다.
에도 시대 초기 1640년경에 처음 발견됐다는 이 온천은 1868년부터 일반인의 접근을 허용했다고 한다. 지금의 료칸 건물도 120년 정도 된 것이다. 100년 역사가 넘은 우나즈키 온천의 온천수도 이곳에서 공급되고 있다. 료칸과 온천은 협곡 열차 운영 시기에 맞춰 5월부터 11월까지만 손님을 받는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열차 개통 전에는 워낙 외진 곳이라 사람들이 한두 달씩은 머물다 갔다고. 요즘에는 당일로 와서 온천만 하고 돌아가는 사람도 많고, 유럽에서 찾아온 단기 투숙객도 제법 되는 편이다. 쿠로나기의 온천수는 약알칼리성 부드러운 촉감이 특징이다. 온천의 원탕은 료칸에서 약 50미터 떨어져 있는데, 계곡 깊숙이 주변의 환경과 한 몸이 된 듯 숨어 있다. 노천에 피어오르는 수증기가 없었다면, 알아채지 못했을 듯하다. 협곡의 급류 소리와 바람 소리 아래 자연과 하나 된 온천을 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살짝 치유되려 한다.
+쿠로베 협곡 열차 쿠로나기역까지 1,520엔, 시기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 www.kurotetu.co.jp
+쿠로나기 온천 당일 입욕료 1,000엔 : www.kuronagi.jp
17:00 후간운하 칸스이 공원(富岩運河環水公園)
+전망탑 개방 시간 : 9am~9:30pm
19:00 다이슈 갓포 아라카와(大衆割烹 あらかわ)
+에추 플레이트 3,800엔 : www.wildriver.jp
8:00 히미 어시장 식당(氷見魚市場食堂)과 아마하라시 해안(雨晴海岸)
항구와 멀지 않은 아마하라시 해안은 도야만의 대표 경관 포인트다. 짙푸른 바다와 다테야마 연봉이 한 번에 담기는 경관으로, 도야마를 홍보하는 사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 JR히미선의 단선 열차가 그 앞을 지나가는 장면도 유명한지라, 때를 맞춰서 으레 수십 명의 관광객이 카메라를 들고 기다리고는 한다. 순간 포착을 위해서는 해변 앞 미치노에키(휴게소) 아마하라시 안의 카페인 이소미 테라스(Cafe Isomi Terrace)가 명당이다. 테라스에서 앉으면 바다와 다테야마 연봉 그리고 열차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미치노에키는 카페, 기념품점, 조망 테라스, 관광 안내소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자에게 꽤 유용하다.
+ 당일 잡은 6가지 해산물을 올린 밥 위에 올린 히미 하마동(氷見 浜丼) 보통 사이즈 2,080엔 : himi_uoichiba
+ 미치노에키 아마하라시 : michinoeki-amaharashi.jp
13:00 카이텐 도야마 스시(廻転とやま鮨)
+런치 세트 1,500엔 부터 : r720200.gorp.jp
15:00 요시노토모 주조(吉乃友酒造)
요시노토모 주조는 양조장 내 정미 시설에서 직접 쌀을 도정하는 것부터 직접 진행한다. 일본에서도 드문 케이스다. 좋은 물에 어울리게 최고의 사케 쌀 품종이라 일컬어지는 야마다니시키(山田錦),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 그리고 도야마의 개량 품종 토미노카오리(富の香)만 사용한다. 이 또한 전부 도야마에서 기른 것으로, 술 맛이 좋지 않을 수 없다. 준마이 중에서도 최고 수준인 정미율 18퍼센트 사케까지 양조하는데, 쌀알의 82퍼센트를 깎아내고 남은 중심 전분질로만 술을 빚었다는 의미다. 이렇게 탄생한 사케는 쌀 본연의 감칠맛이 확연히 드러나고 향부터 목 넘김이 매우 깔끔하고 부드럽다. 몇 년 전부터 요시노토모는 현대적 감각을 부여한 키사키(Kisaki, 后) 레이블의 사케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여성 고객층까지 고려한 브랜딩이며, 제품 자체도 화이트나 스파클링 와인의 풍미를 구현했다. 와인 잔에 따라 마셔도 어울리는 키사키는 이미 국제 품평회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정미율 28퍼센트의 준마이 ‘키사키 28’ 한 잔을 살짝 맛보면 그 위력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코와 입에 차분히 감겨오는 향이 너그러운 도야마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키사키 28 블랙 1만 1,000엔 : yoshinotomo.com
18:00 스시도코로 사사키(寿し処 佐々木)
도야마 시내 번화가의 작은 건물 1층, 사사키(佐々木) 셰프가 운영하는 스시도코로 사사키에서는 장인의 손길로 재탄생한 도야마 스시의 정수를 음미할 수 있다. 가게는 전체 15석 내외의 단출한 규모이나, 흠 없이 정돈된 실내 분위기부터 깊은 내공을 풍긴다. 도야마 출신의 NBA 선수 하치무라 루이(Hachimura Rui)의 사인 유니폼, 야구 선수 스즈키 이치로(鈴木一朗)의 야구 배트 장식품은 이 스시 전문점의 유명세를 추측할 수 있게 한다. 오너 셰프 사사키는 도야마현 스시 협회장으로 활동하고, 36년째 스시에 전념하고 있다. 생선을 다루는 칼 솜씨와 회를 쥐는 니기리(握り)에 탁월하고 능숙할 텐데, 스시를 향한 그의 정성은 하루도 허투루 버리지 않는다. 여전히 매일 아침 도야마 각 지역의 생선가게에 직접 가서 최고의 식자재를 구매해오고 있다. 시로에비(흰새우)는 이와세(岩瀬), 아지(전갱이)는 신미나토(新湊), 키지에비(닭새우)는 나메리카와(滑川), 아라(능성어)는 이와세(岩瀬)… 마치 수십 년의 일상이라는 듯이 술술 읊는다. 항구에서 바로 오니 선도가 좋을 수밖에 없고, 맛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정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사키 셰프는 시로에비 껍질을 직접 가고, 생강 절임도 직접 만든다.
장인의 군더더기 없는 동작을 거쳐 정갈한 담음새로 올려진 오마카세 차림상은 작은 작품 같다. 한 점의 초밥이 입에 들어갈 때마다 그 맛이 사라질까 아쉽다. 고소한 맛, 단맛, 감칠맛, 기름진 맛, 담백한 맛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신선한 해산물은 자연이 주지만, 그것을 완벽한 맛으로 이끌어내는 건 사람의 손끝 아닐까.
+오마카세 코스 1만5,000엔부터, 전화 예약 필수 : 076-431-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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