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ei’s Historical Restaurants
하루를 채워주는 식사, 브루나이의 노포 3곳

브루나이의 식탁은 화려함 대신 적절한 조화를 추구한다. 강렬한 향신료나 장식으로 눈과 입을 사로잡기보다 과하지 않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가까운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큰 의미를 두는 것. 부드러운 빵 한 조각을 곁들인 진한 커피 한 잔부터 가족들과 둘러 앉아 나누는 소박한 밥상, 언제 어디서든 허기를 달래주는 간편식까지, 브루나이 사람들의 하루를 책임져온 음식들을 통해 그들의 일상을 경험하고 다채로운 식문화를 엿보자. 

브루나이식 ‘집밥’이 궁금할 땐, 레스토랑 아미나 아리프

쌀농사가 어려운 브루나이에선 밥 대신 암부야트(Ambuyat)를 주식으로 먹는다. 사고야자(sago palm) 전분을 뜨거운 물에 섞어 만든 음식이다. 식감은 끈적하고 투명한 젤리 같고 맛도 거의 없지만, 여러 반찬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브루나이 식문화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다. 한마디로 가장 일상적인 로컬의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인 셈. 
레스토랑 아미나 아리프(Restoran Aminah Arif)는 30년 넘게 다양한 브루나이 전통 음식을 선보여온 곳이다. 반다르스리브가완에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인은 물론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브루나이의 미식 명소로 손꼽힌다. 내부 인테리어는 수수하고 실용적인 전통 로컬 식당 스타일. 가족이나 친구들과 모여 식사를 즐기는 현지인의 미식 문화를 경험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대표 메뉴는 단연 암부야트다. 강렬한 감칠맛과 매운맛이 특징인 삼발 벨라찬(Sambal Belacan)이나 템포약(Tempoyak) 같은 전통 소스, 바삭한 생선 튀김 이칸 고렝(Ikan Goreng), 생채소 모둠 라랍(Lalap) 등을 곁들여 푸짐한 상차림을 즐길 수 있다. 암부야트와 4~5가지 요리로 구성된 세트 메뉴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 식사 후엔 디저트로 브루나이 전통 쿠에(Kueh)도 잊지 말자. 

창업연도 : 1990년대 중반

주소 : Block B, B Simpang 68, Bandar Seri Begawan

아침을 여는 노란 빵과 커피 한 잔, 찹 징 츄

20세기 초 중국 남부 출신의 화교들이 정착하면서 브루나이에서도 코피티암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했다. 말레이어로 커피를 뜻하는 ‘코피’와 가게를 의미하는 중국 방언 ‘티암’이 합쳐진 이 전통 커피숍은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식사 장소로 도시의 일상에 빠르게 스며들었다. 반다르스리브가완의 구도심에 자리한 찹 징 츄(Chop Jing Chew)는 이러한 지역의 역사와 함께해온 유서 깊은 노포다. 중국 하이난 출신의 이민자 한 킹 주안(Han King Juan)이 1964년 처음 문을 연 이래 가족이 운영하는 전통적 코피티암의 형태를 유지해오고 있다.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 예스러운 인테리어를 그대로 간직한 내부로 들어서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오른 듯한 느낌이다.
찹 징 츄가 유명한 이유는 오랜 전통 때문만이 아니다. 달걀과 버터로 만든 빵, 로티 쿠닝(Roti Kuning)이 탄생한 곳이 바로 찹 징 츄이다. 특유의 색깔 때문에 ‘노란 빵’이라 불리는 이 음식은 오늘날 브루나이식 코피티암의 상징적 존재다. 카야잼과 버터를 넣어 부드럽고 촉촉한 로티 쿠닝과 연유 또는 설탕을 넣은 진한 커피 한 잔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조합. 여기에 반숙 달걀까지 곁들이면 영양까지 챙길 수 있다. 80년 넘게 유지해온 맛과 저렴한 가격은 찹 징 츄의 인기 비결. 식사 시간이면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매장이 북적이고, 매일 수 천개의 로티 쿠닝이 팔려 나가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창업연도 : 1946년

주소 : Simpang 5, No.10, Jalan Gadong, 1, Bandar Seri Begawan

나시 카톡의 원조, 나시 카톡 마보하이

나시 카톡(Nasi Katok)을 맛보지 않고 브루나이를 제대로 경험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흰 쌀밥과 닭튀김 한 조각, 삼발 소스로 이루어진 나시 카톡은 우리나라의 김밥처럼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국민 음식이다. 말레이어로 나시는 ‘쌀밥’을, 카톡은 ‘두드리다’를 뜻하는데, 대부분의 식당이 영업을 끝낸 야간에 문을 두드려 사 먹던 음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시 카톡 마보하이(Nasi Katok Mabohai)는 이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식당이다. 반다르스리브가완의 주거 지역 중 하나인 마보하이에서 실제로 늦은 밤 노점의 창문을 두드려 밥을 사먹던 방식이 지금과 같은 나시 카톡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재료와 조리법이 간단한 만큼 수많은 버전이 존재하는데, ‘마보하이 스타일’은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운영되는데, 밥과 매콤한 삼발 소스에 닭튀김 대신 바삭한 멸치 튀김, 삶은 달걀, 오이 한 조각을 더한 것이 이 집만의 조합이다. 1달러 내외의 저렴한 가격에 한 끼를 해결하기에 부족함 없는 맛과 양을 자랑하며, 2020년 브루나이 푸드 어워드에서 ‘최고의 음식상’과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창업연도 : 1980년대

주소 : Low San Flat, 10 Jalan Mabohai, Bandar Seri Bega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