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은 코로나 팬더믹이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항공주를 모두 손절했다. 그는 “항공산업 미래가 매우 불확실하다. 3~4년 이후에도 사람들이 예전처럼 비행기를 많이 탈지 모르겠다”면서 약 60억 달러 규모의 항공주를 모두 팔았다. 이후 되려 항공주는 상승했는데, 코로나가 끝나면 가장 빨리 회복할 산업 중 하나가 항공업이라는 기대감에 개인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를 시작한 것.

델타항공의 경우 1월 2일 기준 주가가 60달러였지만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저점 매수를 시작한 개인들의 힘으로 3월 23일 주당 22.22 달러에서 3일만에 주당 35달러까지 반등했다.

미국에서는 락다운 기간 동안 아예 사람들이 집을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모든 항공사 운행도 거의 중지됐다. 이 영향으로 델타항공은 1분기 5억3,4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7억3,000만 달러 순이익을 기록했으니 코로나 타격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결국 델타항공은 조종사 약 2,600명을 임시 해고하는 등 인건비를 줄이며 손실을 버텼고,이 소식에 주가는 다시 20달러 초반으로 떨어졌다.

5월부터 상황은 조금씩 나아졌다. 락다운이 해지된 후 정말 필요한 여행이나 출장은 가능하도록 정부가 제재를 완화한 덕분. 델타항공은 미국 항공사 중 처음으로 중국 노선을 재개했고, 7월부터 시애틀-상하이 노선을 다시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여름 휴가에 맞춰 국내선을 늘리고 중국 외 국제선도 점차 늘릴 예정이라고. 이 소식에 주가는 5월 말 대비 70% 상승해 6월 9일 기준 주당 37달러까지 올랐다. 그렇지만 국제여행 수요는 코로나 이전까지 회복되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호텔 산업 역시 항공업과 마찬가지로 팬데믹 타격을 많이 받은 업종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올해 들어 주가가 40%나 빠졌는데, 3월 저점 이후로는 94% 올랐다. 이 역시 저점 매수에 대한 수요 때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올해 1분기 순수익은 3,1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3억7,500만 달러의 10%도 미치지 못했다. 순수익이 90% 이상 급감한 것. 이 소식에 주가는 95달러에서 63달러까지 약 30% 이상 하락했다. 이후 메리어트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다 6월 들어 항공사가 재개한다는 소식과 더불어 상승세를 보였다. 6월 8일 메리어트 주가는 주당 113달러. 3월 저점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락다운이 해지된 이후 호텔 객실점유율이 조금씩 높아진다는 소식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중국 내 350개의 메리어트 호텔부터 재개장을 했고, 2월엔 객실점유율이 7~8% 수준이었지만 6월엔 40%까지 올라갔다.

미국에서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객실점유율이 4월 대비 12%에서 20% 이상으로 올랐다. 코로나 이전 시기의 평균 점유율 71%까지 회복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아르네 소렌슨 메리어트 CEO는 전망했다.

미국인에게 은퇴 후에 제일 무엇을 하고 싶냐고 질문하면 “크루즈 여행”이라고 대답한다. 크루즈를 타고 전 세계 여행을 다니는 것이 미국인에겐 하나의 로망이기도 하다. 올해 2월 일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승객과 승무원 700명이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전 세계 크루즈는 모두 멈췄고, 크루즈 회사들의 주가도 폭락했다.

미국의 대표 크루즈 기업인 카니발은 올초 주가가 51달러였지만 코로나가 확산하기 시작한 3월 18일 기준 9.50달러까지 80% 폭락했다. 이후 주가는 7~16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6월 초 항공기 운항 재개 발표에 주당 25달러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 확산 이전 주가의 절반에 불과하다.

카니발은 당초 8월부터 노선을 다시 운행할 예정이었지만 미국에서 2차 감염이 확산되면서 이를 9월로 연기했다. 코로나 여파로 카니발은 3~5월 석 달 동안 5조 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고 상황이 어려워지자 결국 크루즈 6척을 팔았다.

우버 주가는 코로나 직전까지 회복된 상황이다. 올초 주당 30달러에서 3월 18일 기준 15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이후 우버는 포스트 코로나 생존전략을 펼치며 위기를 헤쳐나갔다. 코로나19로 차량 호출 서비스가 80% 이상 급감하자 기존 우버 운전자를 활용해 물건 배송 서비스 ‘우버 다이렉트’를 개시했다. 또한 대중교통 업계와 협력해 우버앱을 통해 공공 승합차 예약을 시작했다. 승차 공유에서 대중교통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우버는 음식배달 플랫폼 ‘우버이츠’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 이후 집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미국인이 대폭 늘었기 때문. 우버는 그럽허브라는 업체를 인수하려 했지만 가격 차이로 불발된 후, 업계 4위 점유율의 포스트메이츠(Postmates)를 인수하면서 도어대시(DoorDash)와 1위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

여행 관련 예약 플랫폼인 부킹 홀딩스의 주가도 올해 초 2,065달러에서 3월 23일 1,152달러로 56% 떨어졌다. 여행 수요가 급감한 이유로 여행 예약 사이트 이용도 줄어든 탓이다. 올 1분기 부킹닷컴을 통해 결제된 예약 금액은 124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작년 1분기 254달러의 절반 정도다. 매출은 작년 1분기에 비해 19%, 순이익은 69%나 줄었다.

미국판 동학 개미 운동인 로빈후드의 매수로 주가는 서서히 회복세를 이어가다가 6월 8일 기준 1,733달러까지 상승했다. 항공사들이 운항을 본격 재개한다는 소식에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세를 늘렸다. 실제로 1분기 미국의 큰손 헤지펀드 업체들은 부킹 홀딩스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현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