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에서는 오랜 시간 동네를 지키고 있는 상인, 주민들과의 상생도 중요할 것 같아요. 어디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요.
처음 창업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해서 먼저 다가가려고 많이 노력을 했어요. 옆 건물에 있는 세탁소나 금속 사장님에게 일부러 공구를 빌리거나 반갑게 인사한다거나… 많이 노력했죠. 지금은 나름 친해져서 지나가면 아이스크림을 나눠주시기도 해요. 이 자리가 원래 오래된 냉면 가게였거든요. 처음엔 중앙시장에 나가서도 ‘냉면집 자리에서 카페하려고 한다'고 운을 떼면, 따뜻하게 맞아주곤 했어요. 현지 주민과의 상생은 지속 가능한 요소 중 하나이니 그만큼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명함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고 적혀 있어요. 원써드라는 브랜드에 대한 확장성을 담고 있는 것 같은데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엄청 많아요.(웃음) 청년 아티스트, 브랜드와 협업도 계속해서 해내고 싶고요. 얼마 전, 다른 디자인 스튜디오와 협업해서 DDP 디자인 페어에 출품을 했어요. 황학동의 그릇으로 만든 램프인데요. 주최 측이 새로운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이번 계기로 저 혼자 해오던 작업에 다양한 아티스트의 생각과 감각이 더해져서 많이 배우는 중이죠. 또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다양한 환경 이야기도 전하고 싶어요.
지속 가능한 환경과 삶을 꾸려나기 위해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디자이너는 미적인 감각이나 센스가 뛰어난 직업군이잖아요. 그 재능을 다같이 더불어 잘 살게끔 사용하는 데 디자이너의 역할이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공부할 때 ‘디자인이 세상을 바꾼다'는 문장을 본 적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건 아닌 것 같고요(웃음). 디자인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칫 지루하고 진지해질 수 있는 환경이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재미있고 편안하게 보여주고, 사람들의 생각을 전환하는 것에 제 역할을 다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