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접경을 차지한 이과수 폭포는 자연의 경이 로움을 한껏 드러낸다. 무려 2.7킬로미터에 달하는 넓이에 걸쳐 굉음을 내뿜는 270여 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지구 상의 모든 물줄기를 쏟아낼 것만 같다. 이과수 폭포를 둘러싼 아열대우림은 풍부한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기도 하다. 2,000여 종의 식물과 개미핥기, 재규어 등의 희귀 야생동물이 서식한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각각 이과수 폭포를 국립공원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보호하는데, 전체를 조망하려면 브라질 쪽이 더 유리하다. 폭포의 약 3분의 2는 아르헨티나에 속하지만 말이다.

Belmond Hotel das Cataratas
벨몬드 호텔 다스 카타라타스에 머물면서 폭포를 독차지해보자. 이과수 국립공원 안의 유일한 럭셔리 호텔로, 우아한 콜로니얼 양식의 핑크빛 건물이 도드라지는 곳이다. 호텔은 이과수 폭포를 마치 거대한 장식품처럼 활용한다. 정원 너머로 이과수의 물보라가 흩어지고 열대 새와 폭포의 화음이 수영장과 발코니에서 배경음악처럼 흐른다. 객실과 스위트는 앤티크 가구와 대리석 욕실을 갖췄고, 섬세한 수공예 패브릭을 포인트로 더했다. 이과수 폭포의 개장 시간 전에 프라이빗하게 진행되는 워킹 투어를 운영한다. 4,400헤알부터, www.belmond.com

 

남미 에콰도르에서 약 960킬로미터 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 1835년, 찰스 다윈은 이곳에서 동식물을 관찰한 후 〈종의 기원〉을 집필했다. 오늘날에도 갈라파고스는 진화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무대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생명체들이 방문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 산타크루즈섬(Santa Cruz Island)의 거북이 보호구역에는 사람 크기만 한 갈라파고스 땅거북이 서식하고, 해변 도처에서는 이과수가 기어 다닌다. 이사벨라섬(Isabela Island)에서는 2018년에 폭발한 네그라 화산이 만들어낸 잿빛의 기이한 풍경도 찾아볼 수 있다.

Pikaia Lodge
산타크루즈섬의 피카이아 로지는 갈라파고스의 외딴 환경 속에서 사려 깊게 휴식할 수 있는 곳이다. 로지는 자연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모든 객실에서 섬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야외 인피니티 풀과 스파 등의 웰니스 시설도 갖췄고, 로지 내 에볼루션 레스토랑은 갈라파고스의 식자재를 활용한 다이닝을 낸다. 3박 이상의 올 인클루시브 패키지에는 프라이빗 요트 세일링과 전문 가이드를 동반한 갈라파고스 탐험 투어가 포함된다. 3박 패키지 1인 4,650달러부터, www.pikaialodge.com

 

자바섬 중부의 불교 사원 보로부두르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비견되는 문화유산이다. 9세기 사이렌드라 왕조의 통치 기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왕조의 몰락 후 오랜 세월 잊혔다가 19세기가 되어서야 영국인 조사대에 의해 발굴됐다. 세상에 다시 알려지기까지 무려 1,000년의 시간이 걸린 것. 사원 자체는 대승불교와 힌두교 사상을 표현한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여겨진다. 한 변의 길이 약 112미터이고 높이 31.5미터인 3층 정사각형 피라미드 구조로, 504개의 불상을 그 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각 층의 기단과 난간에는 자바인의 일상과 석가모니의 삶을 섬세하게 새겨 놓았다.

Amanjiwo
보로부두르와 짙은 녹음을 내려다보는 리조트 아만지우. 사원의 투파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원형 홀의 메인 건물부터 36개의 스위트를 지나 수영장까지 계단식으로 이어지며 사원을 거니는 듯한 경험을 재현하는 것. 아만의 명성에 맞게 현지 문화와 어우러진 웰니스 프로그램을 잘 갖추었고, 보로부두르로 향하는 프라이빗 투어와 유기농 커피 농장 방문 등의 액티비티도 제공한다. 자카르타역부터 욕야카르타역까지 7시간의 기차 여행이 포함된 패키지는 기차에서의 식사와 음료, 자바섬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는 인류학자의 강의까지 포함되어 있다. 1박 900달러부터, www.aman.com

 

마라케시의 구도심 메디나 (Medina)는 베르베르족의 역사와 문화의 심장부다. 11세기 알모라비데(Almoravide) 왕조가 메디나를 건설했으며, 19킬로미터의 황토색 성벽이 아직도 굳건히 서 있다. 메디나의 미로처럼 얽힌 좁은 골목과 시끌벅적한 전통 시장 수크(souk), 독특한 건축물 등은 수백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다양한 거리 공연이 열리는 제마 엘프나(Djemaa el-Fna) 광장을 중심으로, 12세기 스페인 사람들이 지은 사원, 16세기 왕조의 무덤, 18세기와 19세기의 왕궁과 오늘날의 사람들까지. 메디나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차곡차곡 펼쳐진다.

La Mamounia
라 마무니아는 1923년에 지은 이국적인 전통 모로칸 저택을 디자이너 자크 가르시아(Jacques Garcia)의 도움을 받아 2020년 새롭게 재단장해 오픈한 곳이다. 오렌지 나무와 장미가 무성한 정원과 4개의 레스토랑, 야자수에 둘러싸인 야외 수영장, 피에르 에르메 티룸과 프라이빗 영화관까지 들어서 있다. 이외에도 제마 엘프나부터 메디나의 골목, 마조렐 가든(Majorelle Garden), 이브생로랑 박물관을 둘러보는 가이드 투어를 제공한다. 2만 모로코다르함부터, mamounia.com

 

포르투(Porto) 동쪽으로 도루강(Douro River)의 물줄기를 따라 마랑(Marão)과 몽테무루(Montemuro) 산맥의 골짜기를 파고들면 도루 계곡(Douro Valley)에 이른다. 멋진 자연 풍광과 마을 그리고 무엇보다 포트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다. 계곡 일대의 구릉과 비탈에 형성된 4,600헥타르 면적의 계단식 포도밭은 여행자가 여기까지 찾아오는 가장 큰 이유. 거친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위치와 온화한 기후, 비옥한 토양 덕분에 최고의 포트 와인 산지로 꼽힌다. 2,000여 년을 이어온 와인 생산의 역사와 고유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Six Senses Douro Valley
아름답게 복원한 19세기 저택을 차지한 식스 센스 도루 밸리에선 일대의 포도밭과 도루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평화로운 전망을 품은 71개의 객실을 보유했고, 현지의 미식과 와인을 경험할 수 있는 다이닝 공간과 와인 라이브러리도 훌륭하다. 싱그러운 정원과 야외 수영장, 식스 센스의 자랑인 스파 시설까지 갖췄다. 포르투 와인 테이스팅과 팜투테이블 쿠킹 클래스에 참여해 도루의 자연에서 피어난 미식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다. 2박 3,600유로부터, www.sixsenses.com

 

카르타헤나는 콜롬비아 북부, 카리브해를 마주한 해안 도시다. 식민지 시대에 남아메리카와 유럽을 연결하는 무역항이자 관문 도시로, 일찍이 유럽 문물을 받아들이며 번성했다. 당시 항구를 지키기 위해 세운 거대한 요새가 여전히 도시를 내려다보며 과거를 추억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올드 타운은 카르타헤나 여행의 하이라이트. 13킬로미터 길이의 성벽 안쪽으로 미로처럼 얽힌 자갈 깔린 길을 따라 스페인 양식으로 지은 색색의 건물이 이어지고, 발코니마다 아름답게 장식된 꽃들이 시선을 붙든다.

Sofitel Legend Santa Clara Cartagena
소피텔 레전드 산타 클라라 카르타헤나는 400년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다. 17세기 수녀원에서 시작해 병원과 의과 대학 으로 사용했고, 식민 시대의 다양한 건축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은 도시의 역사 그 자체. 이후 호텔로 탈바꿈하며 이국적인 휴식처로 재창조됐다. 수녀들의 과수원이 있던 자리에는 야외 수영장이 들어섰고, 옛 수도원 안뜰은 야자수와 난초가 우거진 정원이 되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사랑과 다른 악마들〉이 이곳 수녀원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고. 1박 360달러부터, sofitellegendsantaclar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