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유튜버이자 에세이 저자 신아로미가 요가를 하고 있다.

 

© 홍두리

Stand Alone and Be Bold
여행∙일상 유튜버 신아로미의 나 혼자 산다

2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여행 유튜버 신아로미. 신혼 여행지로 잘 알려진 몰디브로 배낭 여행을 떠나고, 시골의 단독주택을 구입해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뭐든 혼자 하는 것이 가장 즐거워 보이는 그녀의 일상은 최근 출간하는 책의 제목과 꼭 닮았다.

인터뷰어 박진명
인터뷰이 *신아로미
사진 홍두리
장소 협조 1유로 프로젝트
* 자신의 이름을 건 유튜브 채널 ‘신아로미’를 운영하는 유튜버. 주로 여행과 일상을 다룬다. 이외에도 경제 성장 유튜브 ‘누워서 돈 벌기’도 관리하고 있어 도합 약 3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첫 에세이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가 세상에 나왔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감동의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대형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제 책이 푸바오를 이기다뇨! 

그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에세이 출간 제안도 많았을 것 같아요. 
제안이 많긴 했죠. 사실 꽤 오래 전, 이번에 함께 작업한 출판사(부크럼)에서 책 출간을 제안했어요. 담당 편집자가 제 구독자이다 보니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어딨겠어요. 그런데 제가 직접 책을 기획해 이곳저곳 제안서를 넣고 반응이 어떤지 직접 경험하고 싶은 거예요. 출판사 측에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하니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하루 만에 기획서를 써서 대형 출판사 5군데에 보냈어요. 결과는 당연히 낙방(웃음). 지금 보면 왜 거절 당했는지 납득이 가는 허술한 기획서였지만 그 또한 좋은 경험이 됐죠. 미련 없이 저에게 먼저 제안해준 부크럼과 계약했어요. 바로 수락했어도 될 일인데, 제 성격이 일을 굳이 어렵게 만들어요(웃음). 

혼자 잘 사는 것을 주제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이번 책은 영상과 어떻게 다른가요? 
여행을 다닌 지 10년이 넘었는데, 결국 사는 것 자체가 여행이더라고요. 어디를 가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그곳에 갔는지, 여행 경험을 통해 무엇을 얻길 바라는지가 더 중요하죠. 제게 여행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이에요. 그래서 제가 만드는 영상은 여행지에서 갖게 된 생각을 나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제 채널은 구독자들과 고민을 나누는 장이라고 생각하고요. 구독자 대부분이 2030 여성이다 보니 주된 고민은 결혼과 커리어, 그 사이의 갈등이거든요. 이번 책은 그동안 그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뾰족하게 정리한 책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특별한 대상이 있나요? 
사실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모든 사람의 궁극적 목표는 잘 사는 거잖아요. 행복해지고 싶고, 더 잘 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요. 

국제 커플 콘텐츠로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혼자 살기가 주 콘텐츠인 채널로 변화한 것도 재미있어요. 
원래 무엇이든 기록하는 걸 좋아해 회사원 시절부터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어요. 앞에 나서서 제 이야기를 하는 건 더 좋아하고요(웃음). 처음엔 친구의 권유로 당시 교제하던 독일인 남자친구와의 연애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다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여행과 관련해 지원 받는 것을 제외하고 영상에 광고가 별로 없는 편인데, 의도한 건가요? 
네, 맞아요. 제 동생이 유튜버나 인플루언서가 광고하는 제품을 자꾸 사는 거예요. 제 영상을 보고 무작정 지갑을 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제품 광고를 지양하게 됐어요. 판매액의 일정 금액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기부하는 제품 광고는 딱 한 번 진행했어요. 

올곧은 소신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사주팔자요. 태어나길 그렇게 태어났대요(웃음). 제가 가진 영향력을 더 나은 방향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최근에 TV를 보는데 3대 인플루언서가 나오는 거예요. 어떤 사람을 꼽았을 것 같나요? 

음, 블랙핑크의 제니? 
저는 카일리 제너를 떠올렸거든요. 그 방송에서는 예수, 간디, 부처를 3대 인플루언서로 꼽더라고요. 그걸 보고 요즘엔 인플루언서라는 말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튜버에게 광고 수익은 직장인의 월급과 같다지만, 수익보다 더 중요한 건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해요.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하면서 머문 호텔 정보를 모아 전자책으로 제작하기도 했어요. 영상 말고 책으로 출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여행을 하다 보면 더 좋은 경험을 하고 싶을 순간이 있잖아요. 제가 70일 동안 태국 치앙마이를 여행하며 얻은 정보를 정말 필요한 이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면 호텔 회원권의 특권이 사라지거나 소규모로 진행하는 PT 수업의 의미가 무색해질 수 있으니까 책으로 제작했죠. 유튜브에도 유료 구독 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영상보다는 텍스트가 더 적합할 것 같았고, 내용 수정과 추가 전달이 실시간으로 가능한 게 점이 마음에 들어서 노션을 이용해 출간했어요. 하루 100만 원이 넘는 럭셔리 호텔을 한 달 동안 18만 원에 이용할 수 있는 팁부터 호텔에서 제공하는 1:1 PT 정보까지 정리하니 78페이지나 되더라고요. 관련 문의가 쏟아져 지금은 판매를 중단한 상태예요.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2년 전 Q&A 영상에서 또 가고 싶은 나라로 몰디브를 꼽았어요. 이유가 있다면요? 
그동안 몰디브를 신혼 여행지로만 생각한 게 한탄스러울 정도로 좋았어요. 물가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럭셔리 리조트가 있는 섬만 그렇지 현지인이 사는 섬은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굳이 호화로운 리조트에 머물지 않아도 바다에 들어가면 어차피 다 같은 몰디브잖아요. 1박에 5만 원짜리 괜찮은 호텔도 많고 외식비는 서울 물가와 비슷해요. 왜 몰디브를 결혼이라는 인생의 큰 이슈가 있어야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는지 후회할 정도로 여행하기 좋은 나라예요. 

이외에도 선입견을 없앤 여행지가 많을 것 같아요.
여행을 하다 보면 겸손해지는 순간이 많죠. 파키스탄에 가기 전엔 위험할 거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현지인의 따뜻한 환대를 경험하고 무슬림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고요. 스리랑카에서도 욕심 없고 이타적인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한 기억이 있어요. 
주로 어떤 여행지에 마음이 끌리나요?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주말에 양평으로 놀러가는 것처럼 현지인이 가는 여행지를 찾아가는 게 좋더라고요. 

그런 여행지는 어떤 경로로 알게 되나요? 

현지에서 부딪혀 보는 거죠. 한 번은 우연히 사귄 친구가 고모네 간다고 해 따라간 적이 있어요. 가정식도 먹어보고 가족의 일상을 살피며 현지인의 특성이나 문화를 퍼즐 맞추 듯 연결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나만의 지속 가능한 여행 팁이 있다면? 
항상 아쉬운 부분을 남겨두는 것 같아요. 남들 다 가는 곳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으로 과하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 편이에요. 직장인은 대부분 휴가 기간이 짧으니 여행지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려고 하잖아요.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그렇게 여행하면 금방 질리는 것 같아요. 제가 여행을 10년 이상 계속 할 수 있던 이유도 돌아보면 늘 아쉬운 여행지로 가득하기 때문이에요. 

카메라 없이 떠날 때도 있나요? 
아니오. 그런 경우는 거의 없어요. 여행지에 가면 늘 촬영을 하고 싶어요. 되레 모든 걸 다 영상에 담고 싶어 하는 편이라 유튜브에 미처 올리지 못한 장면도 많아요. 카메라 없이 여행한다고 상상하면 너무 심심할 것 같아요. 화면에 대고 말하면 구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아서 정말 재미있단 말이에요. 저에게는 이제 어딘가로 떠나는 것부터 영상을 만드는 것까지가 여행인 것 같아요.  
 
영상을 만드는 것도 일이다 보니 번아웃도 생길 것 같은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딱히 없어요. 물론 편집하기 싫을 때는 있죠. 제 친구가 새벽에 편집하면서 계속 웃는 제 모습을 보곤 저한테 미쳤다고 한 적도 있어요. 제 영상이 재미있어서 늘 웃으면서 편집하거든요. 여행 영상을 제작하다 보면 여행을 두 번, 세 번 하는 기분이에요. 방을 청소하다 말고 옛날 물건이나 편지를 보느라 정신이 팔리는 것처럼 편집하면서 그때 만난 친구에게 연락하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편집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편이죠. 

여행지에서 나만의 루틴이 있나요? 
원래 없었는데, 요가를 접하고 난 이후로는 그 지역의 요가원에 가보려고 해요. 현지의 문화나 특유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거든요. 대만이나 태국 같은 더운 나라에선 수업 중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 무리하지 말고 그냥 쉬라고 해요. 그런 걸 경험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요가 강사가 자세를 못 잡으면 ‘아니에요. 할 수 있어요’라며 하드 트레이닝을 하곤 하죠. 현재 제가 다니는 요가원 선생님이 그런 방식으로 제 몸을 다시 조립해줬어요(웃음). 
요가는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요? 
아무 연고도 없는 시골에 살기 시작하니 대화할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사회성이 더 안 좋아질 것 같아서 운동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요가원에 가게 됐어요. 그런데 정작 요가를 해도 말은 거의 안 하게 되더라고요. 수련 시작과 끝에 ‘나마스테’로 인사만 하니까요(웃음). 그래도 선생님이 가르치는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주 5일을 나가게 됐고 동네 친구도 생겼어요. 

명상도 그때 시작한 건가요? 
명상은 꽤 오래 전에 시작했어요. 4년 전 미얀마에서 한 달 동안 배낭 여행을 할 때였죠. 호스텔에서 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명상 센터에 간다고 하는 거예요. 저도 명상에 관심이 있으니 같이 가자고 했더니 “거기 아무나 가는 데 아니야.”라고 하더라고요. 코웃음을 치면서 직접 센터에 전화를 했어요. 직원이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길래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까 잠시 머뭇거리더니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가게 된 곳이 그 유명한 *마하시 명상 센터(Mahawi Sasana Yeiktha Meditaion Centre)였던 거예요.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는 한 달 전에  예약했다고 해요. 그런 곳을 저는 엉겁결에 가게 된 거죠. 

마하시 명상 센터는 돈 없는 여행자를 먹여주고 재워주는 곳이라고만 알고 있었어요.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명상법 중 하나인 위파나사 명상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상은 잡념을 비우는 행위잖아요. 그런데 눈을 감고 생각을 하라고 하거나, 10일간 묵언 수행을 해야 한다고 해서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명상의 본질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갔던 거죠. 명상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어요. 

명상 지도자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던데요. 
여행을 못 가던 코로나 시기에 자격증 공부를 했죠. 혼자 일하거나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을 위해 제가 잘 쓰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워서 돈 벌기’라는 이름의 경제 관련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에요. 
원래는 여행업에 종사하는 4명이 모여 만든 여행 채널이었어요. 코로나 때 모임이 해체되고 저와 또 다른 여행 작가, 여자 둘이 남아 돈 모으는 얘기를 하다 문득 관련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만든 경제 영상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워킹홀리데이로 목돈 모으는 법부터 종합소득세 신고 방법, 돈 되는 취미 소개까지 가볍게 경제 얘기를 할 수 있는 채널이에요.

유튜브를 하면서 생긴 가장 큰 삶의 변화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시골에 단독주택을 구입한 일이 아닐까요. 조부모님이 한때 거주하시던 집이었는데, 리모델링된 모습을 눈으로 보기 직전까지도 시골에서 혼자 사는 것에 큰 확신이 없었어요. 여행을 할 때도 도시보단 시골을 좋아하긴 했지만, 사는 건 또 다른 일이잖아요. 막상 살아보니 좋더라고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이 불가능한 시골에서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때 성취감이 느껴진달까. 

시골에서 살아본 적이 있나요? 
아뇨. 평생 서울 밖을 벗어나 본 적이 없어요(웃음). 시골에 있으면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요. 정신없이 흘러가는 도시와 달리 잔잔하고 고요한 시골의 일상에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차분히 들여다볼 수 있는 틈이 있거든요. 

요즘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면 정서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사람도 많고요. 
저는 반대로 누군가와 함께하는 일을 어려워 하는 것 같아요. 여행이든 뭐든, 혼자 해야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잖아요. 요가에 빠진 것도 같은 이유죠. 요가는 특별히 잘 할 필요가 없고 어떤 목적도 없지만, 어제보다 나아진 오늘의 나에 집중하도록 도와줘요. 

시골의 삶에 만족하는 것 같아요. 
싫은 것이 하나도 없으니까요. 대부분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으려고 하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어려워서 반대로 했어요. 싫어하는 걸 생각해냈죠. 하고 싶지 않은 걸 하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편이에요. 회사 가는 게 싫어서 직장을 다니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는 궁리를 했고, 사람 많은 대중교통이 싫어서 시골에서의 삶을 택한 것처럼요. 
신아로미의 홀로서기는 완성형이라고 생각하나요? 
계속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방황할 것 같아요. 어떻게 살고 싶은지는 이미 정했으니 그 안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평생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제 꿈은 요가를 진짜 잘하는 할머니예요. 나중에 동네 친구 앞에서 자세를 보여주고 요령을 알려주는 그런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나이 들어서도 전자기기를 잘 다루고 싶고요. 며칠 전 어머니께 로봇 청소기를 사드렸는데 그 좋을 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시더라고요(웃음). 앞에 놓인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하는 힘을 기른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혼자 잘 살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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