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비쥬얼_인도네시아 발리

 

© 윤정빈

Unveiling the Charm of Bali
인도네시아 발리의 숨은 매력

일상으로부터의 쉼표, 사진가 *윤정빈이 휴가로 떠난 발리에서 셔터를 누른 순간들.

글・사진 윤정빈
* 전 세계의 ‘일상 속’ 순간을 찍는사진가로, 여러 포토 콘테스트에서수상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거주 중이다.

인도네시아에 온지 4개월 만에 2주 동안의 휴가가 생겼다.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포기하고, 발리를 휴가 여행의 목적지로 정했다.
11월이라 여름보다는 시원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무너졌다. 발리는 11월부터 3월까지 우기다. 이 시기에 비는 거의 밤에 오고 새벽에 그치는 편이다. 건기인 4~9월보다 훨씬 덥고 해가 길다. 우리나라 계절로 치자면 더운 여름철이 오히려 선선한 수준이고 겨울엔 무더운 날씨다. 그래서 겨울은 비수기다. 날씨 탓에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고 저렴한 숙박비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발리는 크게 산악지역인 우붓(Ubud)과 해변가로 이어진 세 구역 꾸따(kuta), 스미냑(Seminyak), 짱구(Canggu), 그리고 절벽과 어우러진 해변이 일품인 울루와투(Uluwatu), 짱구나 스미냑에 비해 한적한 사누르(Sanur)로 나눌 수 있다. 발리는 제주도 면적의 3배나 되는 큰 섬이어서 여행할 곳이 많지만, 위와 같은 지역이 그중 유명하다. 산악 정글 속에 조용히 자리한 우붓에서는 원숭이 사원 몽키 포레스트(Monkey Forest), 계단식 논 그리고 군데 군데 흩어져 있는 폭포들을 찾아갔다. 
힌두교는 원숭이를 신의 한 형태로 보기 때문에 신성시 여긴다. 몽키 포레스트는 천천히 산책 겸 둘러보기 좋은 곳. 수많은 원숭이와 100종이 넘는 식물도 서식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걸어 다닐 수 있다. 울루와투 사원의 원숭이들은 사람들의 안경을 낚아채 가며 악명 높다고 하는데, 몽키 포레스트에서는 공원 가이드가 어느 정도 바리케이트 역할을 해주고 원숭이들도 공격적이지 않은 편이다. 조용한 산책을 원하면 짬푸한 리지 워크(Campuhan Ridge Walk)를 가면 된다. 초입의 사원을 끼고 올라가 하이킹으로 힘들지 않게 걷기 좋다. 
꾸따와 스미냑, 짱구는 해변으로 연결된다. 꾸따가 구시가지라고 한다면, 그 옆 스미냑에는 많은 래스토랑과 상점, 비치 클럽이 즐비하다. 짱구는 꾸따나 스미냑에 새롭게 뜨는 구역이다. 해변가를 따라 들어선 다양한 비치 클럽에서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서퍼의 천국 같다. 서퍼들이 좋아하는 파도가 사계절 형성되기 때문이다. 
짱구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우연히 한국에서 온 서퍼들을 만나 서핑의 매력에 대해 알게 되었다. 특히 내가 머물렀던 짱구 비치와 바투 볼롱(Batu Bolong) 비치는 파도가 말랑말랑 하다고 해야 하나, 거친 느낌이 없어 초보부터 상급자까지 많은 서퍼가 찾는 곳 중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라인업, 즉 파도를 타러 가기까지 거리가 멀기 때문에 나같이 수영을 못하거나 초보자는 엄두를 내기 쉽지 않다. 
보통 사진 촬영을 위한 여행을 주로 해왔던 터라,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도시의 번화가와 사람들이 붐비는 곳으로 여행지를 정했었다. 예전과 달리 발리에서는 일상생활을 벗어나 잠시 쉼표를 찍고 싶었다. 촬영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진 않고 눈에 띄는 때로 셔터를 누른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서퍼들에게 시선이 갔다. 석양을 배경으로 보드를 들고 다니는 멋진 모습을 보고 서핑보드를 렌트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아내기도 했다. 게으름을 피우면서 지낸 발리에서의 휴가는 이전과는 다른 여행의 매력을 느끼게 해줬다. 개인적인 목적은 달성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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