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밀크로 만드는 아이스크림은 일반 제품과 어떻게 다른가요?
우리나라 제조법상 유지방을 6퍼센트 이상 함유한 제품만 아이스크림으로 분류해요(2퍼센트 이상인 경우엔 아이스밀크). 우유를 꼭 사용해야 아이스크림이라 불릴 수 있는 거죠. 엄밀히 말해 코코넛 밀크로 만든 제품은 빙과류예요.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가 아이스크림으로 인식하죠.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새롭게 정의한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어요.
맛의 관점에서 얘기하자면 코코넛 밀크, 치커리 뿌리에서 추출한 당식이섬유가 기본 재료로 들어가고 쌀, 배, 밤, 복숭아 등 제철 식자재로 다양한 맛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맛을 구현할 때마다 코코넛 밀크가 원재료의 맛을 균형 있게 받쳐주는 게 참 신기하더라고요.
최근 활용해본 식자재 중 흥미로웠던 것 한 가지만 소개해준다면?
너무 많아서 하나를 꼽기가 어려운데요(웃음). 저희와 손님 모두 만족스러웠던 메뉴가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추석 에디션으로 메이플, 시나몬, 대추를 메인 재료로 만든 아이스크림인데, 그중 대추는 호불호가 갈리는 재료라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메이플과 시나몬을 더하니까 맛의 레이어가 생기더라고요. 처음엔 메이플의 달콤한 맛이 나고 이어서 시나몬의 쌉싸름한 향이 입안에 감돌면서 대추의 아삭한 식감이 씹히는 게 묘하게 매력적이에요.
두 번째는 배와 애플민트를 섞은 배 모히토예요. 처음엔 배만으로 소르베를 만들었는데, 어딘가 심심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애플민트를 넣었죠. 완전히 다른 느낌이 나더라고요. 저희 둘 다 요식업에 처음 입문한 거라 매번 조심스러우면서도 재미있어요. 이 모든 게 저희에겐 도전이고 배우는 시간이죠.
필동엔 어떻게 자리 잡게 됐는지 궁금해요.
브랜드를 론칭하고 팝업 스토어를 통해 소비자와 처음 만났어요. 첫 번째 팝업은 망원역 근처에서, 두 번째는 소공동에서 열었죠. 재방문하는 손님, 다음 팝업에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생기더라고요. 덕분에 자신감을 얻고 지난해 서울 회현동에 매장을 오픈했죠. 1년 정도 매장을 운영하다 문득 코코너즘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동네는 어디일까 고민하게 됐어요. 올해 초에 성수동, 신사동 등 여러 동네를 다니다 지금의 자리를 발견했죠. 눈에 보이지 않는 역동성이 마음이 들었어요. 조용히 활기가 넘친달까. 이 동네에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올해 5월 이곳으로 이사를 하게 됐죠.
작업실을 분리하지 않고 오픈 키친으로 매장을 구성한 것도 신선해요.
평수가 크지 않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죠.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재료를 손질하는 동안에도 손님과 이야기 나누면서 소통하고 싶기도 했고요. 손님의 피드백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