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혹은 비오디나미(바이오나이내믹)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를 일체의 첨가물을 넣지 않고 발효 · 숙성시키고, 필터링이나 안정제 없이 병입한 와인. 내추럴 와인을 짧게 정의해 보자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한마디로 줄이면 ‘깨끗한’ 혹은 ‘솔직한’ 와인이 되지 않을까. 복잡한 지식이 없이 그저 좋다, 안 좋다 혹은 마음에 든다, 안 든다 같은 단순한 표현만으로 충분한 와인 즐기기. 레이블 역시 대부분 어려운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의 약자. 프랑스 와인의 품질 관리를 위해 시행하는 원산지 통제 명칭 제도로, 생산지에 따라 정해진 엄격한 규정을 충족하는 제품에만 해당 등급이 부여된다) 코드 대신 병에 담긴 와인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사실 와인은 원래 자연의 산물로만 만드는 알코올 음료였다. 1950~60년대 농업에 제초제와 합성비료 등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포도밭 역시 이에 영향을 받았고, 이어 발효 과정에도 천연 효모가 아닌, 쉽고 빠른 발효를 보장하는 배양 효모가 도입되었으며, 대량 양조를 위한 각종 양조 관련 배합물이 속속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양조학이 정립되었다. 이렇게 생산된 와인을 컨벤셔널 와인(Conventional wine)이라고 부른다. 와인의 수천 년 역사 중 컨벤셔널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껏해야 수십 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1980년대에 프랑스 보졸레 지역을 거점으로 시작된 ‘내추럴 와인 혁명’은 원래의 양조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인 것이지, ‘혁명’은 아닌 것이다.
내추럴 와인이 궁금하다면? 살롱오 파리에 소재한 와인 에이전시 비노필이 개최하는 내추럴 와인 페어. 내추럴 와인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고 소비 저변을 확대하고자 시작한 내추럴 와인 전문 시음회로, 2017년 2월 개최한 제1회 살롱오를 시작으로 매해 2월 말에 열린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유럽 각지의 유수한 내추럴 와인 생산자가 내한해 와인 애호가, 와인업계 종사자들에게 직접 와인을 설명하고 와인을 따라주는 축제 같은 행사다. 살롱오의 ‘O’는 제로(zero) 즉, 첨가물 혹은 인위적 개입이 없다는 뜻. 물을 가리키는 불어 단어 ‘eau’와도 발음이 같다. 물처럼 깨끗한 와인을 뜻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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