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 도보 여행

Walking around Italy Firenze Oltrarno
피렌체 울트라르노 지구 반나절 도보 여행

베키오 다리(Ponte Vecchio )를 건너면 소박한 갤러리와 디자인 숍, 골동품점, 카페가 이어지며 매력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아르노강 건너편’이라는 뜻의 올트라르노(Oltrarno)는 도심 남쪽에 자리한 동네다. 명품과 두오모만으로 피렌체를 떠올리는 여행자에게 특별한 추억을 더해줄 여행법. 올트라르노에서 보낸 반나절을 소개한다. 

  • 글·사진 박진명
  • 취재 협조 * 부킹닷컴
  • * 이번 여정에서는 항공권부터 숙박, 교통, 액티비티까지 통합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부킹닷컴의 커넥티드 트립과 함께했다. 부킹닷컴 앱에서 예약과 일정, 결제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이 이 서비스의 핵심. 개인 여행 가이드처럼 이전 여행 기록과 현재 위치, 관심사를 기반으로 맞춤형 여행 상품을 제안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예약 변경이나 문의 사항이 생겼을 때도 앱 내에서 바로 처리가 가능하다.

올트라르노 여행의 시작, 산토 스피리토

피렌체 두오모의 장대한 돔 지붕을 완성한 르네상스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그가 이 도시에 남긴 또 하나의 걸작이 산토 스피리토 성당(Basilica di Santo Spirit)다. 피티 궁전(Pitti Palace), 미켈란젤로 광장((Piazzale Michelangel)과 함께 올트라르노의 대표 볼거리로 꼽히는 이 성당은 브루넬레스키의 생전 마지막 건축물로, 1444년 착공해 브루넬레스키가 세상을 떠나고 2년 후인 1487년에 완공했다. 두오모는 물론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Basilica of Santa Maria Novella), 메디치 예배당(Cappelle Medicee) 등 화려한 외관이 돋보이는 피렌체의 다른 성당과 달리, 베이지 톤의 정갈한 파사드가 인상적이다. 산토 스피리토 앞 광장 주변의 다른 건물 그림자가 성당 외관에 드리우면 하얀 백지 같은 파사드에 시시각각 다른 무늬를 만들어낸다. 르네상스의 비례미를 완벽하게 구현한 이 파사드는 미완성작으로, 브루넬레스키가 생을 마감한 후 그의 제자 안토니오 마네티, 조반니 다 가이올레 등이 성당을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총 38개의 예배당으로 이뤄진 성당 내부에선  마치 박물관을 탐방하듯 르네상스의 숨은 명작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성모자를 중심으로 각 인물의 표정과 자세가 마치 살아있는 듯 섬세하게 표현된 필리피노 리피(Filippino Lippi)의 <성모자와 성인들>, 균형감과 입체감이 훌륭한 안드레아 델 사르토(Andrea del Sarto)의 <성 삼위일체와 성인들> 등이 주목할 만한 작품. 성당 내 작품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미켈란젤로의 십자가상이다. 해부학을 공부하던 17세의 미켈란젤로가 시신 해부를 허락해준 산토 스피리토 성당에 감사의 의미로 이 작품을 헌납했다고. 매우 사실적이고 정교하게 조각된 작품으로, 제의실에 보관돼 있다. 

입장료 : 무료(미켈란젤로 작품 2유로)

주소 : Piazza Santo Spirito, 30

영업 시간 : 월~토요일 10:00am~1:00pm&3:00pm~6:00pm, 일요일 11:30am~1:30pm&3:00pm~6:00pm, 수요일 휴무

이탤리언 화덕 피자의 진수, 구스타피자

점심 시간이 되면 산토 스피리토 성당이 자리한 광장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다. 주변에 늘어선 레스토랑과 카페가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하는 것. 구스타피자(Gustapizza)는 산토 스피리토 광장에서 손꼽히는 맛집 중 하나다. 오픈 시간 전부터 대기 인원으로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 이탈리아에서 맛보는 피자는 웬만하면 실패할 일 없지만, 구스타피자는 장작의 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겉바속촉’ 도와 재료의 맛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피자의 정석 마르게리타부터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매콤한 맛의 칼라브레제, 비건 피자인 구스타피자까지 다양한 화덕 피자를 즐길 수 있다. 산토 스피리토를 배경으로 마련된 테라스석이 만석이라면, 피자를 테이크아웃해 광장에 자리를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격 : 마르게리타 7유로, 구스타 피자 12유로

주소 : Via Maggio, 46r

영업 시간 : 화~일요일 11:30am~11:30pm, 월요일 휴무

피렌체 예술가의 선물 가게, 히포그리프 판화 전문 공방

피렌체 여행을 두고두고 추억할 만한 기념품을 찾고 있다면 작은 갤러리 겸 상점인 히포그리프 판화 전문 공방(L'ippogrifo stampe d'arte)의 문을 두드려보자. 1977년부터 라파엘리 가문이 이탈리아 전통 에칭 판화 작품(금속판에 왁스나 수지를 칠해 날카로운 도구로 긁어낸 후 산성 용액으로 부식시켜 이미지를 새기는 판화 기법)을 제작하는 공방으로, 산토 스피리토 성당을 포함해 베키오 다리, 두오모 등 피렌체의 상징적인 풍경이 담긴 엽서와 그림을 판매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귀여운 강아지 오니와 한창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지아니 라파엘리(Gianni Raffaelli)가 반갑게 맞이한다. 이 공방을 운영하는 라파엘리 부부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서 만나는 피렌체의 예술가와 도시의 소소한 일상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판화와 수채화를 완성하고 있다. 이곳에서 평생을 보낸 이들 부부의 사랑스러운 시선이 깃든 작품은 피렌체 여행의 특별한 기념품으로 삼기에 더할 나위 없다. 

주소 : Via Santo Spirito, 5/r

영업 시간 : 월∙화 10:00am~1:00pm, 수 10:00am~6:00pm, 목 10:00am~5:00pm

길 위의 정통 홈메이드 요리, 피티 익스프레스

피티 궁전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피티 익스프레스(Pitti Express)는 넉넉한 양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하는 카페다. 라자냐, 파스타 등 익숙한 이탈리아 요리뿐 아니라, 크로스티노(crostini, 토스트 빵 위에 치즈, 고기, 채소 등 다양한 토핑을 올린 이탈리아 에피타이저의 일종) 등 정성 가득한 홈메이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토스카나 지방에서 생산된 다양한 와인 리스트까지 갖추고 있어 토스카나 미식의 마리아주를 경험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장소.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형제가 집안 대대로 이어져온 토스카나의 전통 레시피로 만드는 음식은 한 입만 맛봐도 그 정성이 느껴진다. 특히 입에서 사르르 녹는 라자냐와 티라미수는 이곳의 대표 메뉴. 따뜻하고 깊은 풍미가 일품이다. 토스카나의 로컬 감성과 깊은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가격 : 라자냐 8유로, 글라스 와인 4유로

주소 : Via Romana, 54/r

영업 시간 : 수~월요일 11:00am~8:00pm, 매주 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