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and Art: Ukrainian Art Blooming on Wounds
전쟁과 예술 - 우크라이나, 상처 위에 피어난 예술
전쟁의 상흔 위에서 발레리나의 몸짓이 생동하고 합창단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진가 김상훈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삶을 다시 이어주는 예술의 힘을 찾았다.
- 사진 * 김상훈
- * 김상훈(KISH KIM)은 1989년 우리나라 시위 현장을 시작으로 911 뉴욕 테러,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집트 반정부 시위 등 분쟁과 무력 갈등의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사이언스〉 〈타임〉 〈뉴스위크〉 〈슈피겔〉 등에 사진을 실었고 사진집 〈가자전쟁, 미로의 벽〉 등을 펴냈다. 현재 강원대학교 멀티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9월 개인전 <전쟁과 예술 - 우크라이나, 상처 위에 피어난 예술>을 열었다.
2025년 7월, 나는 다시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세 번째 방문이었다.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수도 키이우에는 거의 매일 공습 경보와 폭발음이 울렸다. 시내 곳곳에서는 화재 연기가 피어올랐다. 공습이 끝나면 사람들은 방공호에서 나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지친 몸, 두려움이 스친 눈빛, 슬픔이 묻은 얼굴. 하지만 예술을 즐길 때 그들의 표정과 눈빛은 분명 달라졌다.
이곳에서 예술은 단순한 취미나 유흥이 아니었다. 두려움에서 벗어나 숨을 돌리는 시간이자 서로를 지탱하는 힘이었다. 무너진 벽 위에 그려진 그림은 도시의 상처를 가렸고, 광장의 음악과 춤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평온을 주었다. 아이들은 과즙으로 그림을 그리며 웃음을 되찾았고, 오페라 가수들은 공습 경보가 끝나자 다시 무대에 올라 노래를 이어갔다.
그들의 몸짓과 노래, 그림에는 스스로를 회복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힘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우리는 삶을 놓지 않는다”는 몸짓이었다. 전쟁이 삶을 멈추게 해도, 예술은 다시 삶을 이어주는 고리가 되었다.
그들의 몸짓과 노래, 그림에는 스스로를 회복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힘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우리는 삶을 놓지 않는다”는 몸짓이었다. 전쟁이 삶을 멈추게 해도, 예술은 다시 삶을 이어주는 고리가 되었다.
나는 전쟁을 보았지만 동시에 삶도 보았다. 드론과 미사일과 대공포가 날아다니는 곳에서도 지켜낸 웃음, 무너진 건물 위에 피어난 색, 절망의 밤을 넘어 울려 퍼진 노래와 춤을 사진에 담았다. 사진을 찍으며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전쟁 속에서 예술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깨달았다. 그들과 함께 하는 동안, 나 역시 전쟁의 두려움과 촬영의 피로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