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알버타 주 재스퍼 풍경

Small Stories from the Mountain Town of Jasper
알버타의 산악 도시, 재스퍼의 사소한 이야기

가슴 아픔 화재가 로키산맥을 덮치고 난 후, 스스로 회복하는 자연과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만나다.

캐나다 알버타주의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Icefields Parkway,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을 잇는 약 230km의 길이의 도로.)는 로키산맥의 풍경으로 다듬은 만화경 같다. 도로 양 옆으로 산줄기와 숲이 이어지고, 빙하와 폭포가 등장했다 사라진다. 재스퍼로 향하는 길. 도로와 평행하게 이어지는 애서바스카강(Athabasca River)은 드센 물살을 내민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형상은 특별한 스토리를 보여주지 않아도 지루하지 않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깊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때문이다. 북극권 남쪽에서 가장 큰 빙원인 컬럼비아 아이스필드(Columbia Icefield) 앞 전망 휴게소는 이야기의 서막으로 적절한 곳이다. 장엄한 빙원이 로키의 산봉우리를 덮고 있다.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변화를 눈치챌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도로 옆으로 불에 탄 숲의 잔해가 드문 보인다. 나무들은 길을 잃은 듯 널브러져 있다. 산줄기에 가려졌던 시야가 점차 넓어지면서 작은 도시가 눈앞에 나타난다. 알버타주 로키산맥의 북쪽 재스퍼 국립공원(Jasper National Park)의 중심지, 재스퍼다. 방대한 자연에 안긴 재스퍼는 지금 회복의 기간을 가늠하는 중이다. 2024년, 이 일대에 닥친 대규모 산불은 국립공원 면적의 약 3퍼센트(330제곱킬로미터)를 불태웠고 재스퍼 타운 건물의 약 30퍼센트를 망가트렸다. 5,000여 명의 주민이 연기와 불길을 뚫고 탈출해야 했다. 국립공원 역사상 가장 큰 산불이었다.
자연은 자생한다. 그것이 순리이고 이치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재스퍼도 순리를 따르고 있다. 현지 와일드 파이어 피크닉(Wild Fire Picnic) 투어의 가이드 니콜라스 (Nicolas)가 확언한다. “우리는 이런 일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앞으로 이 숲을 어떻게 되살려야 하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그냥 가만히 두고 살펴보고 있습니다. 자연이 스스로 살아날 수 있게요.” 재스퍼 다운타운에서 차로 약 5분 거리인 올드 포트 포인트(Old Fort Point)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투어는 트레일을 따라 약 4킬로미터를 걷는다. 산불에 시달린 숲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서 말이다. 대부분의 수목은 검은 숯처럼 앙상한 형 태로 사방에 도열해 있다. 트레일 주변은 온통 불타버린 잎과 나뭇가지에 덮여 있다. 놀랍게도 산불이 멈추고 약 1년 후, 새싹이 듬성듬성 보인다. 니콜라스가 말한다. “불탄 나무는 이미 죽었어요. 하지만 자연은 이렇게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또 다르게 변화하겠죠.” 올드포트 포인트의 조망 지점에 도착하니, 드넓은 땅에 안착해 있는 재스퍼와 그 주변의 산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다운 타운의 소실된 건물들은 정비되어 가고, 거뭇한 숲은 점차 초록으로 변할 테다.
불길이 번지지 않았던 로키의 숲은 그대로다.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본 재스퍼의 대지는 짙고 방대하다. 땅 위에서 경험했던 불의 상처는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수평선까지 숲이 이어진다. 사실 재스퍼 국립공원의 숲의 밀도는 너무 빡빡해서, 화재가 일정 부분 속아내는 역할도 했다. 불똥이 튀었던 나무들은 거뭇하고 소나무재선충병에 시달리는 나무는 변색되어 있다. 재스퍼 힌튼 에어(Jasper Hinton Air)의 파일럿 크리스티(Kristie)는 “그게 원래 선주민부터 이어진 재스퍼의 자연”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능숙하게 헬리콥터를 조종해 거친 산봉우리 옆을 곡예부리듯 스쳐가고, 뛰어노는 산양의 무리를 넘어 날아간다. 15분 정도를 비행한 헬리콥터는 이윽고 재스퍼 국립공원 경계지점의 산봉우리에 착륙한다. 국립 공원 상공으로는 비행이 금지되어서 이 지점이 최적지다. 조망과 요가를 위한 장소로 말이다.
파일럿이자 요가 강사인 크리스티는 일행을 내려주고, 요가 매트를 준비한다. 얼핏 보니 수목 한계선 위까지 올라온 것 같다. 넓고 평평한 봉우리에는 낮게 자란 풀과 자갈만 덮여 있다. 로키 산맥의 봉우리와 산등성이 우리에는 낮게 자 란 풀 과 자갈만 덮여 있다. 로키 산맥의 봉우리와 산등성이들은 이리저리 핏줄처럼 박동하듯 뻗어 있다. 사진을 찍느라 사방으로 흩어졌던 사람들을 크리스티가 불러모은다. 이제, 재스퍼 헬리 요가(Jasper Heli Yoga)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차례다. 이름 그대로 헬리 요가. 360도로 탁 트인 로키산맥의 이름 모를 산꼭대 기에서 가부좌로 앉는다. 긴장을 풀고 귀를 기울인다. 크리스티의 지도 내용은 간단하다. 로키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자연과 연결되는 기분을 느끼라는 것. 소 자세와 고양이 자세, 간단한 태양 경배 자세를 엉거주춤 따라하고 흥분을 가라앉힌다. 공기의 흐름과 소리가 감지되는 듯하다. 바람, 꽃잎, 습기, 햇빛, 울음소리…. 아무리 사소한 자연의 구성 요소일지라도, 그 사소한 단편이 자연과 생명을 인식하 게 이끌고 있다. 그 속에서 나도 사소한 일부가 된다. 자연이 자생하듯, 나 스스로 치유되듯이.
며칠 후, 재스퍼에서 열린 고미디어(GoMedia) 컨퍼런스에서 재스퍼 관광 홍보 담당자에게 들었다. “로키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점점 많이 재스퍼에 오고 있어요. 여기는 로키산맥의 그 어느 산악 도시보다 드넓죠. 산불 피해를 입었던 시설이 복구되면, 관광도 바로 제자리를 찾을 거예요.” 재스퍼 국립공원은 2025년 여름 시즌 동안 15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맞이했다. 2023년보다는 적지만, 아무도 오지 못했던 2024년 여름과 비교해 비약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고미디어를 재스퍼에서 개최했다는 것 자체가 여행의 다음 단계로 향하고자 하는 캐나다의 의지와 인식을 알려준다. 의심할 여지없이, 재스퍼는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다.
Fairmont Jasper Park Lodge
페어몬트 재스퍼 파크 로지

1922년에 개장한 역사적인 럭셔리 리조트다. 보베르 호수(Lac Beauvert)를 둘러싼 약 2.9제곱킬로미터의 부지에 넓은 통나무 캐빈과 샬레가 휴양 단지처럼 조성되어 있다. 캐나다 최고의 골프 코스에 선정됐던 18홀 규모의 골프장과 밤하늘 관측 시설인 재스퍼 플라네타륨(The Jasper Planetarium)도 리조트 안에 자리한다.
Bear Hill Lodge
베어 힐 로지

재스퍼 마을 북서쪽, 숲과 도시의 경계에 자리한 베어 힐 로지는 스튜디오부터 독채 통나무 캐빈까지 다양한 객실을 갖췄다. 아늑하게 꾸민 실내에서는 산악 마을의 감성이 느껴진다. 다운타운의 상점과 레스토랑까지 도보로 오가기 좋다.
Pyramid Lake
피라미드 호수

재스퍼 다운타운에서 북서쪽으로 약 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빙하 호수. 해발 2,765미터의 피라미드산 앞에 자리한 호수인데, 2024년 산불의 피해를 별로 받지 않았다. 현지인의 피크닉 명소이자 여름에는 카누와 카약을 즐기고, 겨울에는 스케이트나 개썰매 등의 액티비티를 할 수 있다.
Peyto Lake
페이토 호수

아이스필드 파크웨이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보 고개(Bow Summit) 아래 펼쳐진 빙하 호수다. 에메랄드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신비로운 색깔과 미묘한 형태로 유명하다. 주차장에서 약 10분 정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재스퍼 여행 시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Harvest Food & Drink
하베스트 푸드 & 드링크

재스퍼 다운타운의 하베스트 푸드 & 드링크는 가족이 운영하는 로컬 레스토랑이다. 신선한 식자재로 조리한 아보카도 토스트, 에그베네딕트 등의 조식과 브런치 메뉴가 인기 있으며, 공정 무역 유기농 원두로 내린 커피도 훌륭하다.
Jasper Food Tours
재스퍼 푸드 투어스

2015년에 설립된 재스퍼의 대표 로컬 여행사. 맛과 역사를 한 번에 맛보는 다운타운 푸디 투어(Downtown Foodie Tour), 재스퍼의 유산과 2024년 산불 이후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와일드 피크닉 투어 등을 제공한다.
Jasper Hinton Air
재스퍼 힌튼 에어

캐나다 로키산맥의 비경을 하늘에서 감상할 수 있는 프리미엄 헬기 투어 전문사. 재스퍼 외곽의 힌튼 공항을 거점으로 하며, 헬리 요가와 하이킹, 헬리 피크닉, 헬리 스키는 물론 프라이빗 투어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