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와 숍하우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둔 주말, 파고다 스트리트(Pagoda Street)에는 수많은 인파가 골목을 발 디딜 틈 없이 메우고 있다. 액운을 쫓고 복을 부르는 전통 사자춤 공연이 한창이다.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는 관광객들 너머로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힌두교 사원인 스리 마리암만 사원(Sri Mariamman Temple)의 휘황찬란한 신들의 탑이 보인다. 차이나타운 일대에 중국 남부 지역에서 넘어온 화교뿐 아니라 인도인들 역시 공존했음을 짐작하게 해주는 장면이다.
싱가포르가 근대 도시로 빠르게 변모하기 시작한 19세기 초, 중국 남부에서 건너 온 노동자들은 우마차의 종점이라는 의미를 지닌 뉴처수이(牛車水) 지역에 터를 잡았다. 이후 중국계 이주민들의 상업 활동은 항구와 인접한 텔록 에이어(Telok Ayer), 탄종 파가까지 확장되며 현재 차이나타운의 기반을 형성했다. 과거 노동자들의 분주한 삶이 녹아 있는 차이나타운의 뒷골목은 이제 질서정연한 호커 센터와 컬러풀한 거리 예술 그리고 활기 넘치는 레스토랑과 바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둔 주말, 파고다 스트리트(Pagoda Street)에는 수많은 인파가 골목을 발 디딜 틈 없이 메우고 있다. 액운을 쫓고 복을 부르는 전통 사자춤 공연이 한창이다.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는 관광객들 너머로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힌두교 사원인 스리 마리암만 사원(Sri Mariamman Temple)의 휘황찬란한 신들의 탑이 보인다. 차이나타운 일대에 중국 남부 지역에서 넘어온 화교뿐 아니라 인도인들 역시 공존했음을 짐작하게 해주는 장면이다.
싱가포르가 근대 도시로 빠르게 변모하기 시작한 19세기 초, 중국 남부에서 건너 온 노동자들은 우마차의 종점이라는 의미를 지닌 뉴처수이(牛車水) 지역에 터를 잡았다. 이후 중국계 이주민들의 상업 활동은 항구와 인접한 텔록 에이어(Telok Ayer), 탄종 파가까지 확장되며 현재 차이나타운의 기반을 형성했다. 과거 노동자들의 분주한 삶이 녹아 있는 차이나타운의 뒷골목은 이제 질서정연한 호커 센터와 컬러풀한 거리 예술 그리고 활기 넘치는 레스토랑과 바가 차지하고 있다.
차이나타운 특유의 미감을 완성해주는 요소는 단연 숍하우스다. 1층 상점과 2~3층의 주거 공간으로 나뉜 좁고 깊은 형태의 숍하우스는 초기 이주민들이 남긴 유산으로, 오늘날 도심 금융지구의 고층 빌딩과 대비를 이루며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차이나타운 중심부에서 멀지 않은 안시앙 힐(Ann Siang Hill) 일대에는 구불구불한 언덕을 따라 파스텔톤 외관과 긴 세로 창, 아치형 입구 등의 원형이 잘 보존된 숍하우스가 밀집해 있다. 옛 상점 자리에 들어선 디자인 스튜디오와 갤러리, 레스토랑, 바에는 여행자의 발길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차이나타운 남서쪽으로 뻗어 있는 닐 로드(Neil Road) 또한 형형색색의 숍하우스를 만날 수 있는 거리다. 숍하우스 너머 골목 안쪽을 탐방하다 보면 아시아 문화를 조명하는 독립 서점 그라스루츠 북 룸(Grassroots Book Room), 빈티지한 재즈 카페 코너 코너(Corner Corner) 같은 개성 강한 공간들이 기다린다.
차이나타운을 걷다 보면, 싱가포르의 예술은 거창한 미술관이 아니라, 골목과 계단 사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거리에서 가장 빈번하게 마주치는 벽화는 입유총(Yip Yew Chong)의 작품이다. 회계사로 일하다가 40대에 전업 작가로 뒤늦게 뛰어든 그는 자신의 유년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차이나타운 곳곳에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담은 작업을 이어왔다. 벽화 한쪽에 빈 의자를 그리거나 넉넉한 여백을 두기도 하는데, 인증샷을 남기려는 여행자들을 위한 작가의 배려라고. 템플 스트리트(Temple Street)와 사우스 브릿지 로드(South Bridge Road)가 만나는 지점, 1960~70년대 차이나타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야외 오페라 무대를 실물 크기로 재현한 3초대형 벽화는 현지인들에게 진한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숍하우스가 싱가포르 초기 이주민의 주거를 책임졌다면, 1970년대 이후부터는 주택개발청(HDB)의 공공 주택 단지가 주거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도시의 문화를 바꿔 놓았다. 탄종 파가의 에버튼 파크(Everton Park)는 이를 확인하기 좋은 곳이다. 1세대 공공 주택인 이곳은 컬러풀한 색감의 외벽과 집집마다 창밖으로 내건 빨래걸이 장대가 독특한 미감을 만들어낸다. 중국 정통 디저트 전문 상점부터 공방, 부티크 등 1층에 자리한 상가들은 과거 숍하우스의 전통을 여전히 잇고 있다. 싱가포르 최고의 로스터리 카페 중 하나로 꼽히는 나일론 커피(Nylon Coffee)도 10년 넘게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숍하우스가 싱가포르 초기 이주민의 주거를 책임졌다면, 1970년대 이후부터는 주택개발청(HDB)의 공공 주택 단지가 주거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도시의 문화를 바꿔 놓았다. 탄종 파가의 에버튼 파크(Everton Park)는 이를 확인하기 좋은 곳이다. 1세대 공공 주택인 이곳은 컬러풀한 색감의 외벽과 집집마다 창밖으로 내건 빨래걸이 장대가 독특한 미감을 만들어낸다. 중국 정통 디저트 전문 상점부터 공방, 부티크 등 1층에 자리한 상가들은 과거 숍하우스의 전통을 여전히 잇고 있다. 싱가포르 최고의 로스터리 카페 중 하나로 꼽히는 나일론 커피(Nylon Coffee)도 10년 넘게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Side Trip. 공공 주택의 근사한 전망대
차이나타운 서쪽, 50층 높이의 7개동이 브릿지로 연결된 피나클 앳 덕스톤(Pinnacle @Duxton)은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초호화 맨션처럼 보이는 이곳은 놀랍게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공 주택 단지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대담한 건축물 중 하나로,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50층 루프톱으로 올라가면 근사한 도심 전망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G동 1층 키오스크에서 입장료(6싱가포르달러)를 결제하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 브릿지로 연결된 드넓은 루프톱은 잔디밭과 모듈형 가구, 선베드 등 공원으로 꾸며져 있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일몰 시간이 인기 있는데, 하루 입장객을 150명으로 제한하니 여유 있게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차이나타운 서쪽, 50층 높이의 7개동이 브릿지로 연결된 피나클 앳 덕스톤(Pinnacle @Duxton)은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초호화 맨션처럼 보이는 이곳은 놀랍게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공 주택 단지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대담한 건축물 중 하나로,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50층 루프톱으로 올라가면 근사한 도심 전망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G동 1층 키오스크에서 입장료(6싱가포르달러)를 결제하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 브릿지로 연결된 드넓은 루프톱은 잔디밭과 모듈형 가구, 선베드 등 공원으로 꾸며져 있어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일몰 시간이 인기 있는데, 하루 입장객을 150명으로 제한하니 여유 있게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