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첫 번째 컬렉션은 무엇이었나요?
A 2000년 인도네시아 작가의 작품을 구입한 게 처음이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주로 회화와 조각을 수집했죠. 최근에는 동시대성을 증명하는 작품을 많이 수집하고 있습니다. 료지 이케다(Ryoji Ikeda), 나르파티 아왕가(Narpati Awangga), 에두아르도 칵(Eduardo Kac)의 작품처럼요.
Q 좋은 컬렉터의 조건은?
A 저는 작품을 구입하면서 ‘이걸 나중에 팔면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까’ ‘이 작가가 얼마나 유명해질까’라는 걱정을 하지 않아요. 작품 가격이 몇 배나 뛰었다고 해서 저를 성공한 컬렉터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5,000달러에 구매한 작품이 1만5,000 달러가 될 수도 있고, 내일 바로 500달러로 떨어질 수 있죠. 작품의 가격으로 컬렉터의 수준을 판단하면 안 됩니다.
Q 전시 오프닝에도 자주 참석하나요?
A 오프닝에는 가지 않아요. 그때는 모든 게 비싸잖아요!(웃음) 그리고 저는 아트 페어나 상업 갤러리에 가는 것보다 개인 컬렉션을 선호해요. 컬렉션은 컬렉터를 대변합니다. 누군가의 컬렉션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걸 왜 수집했을까?’ ‘컬렉터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그는 어떤 사람일까?’
Q 현대 미술을 경험하기에 좋은 장소를 추천한다면?
A 얼마 전부터 멀리 떨어진 곳의 12 미술을 찾아가는 걸 좋아해요. 텍사스의 프라다 마르파(Prada Marfa)처럼요. 거기까지 가는데 정말 오래 걸려요. 일단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한 후, 거기에서 차를 몰고 엘파소(El Paso)까지 8시간이나 달려야 하죠. 차 한 대도 볼 수 없는 도로 위를 달리는 거예요. 엘파소에서도 적막한 도로를 따라 2시간을 더 운전해야 해요. 아무도 없는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죠. ‘도대체 왜 이 작품이 여기에 있는 거야!’
- 컬렉터 위유 와호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인도네시아에는 현대 미술이라고 언급할 만한 문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자카르타는 미술학교가 일찌감치 자리 잡은 욕야카르타와 반둥보다 뒤쳐져 있었죠. 문화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인프라가 부족했어요. 자카르타의 미술계는 이제 막 깨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찬 같은 곳에서 열리는 대규모 전시가 좋은 예죠.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 6,000만 명이나 되고 복잡한 역사를 경험했어요. 네덜란드와 일본의 식민지였고, 정치적 혼란기도 겪어서 문화의 여러 결이 흐릅니다. 인도네시아가 품은 다양성은 대단한 장점이죠. 그 속에서 발전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미술이 전 세계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도 그 때문일지 몰라요. 카셀 도규멘타는 인도네시아의 작가 그룹 루앙루파(Ruangrupa) 컬렉티브를 예술 감독으로 선임했죠. 개별성을 넘어서는 인도네시아 미술의 에너지가 도큐멘타에서 어떻게 보여질 지 매우 기대되요.
저는 협업의 힘을 믿습니다. 세계 각 지역의 갤러리와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죠. 필리핀, 홍콩, 타이완, 일본의 갤러리와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저희는 국제적 언어를 지닌 작가와 일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단지 인도네시아를 대표하기보다는 어느 곳이라도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또한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세계화와 정보 범람의 시대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작업을 보여주는 작가,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신하는 미술가 말이에요.”
- 디렉터 락사마나 주니어 티르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