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림아일랜드

The Brando
궁극의 안식처, 타히티 더 브란도

타히티 테티아로아에 간다는 것은 이 섬에 있는 유일한 리조트, ‘더 브란도’를 찾는다는 의미다. 더 브란도는 이 작은 섬에서 친환경 리조트의 혁신을 일구었다.

여하연
사진 제공 드림아일랜드

20인승 작은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 언제나 설렌다. 작은 비행기는 큰 비행기가 이륙할 수 없는 은밀하고, 아름다운 섬으로 나를 이끌었으니까. 테티아로아(Tetiaroa)는 타히티 본섬에서 북쪽으로 약 48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섬이다. 이 섬에 가기 위해서는 타히티에서 전용 비행기를 이용해야 한다. 테티아로아는 화산이 바닷속으로 침강하면서 섬 가장자리에 자라던 산호만 덩그라니 남은 환초섬이다. 수심이 낮고 물결이 잔잔한 라군은 독보적인 물빛을 띈다. 낯선 섬에 발을 딛자, 비현실적인 바다색에 눈이 시리다.
테티아로아는 세기의 배우 말런 브랜도(Marlon Brano)가 생전에 소유한 섬이다. 그는 1960년 영화 〈바운티호의 반란〉을 촬영하기 위해 테티아로아에 왔다가 섬의 아름다운 자연에 반해 이후 섬을 매입하고, 영화에 출연한 타히티 여인과 함께 섬에 정착한다. 1970년, 브란도는 섬에 작은 리조트를 지어 2004년 타계할 때까지 운영했다. 테티아로아의 원시적 자연과 생물의 다양성을 보호하기를 바랐던 그의 신념은 아들 사이먼 브란도(Simon Teihotu Brando)가 이어받았다. 2014년, 사이먼 브란도가 친환경 리조트 더 브란도(The Brando)를 오픈한 것이다.

더 브란도는 오픈한 지 2년 만에 글로벌 여행 잡지 〈트래블&레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리조트’ 1위에 꼽혔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자서전을 집필하기 위해 머물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섬에는 투숙객과 직원 외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가 없어 셀리브리티들이 프라이빗한 휴양을 즐기기 위해 주로 찾는다.
리조트에 도착하니, 머리에 꽃을 꽂은 여인과 우클렐레를 연주하는 타히티인들의 흥겨운 환대가 이어진다. “이아 오라니!” 타히티 원주민 직원들이 건네는 인사말이 ‘낙원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더 브랜도의 객실 35개는 모두 풀 빌라 형태다. 객실 수가 적은 이유는 섬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객실은 침실과 거실, 비즈니스 룸으로 구분되어 있고, 넓은 욕실에는 노천 욕조가 딸려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투명한 바다, 열대식물이 어우러진 풍경은 고갱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더 브란도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다른 섬에 위치한 고급 리조트와 달리 수상 방갈로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대한 남다른 철학 때문에 독보적 평가를 받고 있다. 960미터 깊이의 차가운 바닷물을 끌어올리는 SWAC(Sea Water Air Conditioning) 시스템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 일등 공신이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전체 전기 사용량의 60퍼센트가 에어컨을 가동을 위해 사용되는데, 더 브랜도는 SWAC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1,2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자했다. 그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깊은 곳으로부터 바닷물을 끌어올려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 태양열 패널과 코코넛 오일을 통해 생산한 재생 에너지만을 사용하며, 분리수거도 철저하게 실천한다. 수영장은 빗물을 사용하고, 리조트내에서 사용하는 식자재 대부분은 섬의 농장에서 친환경 방식으로 기른다. 산호가 섞인 흙, 미역이 섞인 흙 등 농장에서 사용하는 흙도 외부에서 가져오지 않는다. 다른 생물의 박테리아를 모기에 주입해서 알을 못 낳게 하는 바이오 수컷 모기를 만들어 모기의 개체 수를 줄이는 노력도 눈에 띈다. 어린이를 위한 거북 에듀케이터 프로그램, 타히티의 옛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 등 자연과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잘 갖췄다. 그 결과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환경 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과 기관에게 주는 터틀 상(Turtle Award)을 2010년부터 6회 연속 받았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섬을 즐기고 싶다면 얼티메이트 라군 투어에 나서도 좋다. 배를 타고 투명한 라군과 ‘새 섬’을 지나 원시적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섬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라군 투어에 나서면 쪽빛, 옥빛 등 사전에 정의된 온갖 파란색이 넘실거리는 바다와 만난다. 거짓말 같은 바다를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을 무렵 또 하나의 드라마틱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비현실적인 바다 위를 유유히 나는 새. 테티아로아는 타히티에서 가장 큰 조류 서식지 중 하나다. 흰색 제비갈매기, 갈색 부비새, 군함새, 붉은 꼬리 열대 조류와 윈드워드 제도(Windward Islands)에서만 서식하는 멋진 볏을 가진 새들이 모두 테티아로아에서 함께 살아간다. 일명 ‘새 섬’인 타후나이티 (Tahuna Iti)에는 새들의 천적이 없다. 붉은발 부비가 우아한 날개짓으로 구름 한 점 없는 창공을 날아오른다. 태초의 자연을 간직한 섬은 새들의 낙원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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