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있을 때면 즐겨 찾는 나만의 휴식처 같은 장소가 있나요?
한국인에겐 천편일률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프랑스인은 익숙한 걸 좋아해요. 프랑스에선 한국처럼 새로운 식당과 카페가 수시로 생겨나진 않아요. 대부분 어릴 때부터 가던 곳만 가죠. 저 역시 가족과 외식을 하면 항상 똑같은 곳에 가서 똑같은 것을 먹어요. 심지어 제가 어릴 때부터 다니던 빵집에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같은 할머니가 계시죠. (웃음) 저는 파리 19구 출신인데요, 뷔트 쇼몽(Parc des Buttes Chaumont)이라는 공원이 그곳에 있어요. 파리의 다른 공원에 비하면 그리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굉장히 예쁜 공원이에요. 규모가 꽤 큰데, 작은 폭포도 있고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이 아름답죠. 집에서 걸어서 2분 정도 거리라, 자주 가는 장소예요. 영화 〈아멜리에〉에 나온 생마르탱 운하(Canal Saint-Martin)도 자주 가고요. 집 근처라서 부모님, 친구들과의 추억이 있는 장소이기도 하죠.
한국에서 태권도 선수, 모델, 배우, 방송인, 박물관 해설사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도전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보면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나름의 일관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고 싶은 것에 경계를 두고 싶지는 않거든요. 결과물이 뭐가 되었든 제가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도전해보고 싶어요. 호기심이 굉장히 많은 편이고, 음악, 요리, 여행 등 좋아하는 것도 다양하고, 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도 많아요.
10년 뒤의 내 모습이나, 큰 꿈을 얘기하기보다 꾸준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대신 한 가지를 시작하면 성실함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다양한 일에 도전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성실하게, 어떻게 보면 조금 집요하게 끝까지 파고드는 편이에요. 하나에 꽂히면 끝까지 한다고 할까요? 10년 뒤엔 제가 어디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10년 전에 지금의 저를 상상하지 못한 것처럼요.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는 미래를 예측한다는 일이 불가능하잖아요. 차라리 현재에 집중해서 잘 해내자, 이런 편이에요.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갖고 싶지도 않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