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소개를 부탁드려요.
직접 디자인한 그림과 레이아웃을 이용해 일상생활에 따뜻한 감성을 더해주는 문구와 소품을 만들고 있는 디자인 브랜드입니다. 창전동에 위치한 이곳은 작업실과 쇼룸, 창고와 택배실로 이루어져 있어요. 혼자서 모든 작업을 하다 보니 쇼룸은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오픈하고 있습니다.
이 골목에 처음 자리 잡은 시기와 계기는?
원래는 2년 전 이 골목과 가까운 다른 골목 안쪽에 작은 작업실이 있었어요. 그러다 공간이 점점 좁아지고 쇼룸을 열고 싶은 마음도 생겨 이 동네 주변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에 쏙 드는 자리가 없어서 매번 허탕을 쳤는데, 근처에서 빵을 사가는 길에 우연히 ‘딱!’ 원하는 평수의 자리가 나온 걸 발견하고는 얼른 계약했죠. 그렇게 2021년을 이 골목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창전동 골목 일대에서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저희 골목은 짧다면 짧은데, 그 안에 바, 카페, 디저트, 소품, 다이너, 패션, 버거, 음악 등 정말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동네는 산책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에요. 볼거리가 많은 산책로를 원한다면 홍대입구역부터 공덕까지 자연이 어우러진 경의선숲길 공원을 따라 걸어도 좋고, 조용한 산책길을 원한다면 와우공원을 중심으로 홍대 뒷편을 걸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골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20대 초반 봄, 3개월 정도 도쿄 센다가야(千駄ケ谷)에 머문 적이 있어요. 여행이라기엔 너무도 현지인 같은 생활을 하며 지낸 덕에 게스트하우스 뒷골목이 선명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 동네에도 하라주쿠(原宿), 시부야(渋谷)로 이어지는 숲길 같은 산책로가 있어 좋았어요. 산책을 마치고 돌아올 때면 골목 끝에 있는 99엔 마트에서 식자재를 사 들고 와서 저녁을 해결하곤 했는데, 매년 봄이면 그 추억이 봄내음을 타고 스멀스멀 피어 오릅니다. 어느 곳이든 관광지 느낌이 너무 강하게 나서 피로감이 느껴지는 골목보다는, 소소한 볼거리와 주민들의 일상이 곳곳에 묻어 있는 정겨운 골목이 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창전동 골목에 생겼으면 하는 공간이 있는지?
개인적으로 책을 굉장히 좋아해서 독립서점이 생긴다면 아마 매일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젊은층, 예술계 종사자, 외국인, 적절한 유동 인구가 다양하게 섞인 동네여서 문학이라는 카테고리도 이 골목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감성적인 가정식 식당이 있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해가 촘촘히 드는 이 골목에 잘 어울릴 법한 따뜻한 밥상을 내주는. 소심하게 말했지만 정말로 간절히 원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