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선과영의 복태와 한군이 만든 죽음의 바느질 클럽.

 

© 손동주

Deadly Sewing Club
바느질이라는 환상의 나라로, 죽음의 바느질 클럽

부부 듀오 밴드 선과영의 복태와 한군이 악기와 마이크 대신 바늘과 실을 들고 죽음의 바느질 클럽을 열었다. ‘빛이 들리고/ 바람이 보이고/어둠이 들리고/아무 생각없이 걸었어(선과영의 ‘난 그냥 걸었어’ 중)’ 자신들의 노래에 등장하는 내레이션처럼 빛과 바람, 어둠을 지나며 그저 묵묵히 걸어 바느질이라는 세계에 도착한 것. 치앙마이 햄프실을 꿴 바늘을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일은 이들에게 또 다른 음악이다.

​​​​​​​인터뷰어 박진명
인터뷰이 복태와 한군(죽음의 바느질 클럽 운영자)
사진 손동주

요즘 일상이 궁금해요.
한군 일주일에 3~4번은 워크숍을 열고 나머지 시간에는 전시와 책(인터뷰 당시 〈죽음의 바느질 클럽:모쪼록 살려내도록〉의 출간을 앞두고 있었다)을 준비하고 있어요.

음악 작업실은 따로 있나요?
한군 올해 3월, 저희가 함께한 지 14년 만에 처음으로 작업실을 만들었어요. 그 전에는 음반 작업도 집에서(녹음은 녹음실에서), 바느질 워크숍도 집에서 했죠. 복태 작업실이 생기니 워크숍도 더 잘 되는 것 같고 전시 제안도 받고, 이런 인터뷰 촬영도 하게 됐네요.

늘 일상을 함께하는데 다투진 않나요?
한군 8년 차까지는 엄청 싸웠어요.
복태 그렇게 싸워서 이제 더 이상 싸울 거리가 없는 거예요(웃음).

두 분이 ‘복태와 한군’이라는 밴드를 결성하면서 만나게 된 거죠?
복태 2010년 친구 생일 파티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20세였던 한군은 전북 전주에서 막 상경한 기타리스트였는데, 기타 연주를 듣고 제가 같이 밴드를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그런데 음악만큼 사랑을 너무 열심히 해버린 거죠(웃음).

바느질도 함께하고 있네요.
복태
2016년 가족 여행으로 떠난 태국 치앙마이에서 치앙마이식 옷짓기에 매료돼 본격적으로 바느질에 빠져들었어요. 결혼과 동시에 육아를 하며 음악 수업이나 공연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때였거든요. 제가 음악 수업을 하면 한군이 시각 자료를 만들어주며 서포트해주곤 했는데, 바느질 수업을 시작할 때도 한군이 포스터 제작이나 자료 수집을 도와줬어요. 파트너로서 호흡이 잘 맞는 편이죠.
한군 가치관이나 철학이 비슷하기 때문에 음악이든 바느질이든 함께하는 것 같아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성장하는 관계가 됐죠. 그렇게 되기까지 엄청 많이 싸웠지만요(웃음). 처음부터 완벽한 건 없는 것 같아요. 각자 살아온 방식을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니까요.
치앙마이식 옷짓기에 매료된 순간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복태 치앙마이 예술가 마을 반캉왓(Baankangwat)에 자리한 편집숍 겸 카페 페이퍼 스푼에 들렀다 나오는 길이었어요. 길목에서 어떤 남자가 바느질하는 걸 보고 서툰 영어로 무작정 말을 걸었죠. “어떻게 하는 거냐, 나도 배우고 싶다.”라고. 제 바느질 스승이자 친구인 액(EAK)을 처음 만난 순간이에요.
한군 한국에 돌아와 복태가 바느질을 열심히 연마하는 동안 저는 육아에 전념했어요. 2019년에 다시 치앙마이에 가게 됐는데, 액의 재킷에 놓인 알록달록한 자수를 보곤 바로 가르쳐 달라고 했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 재능이 있는 복태와 달리 꾸미고 재배치하는 걸 좋아하는 제게 딱 맞는 작업이더라고요. 자수를 배우고 돌아왔더니 코로나가 퍼져 공연 예술계가 완전히 마비된 거예요. 그 기회에 둘이 앉아 바느질 기술을 열심히 갈고 닦았어요.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 저희 영상을 올리면서 바느질 수업도 시작했죠.

자연스럽게 흘러간 거네요.
한군 인생의 다음 챕터로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미션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액이 바느질로 다른 세상을 알려줬듯 최근 갤러리 아원에서 열린 〈니들 댄스 타임〉이라는 전시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으로 복태가 만든 옷을 판매하게 됐거든요.
복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바느질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돌이켜보면 2010년 부터 모든 일이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간 것 같아요. 2022년, 바느질 수업에서 얻은 수익으로 정규 1집(복태와 한군으로 활동하다 선과영으로 이름을 바꾼 후 발표한 첫 번째 정규 앨범 〈밤과낮〉)을 냈어요. 2010년에 활동을 시작해 12년만의 첫 앨범이었죠. 한군 평소에도 의식주 중 한 가지쯤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자급자족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기다 보니 자연스레 바느질에 꽂힌 것 같아요

치앙마이식 옷짓기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복태
액에게 배운 건 치앙마이 소수 민족 중 하나인 카렌(Karen)족의 전통 의상 만드는 법이에요. 치앙마이식 옷 짓기, 치앙마이식 손바느질은 저희가 붙인 말이죠. 활동성 좋은 원단을 활용해 일상복을 만드는데, 일단 재단법이 너무 쉬워요. 줄자나 패턴, 시침 하나 없이 원단을 몸 위에 대고 바로 재단 하면 돼요. ‘이렇게 해서 옷이 되겠어?’라고 할 정도로 티셔츠, 바지, 재킷 등 모든 종류의 옷을 쉽게 만들 수 있죠.
한군 바느질 기법도 독특해요. 소수 민족마다 다르긴 한데 보통 천연 염색된 치앙마이 햄프실로 천을 엮어 옷이나 소품을 만들어요. 카렌족을 포함한 소수 민족에게 손바느질은 생계 수단이에요. 직접 키운 목화로 옷을 지어 시장에 내다 팔곤 하죠. 요즘 세대는 대도시에 나가 돈을 벌 생각에 더 이상 바느질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대요.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액은 시간이 될 때마다 그들의 마을로 들어가 바느질을 배워요.
치앙마이에서 모르는 이에게 대뜸 바느질을 알려 달라고 한 것처럼 새로운 일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편인가요?
복태
나 그런 사람인가?
한군 가끔 복태답지 않은 행동을 할 때가 있어요. 그런 순간이 새로운 계기를 만들곤 하죠. 원래 엄청 내성적인 사람인데, 저에게 처음 말을 걸었을 때나 국적과 언어도 다른 누군가에게 뭔가를 가르쳐 달라고 했을 때 처럼 결정적 순간을 놓치지 않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한군 님은요?
한군
저는 그야말로 뭔가를 계획하며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주어진 일을 잘 하면 그 다음 일로 연결된다는 소신으로 살아왔거든요. 물론 장단점이 있는데, 제 부족한 점을 잘 채워주는 복태 덕분에 이런 제 방식이 좋은 쪽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아요. 복태는 뭐든지 뚫는 바늘이고 저는 그 사이를 잘 엮는 실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복태 오, 표현 좋은데? 한군 책에도 쓸 걸…. 이제야 생각났네. 

‘죽음의 바느질 클럽’의 탄생 비화를 알려주세요. 
한군 앞서 언급했듯 코로나 때문에 음악으로 먹고 살기 어려워지면서 바느질 워크숍을 열게 됐어요. 수강생 중 한 명이 바느질에 완전 몰입한 순간 “이거 완전 죽음이잖아. 죽음의 바느질 클럽이네.”라고 했는데, 저희의 감성과 딱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분에게 허락을 맡고 그때부터 ‘죽음의 바느질 클럽’이라 부르기 시작했죠.
복태 죽도록 해도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도 있어요. 영어로는 데들리 소잉 클럽(Deadly Sawing Club)이라고 부르는데, ‘deadly’에 담긴 또 다른 뜻처럼 ‘치명적인 바느질 클럽’이기도 한 거죠. 바느질에는 고요한 치열함이 있거든요. 바느질할 때 분위기는조용하고 평화롭지만 사람들이 속으로 환호를 지르고 있는 게 눈에 보여요. 한군 불교에서 죽음은 육신의 소멸이 아니라 마음의 소란함과번뇌가 사라지는 걸 뜻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죽음의 바느질 클럽이라는 이름에 무게감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오프라인 워크숍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건 2022년부터라고 들었어요.
복태 최근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아졌잖아요. 제로 웨이스트 숍이나 환경 단체에서 수업 의뢰가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한군 올해 1월, 제 개인 SNS 계정에 소파를 수선하는 짧은 영상을 올렸어요. 어떤 알고리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 영상이 전 세계로 바이럴되더라고요. 팔로워가 3개월 만에 4만 명이나 늘었어요. 당시 치앙마이에 있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수업과 전시 의뢰가 빗발치는 거예요. 3~4년 전부터 준비해온 책도 이번에 마무리됐고요. 이 모든 타이밍은 우리가 계획하거나 의도한 게 아니거든요. 우리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만들어가다 보니, 재미있게 봐주고 함께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긴 것 같아요.
비닐봉지를 바느질로 수선하는 건 어떻게 떠올린 아이디어인가요?
한군
양말부터 시작해서 옷, 가방, 신발, 가죽, 무스탕 등 바늘이 들어가는 온갖 소재에 바느질을 해봤어요. 끝판왕은 우산이었죠. 웬만한 소재는 한 번쯤 다뤄봤을 무렵, “새로운 게 없을까?”라고 복태에게 물었죠. 
복태 그때 제가 비닐봉지를 얘기했어요. 한군 평소 제가 분리수거 담당인데요. 아무리 의식적으로 소비한다고 해도  대가족(복태와 한군을 포함해 세 딸 지음, 이음, 보음 그리고 강아지 열음이 있다)이다 보니 쓰레기가 많이 발생해요. 분리수거할 때마다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데, 복태의 말을 듣고 나니 비닐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다들 비닐봉지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해줬는지 잊은 것 같았죠. 골칫덩어리 취급을 하잖아요. 투명하고, 반짝이고, 썩지 않고, 바느질을 하면 앞뒷면이 모두 보이고. 비닐이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 미적 가치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닐이란 소재의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게 된 거죠. 올해 초, 치앙마이에서 비닐봉지에 바느질하는 영상을 SNS에 올렸어요. 한순간에 조회수가 100만 뷰를 훌쩍 넘더라고요.

요즘 사람들은 무언가에 시간을 투자하는 데 효율성과 생산성을 많이 따지잖아요. 아무것도 재지 않고 뛰어들 수 있다는 게 멋진 것 같아요.
복태
효율성의 개념이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것 같긴 해요. 저 또한 시간을 허투루 쓰는 걸 정말 싫어해요. 내가 하고 싶은 일로 시간을 보내야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바느질은 내 즐거움을 채워줄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옷도 지어줄 수 있는 일이에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서 음악을 시작한 것처럼 바느질을 통해 충만해진 마음을 나누고 싶어 워크숍을 열게 된 거고요.
한군 지금 당장 내게 즐거운 일이라면 그 자체로 유익하다고 생각해요. 복태가 만들어준 빨롱(Palong, 태국 고산족 중 하나)족 전통 재킷에 바늘을 꽂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계속 바느질을 했어요. 돈이 될지 안 될지는 관심 없고, 그저 실과 바늘로 그릴 수 있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즐거움과 기쁨을 느꼈죠. 그거면 충분히 효율적인 삶이라고 생각해요.

죽음의 바느질 클럽이 강조하는 ‘치앙마이 정신’도 비슷한 맥락인가요?
한군 액에게 치앙마이식 바느질을 배우면서 영감을 받았어요. 바느질이 서툴고 어색해도 액은 항상 “괜찮아, 이건 핸드메이드잖아. 너만의 스타일이야. 네가 입을 건데 뭐가 걱정이야?”라고 얘기하거든요. 이를 테면 x자 스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도 “정답은 없어. 그건 너의 스티치야.”라고 말해요. 좀 헤매면 어떤가요. 그 과정 속에 배움이 있는 거죠.
복태 바느질할 때 힘을 많이 주면 천이 울고 힘을 빼면 땀이 느슨해지거든요. 그 적당한 힘은 순간에 몰입해야만 찾을 수 있어요.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게 중요해요. 한군 디테일에 연연하지도 않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상하지만 않으면 돼요.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게 치앙마이 정신이에요.
치앙마이 바느질 여행을 주제로 여행 상품도 기획하고 있어요.
복태
2020년 1월에 처음 시작했어요. 제 첫 직장이 공정 여행 전문 여행사였거든요. 그 경험 덕분에 여행 상품을 기획하는 게 어렵진 않더라고요. 항공과 숙박은 제외하고 현지에서 바느질 워크숍만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에요. 바느질 수업을 이끌어주는 액과 공정하게 수익을 배분하고, 참가자에겐 소수 민족에게 물건을 살 때 가격을 흥정하지 말라고 당부해요.
한군 시장에서 처음 모이는데 자기 소개나 인사도 생략하고 곧장 실과 원단부터 사러 가요. 워크숍이 열리는 이너프 포 라이프로 이동해 액과 함께 바느질을 시작하죠. 액이 현지인만 아는 페스티벌을 추천해주면 함께 가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그렇게 3일간 바느질을 매개로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게 되죠. 복태 내년엔 소수 민족을 만나러 가는 여행을 기획할 예정이에요. 많은 분이 소수 민족을 직접 만나 원단이나 수공예품을 구입해보고 싶어 하더라고요.

워크숍이나 여행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는지 궁금해요.
복태
오픈 이래 한 번도 컴플레인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그만큼 저희와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 같아요. 수공예의 가치를 알고 자급자족을 실천하고 싶은 사람들이죠.

바느질이 음악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있나요?
한군
바느질에 손을 많이 쓰다 보니 평소 굳어 있던 근육을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섬세한 소재에 바느질을 할 때는 힘 조절을 정말 잘 해야 하거든요. 덕분에 기타 연주할 때 미묘한 영역까지 터치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달까. 복태 음악을 하기 때문에 바느질을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바느질에도 리듬감이 필요하거든요. 특히 한군의 바느질 작업은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손이 움직이기 때문에 리듬이 정말 중요해요. 그 작업을 보고 있으면 바느질이 마치 하나의 노래 같단 생각도 들어요. 결국 바느질과 음악이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한군 공예적이라기보다 음악적이라는 점이 저희 작업의 매력인 것 같기도 해요.

복태와 한군이라는 밴드명으로 활동하다 선과영으로 바꾼 이유는? 
복태 사실 복태와 한군은 가칭이었어요. 결혼 직후 전북 진안군으로 귀촌했을 때 〈인간극장〉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그 방송으로 저희 밴드가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거예요. 공연할 때도 밝은 분위기의 노래만 부르게 되고. 내면엔 슬픔, 우울과 같은 어두운 부분도 분명 존재하는데 말이죠. 정규 1집 앨범을 낼 때 이전의 유기농 밴드 이미지를 깨고 싶었어요.
한군 복태의 본명인 ‘선영’에 ‘과’를 넣었죠. 저희 밴드의 방점은 ‘과’에 있어요. 영어로는 ‘라인 앤 서클(Line And Circle)’. 우리 삶이 직선처럼 한 방향으로 가는것 같지만 결국에는 순환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복태 1집 앨범명 〈밤과 낮〉도 같은 의미예요. 밤이 오면 낮이 오듯, 기쁨이 오면 슬픔도 오고, 아픔이 있으면 기쁨도 있고, 그런 이야기를 관조적으로 표현한 앨범이죠. 
앞으로 죽음의 바느질 클럽에서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복태
우선 저희의 첫 책 출간 기념으로 북토크나 워크숍 등의 활동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7월 25일부터 세 달간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플라스틱 파라다이스!?〉라는 제목의 단체전에 참여해요. 저는 카렌족이 직접 키운 목화로 직조한 원단으로 옷을 만들고 한군은 비닐봉지 바느질 작업을 전시할 예정이에요. 생분해되는 천연 섬유인 목화와 썩지 않는 비닐봉지를 대조해 무엇이 슬로 패션이고 패스트 패션인지 그 모호한 경계를 돌아보는 자리가 될 거예요.
한군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치앙마이 원단을 수입해 본격적으로 사업화하려고 해요. 치앙마이 원단이 유니크한 것도 있지만 21세기에도 전통 방식으로 천을 짜고 옷을 만드는 현지 소수 민족의 삶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제2회 치앙마이 페스티벌이 서울 망원동에 자리한 스페이스 소다 2002에서 10월 5일부터 6일까지 열릴 예정입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행사인데, 올해는 액을 포함해 치앙마이의 다양한 수공예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죠. 이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려고요.

서로가 없었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한군
객사했겠지(웃음).
복태 한군이 늘 하는 얘기예요. 저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고향에서 객사했을 거라고. 저는 정형화된 삶을 살았을 것 같아요. 한군이 틀을 깨는 사람이라면 저는 틀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거든요. 제 안에선 창의력이 마구 샘솟지만 지키고자 하는 선이 너무 명확해서 그걸 잘 발현하지 못하는데, 한군이라는 좋은 소스가 있어서 마음껏 기획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저는 악기를 잘 다루지 못하지만 기타 연주에 능한 한군이 있어 악기를 활용한 수업을 할 수 있죠.
한군 저는 아마 시골에서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고 있을 거예요. 물론 그것도 가치 있고 아름다운 일이긴 하지만. 20대 초반까지 본능대로 살아왔거든요. 복태를 만나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제가 가진 감각이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복태는 제게 동반자이기 전에 선배이자 선생이기도 하죠. 혼자라면 또 다른 선택지가 있겠지만 지금만큼 즐거울 것 같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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