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바느질 여행을 주제로 여행 상품도 기획하고 있어요.
복태 2020년 1월에 처음 시작했어요. 제 첫 직장이 공정 여행 전문 여행사였거든요. 그 경험 덕분에 여행 상품을 기획하는 게 어렵진 않더라고요. 항공과 숙박은 제외하고 현지에서 바느질 워크숍만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에요. 바느질 수업을 이끌어주는 액과 공정하게 수익을 배분하고, 참가자에겐 소수 민족에게 물건을 살 때 가격을 흥정하지 말라고 당부해요.
한군 시장에서 처음 모이는데 자기 소개나 인사도 생략하고 곧장 실과 원단부터 사러 가요. 워크숍이 열리는
이너프 포 라이프로 이동해 액과 함께 바느질을 시작하죠. 액이 현지인만 아는 페스티벌을 추천해주면 함께 가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그렇게 3일간 바느질을 매개로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게 되죠. 복태 내년엔 소수 민족을 만나러 가는 여행을 기획할 예정이에요. 많은 분이 소수 민족을 직접 만나 원단이나 수공예품을 구입해보고 싶어 하더라고요.
워크숍이나 여행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는지 궁금해요.
복태 오픈 이래 한 번도 컴플레인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그만큼 저희와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 같아요. 수공예의 가치를 알고 자급자족을 실천하고 싶은 사람들이죠.
바느질이 음악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있나요?
한군 바느질에 손을 많이 쓰다 보니 평소 굳어 있던 근육을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섬세한 소재에 바느질을 할 때는 힘 조절을 정말 잘 해야 하거든요. 덕분에 기타 연주할 때 미묘한 영역까지 터치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달까. 복태 음악을 하기 때문에 바느질을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바느질에도 리듬감이 필요하거든요. 특히 한군의 바느질 작업은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손이 움직이기 때문에 리듬이 정말 중요해요. 그 작업을 보고 있으면 바느질이 마치 하나의 노래 같단 생각도 들어요. 결국 바느질과 음악이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한군 공예적이라기보다 음악적이라는 점이 저희 작업의 매력인 것 같기도 해요.
복태와 한군이라는 밴드명으로 활동하다 선과영으로 바꾼 이유는?
복태 사실 복태와 한군은 가칭이었어요. 결혼 직후 전북 진안군으로 귀촌했을 때 〈인간극장〉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그 방송으로 저희 밴드가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거예요. 공연할 때도 밝은 분위기의 노래만 부르게 되고. 내면엔 슬픔, 우울과 같은 어두운 부분도 분명 존재하는데 말이죠. 정규 1집 앨범을 낼 때 이전의 유기농 밴드 이미지를 깨고 싶었어요.
한군 복태의 본명인 ‘선영’에 ‘과’를 넣었죠. 저희 밴드의 방점은 ‘과’에 있어요. 영어로는 ‘라인 앤 서클(Line And Circle)’. 우리 삶이 직선처럼 한 방향으로 가는것 같지만 결국에는 순환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복태 1집 앨범명 〈밤과 낮〉도 같은 의미예요. 밤이 오면 낮이 오듯, 기쁨이 오면 슬픔도 오고, 아픔이 있으면 기쁨도 있고, 그런 이야기를 관조적으로 표현한 앨범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