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영

Check-in
체크인 후에

여행지의 숙소는 낯선 장소에서 유일하게 허락된 안식처다. 생경한 풍경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대신 하룻밤 쉬어갈 작은 방 안에서 창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바깥 풍경은 묘한 안도감을 안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여행자와 마찬가지로 여행지 역시 정제되지 않은 속살을 그대로 드러낼 수 밖에 없는 순간. 사진가 조지영의 여행은 그렇게 마주한 낯선 도시의 일면을 가만히 응시하면서 시작된다.

글 · 사진 조지영

보통의 여행은 도시를 정하고, 가고 싶은 장소를 리스트에 넣고, 대략의 일정을 짜며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수집한 정보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여행에 있어서 숙소의 창문 밖 풍경이라고 하는 것은 늘 복불복의 한 요소다. 커튼을 젖혀 보기 전까지는 예측하기 힘든, 마치 복권을 긁는 듯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옆 건물의 흰색 타일 벽 뷰에 자주 당첨되곤 했고, 페루의 쿠스코(Cusco)에서는 붉은 지붕이 끝없이 내려다보이는 뷰에 당첨되었으며, 타이완에서는 서울과 비슷한 빽빽한 건물 뷰, 이탈리아에서는 창문마다 정겹게 빨래가 걸려있는 뷰나 원없이 초록이 펼쳐진 와이너리 뷰 등에 당첨되기도 했다.
벽 뷰를 만나고 나서부터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창문 밖 풍경을 마주한 순간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도시의 민낯을 보게 된 기분이라 갑자기 그 도시와 막역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여행지에서 숙소의 창문을 열어 밖을 내다보는 일은 나에게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되었다. 숙소 창문을 열면 그제서야 비로소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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