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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여행답게, 여행을 더 여행답게

때로는 매일의 출퇴근에서, 때로는 장거리 여행에서. 김시아는 라이드로 더 넓은 여행을 만들어 가며 그 과정에서 느낀 순간순간의 감정을 사진으로 남긴다. 판교 탄천과 제주도에서 e-Bike를 타고 자유롭게 포착한 그녀의 사진을 통해 풍부한 여행의 감성에 공감해보자.

글·사진 김시아
김시아는 예전부터 사진 찍는 게 취미였던 터라 자전거를 타면서부터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게 되었다. 이제는 사진과 자전거, 둘 중 하나라도 빠진 삶이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한때는 언덕이 가장 싫었지만, 이번에 스페셜라이즈드 e-Bike를 경험하며 자유로워졌다.

어느 날 남편에게 자전거를 깜짝 선물로 받으면서 자전거에 입문했습니다. 첫 투어 라이드 코스는 팔당이었어요. ‘첫 투어’라고 쓰고 ‘제 자전거 역사상 가장 큰 위기’라고 읽어야 할 것 같네요. 남편이 회사 동료와 한강에서 치킨을 먹자고 해서 흔쾌히 자전거를 타고 처음으로 한강에 나갔어요. 치킨을 다 먹고 헤어지려는데 갑자기 남편 동료가 다 같이 팔당에 가자고 하더군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없고 다들 괜찮을 거라고 안심시키니 ‘설마 죽기야 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어요. 하지만 준비 없이 떠난 길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불어 속도가 나지 않았고, 온몸이 살려 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죠. 결국 도착해서 서럽고 힘들어서 혼자 엉엉 울었어요. 물론, 그날 잘 마무리가 되지 않았더라면 제가 이렇게 그날을 회상하는 일도 없었겠죠?
자전거 타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투어 라이드 코스를 짤 때는 좋은 풍경과 예쁜 꽃이 있는 곳을 위주로 코스를 정해요. 다양한 풍경을 보기 위해 웬만하면 왕복 코스보다는 순환 루트로 짜고요. 평소에 볼 수 없던 아름다운 풍경, 나를 스치는 바람, 부서지는 햇빛, 함께 땀을 흘린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 완주 후의 성취감과 함께 해냈다는 동료애, 안도감까지. 순간순간의 느낌과 감정이 나를 채우고, 또 다시 새로운 곳으로 향하는 원동력이 되어줘요.
매년 떠나는 제주 라이드 여행은 벌써 5년째예요. 매번 안 가본 길로 달리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쓰는데요. 이번에 서귀포의 아기자기한 길을 달리던 중 말문이 막힐 정도로 가파른 언덕길을 만났어요. 결국 저와 남편은 ‘끌바’로 끝도 안 보이는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죠. 풍경은 정말 예뻤어요. 꼭 열대 섬의 밀림 같더군요. 한참을 헤매다 우연히 만난 현지 분이 길을 알려주셨어요. 감사 인사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서려는데, 그분이 잠깐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한라봉을 손에 3개씩 쥐어 주시더라고요. 그게 어찌나 위로가 되고 감사하던지. 이 험한 길을 오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자전거로 여행하면 풍경을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전지 훈련이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그런데 이번에 처음 e-Bike를 타고 제주 성판악과 1100고지를 올라간 경험은 전혀 달랐어요. 나무 하나하나가 이렇게 예쁘고 아름다운지 처음 알게 되었죠. 풀잎과 나무에 촘촘하게 자란 이끼까지 하나하나 반짝이는 것 같았고요. ‘이제 더 이상 산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자유롭고 여행다운 여행을 할 수 있게 된 셈이죠. 저처럼 ‘자태기(자전거 권태기)’가 온 라이더라면 e-Bike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일상의 활력을 불어넣어줄 거예요. 다음에는 e-Bike로 함양 지안재에 가서 멋진 풍경 사진을 찍어보고 싶네요.
카메라를 들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게 제 일상의 리추얼이에요. 라이드를 하다가 여유가 되는 대로 사진을 찍죠. 판교 탄천은 몇 년째 다니는 길인데도 촬영할 때마다 새로워요. 계절마다 피는 꽃 사진을 찍는 것도 즐겁고요. 통근길은 왕복 20킬로미터, 자전거로 1시간여의 비교적 짧은 거리라 가벼운 마음으로 달릴 수 있어요. 출근길에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고 퇴근길에는 그날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생각을 정리해요. 일상에서 여행을 느끼게 되는 포인트는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라이드를 하더라도 시간에 쫓기는 출근길이라면 여행하는 기분이 들지 않겠죠. 그런 점에서 e-Bike는 라이더를 자유롭게 해줘요. 제가 경험한 e-Bike는 최대 시속 25킬로미터의 속력을 내요. 늦을까봐 오버 페이스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전거가 도와주는 거죠.
출퇴근길 라이드가 하루하루 가볍게 살아가게 해준다면, 장거리 라이드는 힘들지만 삶을 재충전해주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매년 5월 말이면 거제도로 수국을 보러 가는데, 수국길이 전부 언덕이라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하고 몇 번을 다짐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수국이 색색으로 핀 풍경이 너무 예뻐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요. 매년 다녀왔는데 작년에는 못 갔어요. 올해 e-Bike로 갈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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