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빈

Walking in the Alley
삼각지 골목 산책

좁은 골목을 지키던 노포 사이사이로 젊고 트렌디한 공간이 들어서며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삼각지. 대로변 안쪽으로 걸음을 옮겨 오래된 골목을 걸어보자. 오픈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새로운 공간을 탐방하는 삼각지 산책길.

정리 표영소
일러스트레이션 김은빈

막스

Q 간단한 공간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컨벤셔널 와인, 내츄럴 와인과 유럽피언 프랑스 요리를 정성스레 준비해 선보이는 와인바입니다.

Q 이 골목에 처음 자리 잡은 시기와 계기는?
A 삼각지역 대로변에서 돈카츠 팔월( august_tonkatsu)이라는 작은 돈카츠집을 운영하고 있어서 가까운 곳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3월에 문을 열어서 막스(Mars, 프랑스어로 3월이라는 뜻)라고 이름을 붙였고요.

Q 삼각지 일대에서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A 삼각지 고가차로 위 양쪽에 인도가 있어요. 거기 서면 발 아래로 철길이 뻗어 있죠. 위에서 기차가 지나는 걸 내려다보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 광경을 보면 한 번씩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집니다.

Q 여행지에서 만난 골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프랑스 리옹의 구시가지 ‘비유 리옹(Vieux Lyon)’. 사각 돌바닥과 옛 상가 조명이 어우러지고 블랑제리, 파티세리, 레스토랑, 옷가게, 갤러리, 성당이 골목 여기저기 자리해 있는데,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Q 어떤 이들에게 삼각지 골목 산책을 권하고 싶나요?
A 삼각지는 옛날 동네라서 작고 오랜된 가게와 새롭게 리모델링한 트렌디한 가게가 섞여 있고, 다양한 맛집이 많아 각기 다른 취향을 지닌 이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다른 지역의 골목 중에 좋아하는 곳이나 궁금한 곳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요즘은 오래된 옛 건물에 힙한 술집, 카페, 식당, 편집숍이 들어선 성수동 연무장길이 좋더라고요.

인터뷰이 : 문상욱 셰프

클럼지 베이커리

Q 간단한 공간 소개를 부탁드려요.
A 평범한 대기업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자아실현을 위해 도전한 작은 디저트 가게입니다.

Q 이 골목에 처음 자리 잡은 시기와 계기는?
A 가게 자리를 찾기 위해 평소 좋아하던 동네부터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으면서 유동 인구가 적당히 있고 너무 붐비지는 않는 곳. 딱 삼각지역 안쪽 골목이더군요.

Q 삼각지 일대에서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A 삼각지역에서 녹사평역 방면으로 이어지는 길이 좋습니다. 특히 가로수가 단풍으로 물든 가을철을 추천합니다. 녹음이 푸르른 계절에 산책해도 기분 좋아지는 곳이에요.

Q 여행지에서 만난 골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대학생 때 1년간 런던에서 어학 연수를 했는데, 당시 제가 살던 앤젤(Angel)역 근처이즐링턴 어퍼 스트리트(Islington Upper St.)을 추천합니다. 일주일에 꼭 한 번은 방문해서 나만의 디저트 가게를 꿈꾸곤 했던 오토렝기(Ottolenghi)를 비롯해 수많은 레스토랑과 디저트 가게 그리고 볼거리가 있는 곳입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곳의 정경이 떠오릅니다.

Q 어떤 이들에게 삼각지 골목 산책을 권하고 싶나요?
A 성수, 한남동과 같이 지나치게 밀집된 골목 상권보다 살짝 힘을 뺀 듯한 장소를 더 선호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Q 다른 지역의 골목 중에 좋아하는 곳이나 궁금한 곳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한가롭게 걸어 다니면서 골목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서순라길이나 원서동을 좋아합니다. 제가 가게 자리를 알아보려고 돌아다녀본 곳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인터뷰이 : 김준 파티셰

가타부타

Q 간단한 공간 소개를 부탁드려요.
A 담백하고 소박한 하와이 음식을 만드는 가타부타입니다. 2021년 4월 30일에 문을 열었습니다.

Q 이 골목에 처음 자리 잡은 시기와 계기는?
A 산책을 하다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골목과 낡은 아파트, 시간이 멈춘 듯한 건물 사이로 바쁘게 지나는 사람들을 보며 문득 ‘이곳에서 장사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고 자리를 알아보던 중 다시 이 골목을 찾았고, 지금의 공간을 만났습니다.

Q 삼각지 일대에서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A 파르품 삼각을 추천해요. 좋은 향기는 지친 일상에 생기를 더해주죠. 감각적이면서도 잊고 있던 감성을 일깨우는 따스한 공간입니다. 후스커피(whos.coffee)도 추천하고 싶네요. 커피 맛이 좋고 커피를 대하는 신념 또한 멋진 곳입니다. 맛있는 커피와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하죠.

Q 여행지에서 만난 골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하와이 알라모아나 쇼핑센터에서 알라모아나 비치(Alamoana Beach)로 넘어가는 길에 테니스장 사이로 넓은 공원과 운하가 있습니다. 그 공원을 지날 때면 항상 설레곤 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이름 모를 새들, 운동하는 사람들의 활기 넘치는 소리만으로도 심장이 크게 뛰고 흥분되었죠.

Q 어떤 이들에게 삼각지 골목 산책을 권하고 싶나요?
A 오래된 노포부터 새로 문을 연 크고 작은 점포까지 다양한 공간이 모여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거리의 장점은 많은 상인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한다는 사실입니다. 작은 골목, 큰 골목 사이사이에 숨은 그들만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장소가 주는, 낯설하면서도 친근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Q 다른 지역의 골목 중에 좋아하는 곳이나 궁금한 곳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가끔 친구를 만나기 위해 후암동을 방문합니다. 높은 언덕길 사이사이 크고 작은 가게를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을 거슬러 소풍 온 듯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인터뷰이 : 권덕 셰프

바우카페

Q 간단한 공간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삼각지에서도 오래된 노포가 많은 거리 안에 자리한 작은 카페입니다. 흑임자라테가 시그너처 메뉴이고, 흑임자를 활용한 디저트와 계절감을 살린 디저트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Q 이 골목에 처음 자리 잡은 시기와 계기는?
A 남영동에 5년째 살면서 삼각지에 자주 놀러오게 되고, 좋아하는 카페도 많이 생겼죠. 그러면서 이곳에서 작은 카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때마침 좋은 공간이 생겨서 바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삼각지 일대에서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A 삼각지에는 옛날 주택을 그대로 살린 매장이 많습니다. 그중 도야집이라는 곳은 40년 넘은 가정집을 개조한 숙성돼지고기집이에요. 오래된 공간에 더해진 현대적 멋스러움 때문에 좋아하는 곳입니다. 고기 맛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죠.

Q 여행지에서 만난 골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20대 때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면서 커피에 대한 애정이 한층 커졌습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촬영지로 유명해진 멜버른의 호시어 레인(Hosier Lane)을 추천합니다. 제가 만난 골목 중 가장 힙한 곳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추억이 많은 골목입니다.

Q 어떤 이들에게 삼각지 골목 산책을 권하고 싶나요?
A 최근 삼각지 일대의 오래된 상점이 하나 둘 젊은 감각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어요. 덕분에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동네 분위기가 형성되었죠. 젊은층 뿐만 아니라 삼각지의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도 변화된 모습에서 새로운 감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우커피도 그 산책에 함께하고 싶네요.

인터뷰이 : 이한석 대표

파르퓸 삼각

Q 간단한 공간 소개를 부탁드려요
A 파르품 삼각은 서울의 힙한 중심부를 향으로 표현하고 싶어 시작한 로컬 퍼퓨머리입니다. 삼각지는 서울역, 한강, 이태원 방면으로 세 갈래 길이 갈라져 나가는 곳입니다. 파르품 삼각 쇼룸은 그 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외장재로 주로 쓰이는 빨간 벽돌을 쇼룸 내부로 가져온 것이 특징인데, 수줍게 감춘 듯하면서도 따뜻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트랜드에 민감한 MZ세대와 향에 대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남산, 한강, 이태원의 향을 담은 룸스프레이를 선보이며 향을 좀 더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올펙티브 저니(Olfactive Journey)’라는 시향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이 골목에 처음 자리 잡은 시기와 계기는?
A 삼각지에서 15년 정도 살고 있습니다. 광화문, 여의도 등 도심 접근성이 매우 좋고, 서울역, 용산역과도 가까워 업무 관련 회의가 있을 때도 이동이 편리하죠. 남산이나 한강에 가기도 쉽고요. 몇 년 전부터 이 일대에 카페, 레스토랑, 와인 바 등이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저도 그 대열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삼각지 일대에서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A 숙대입구역에서 한강대교까지, 한 번쯤 시간을 내서 방문해볼 만한 곳이 수십여 곳에 이릅니다. 그중 저희가 자주 찾는 곳은 흑임자라떼로 유명한 바우카페, 삼각지를 모티브로 한 메뉴가 많은 엠엔(nm.seoul)과 이 동네에서 오랫동안 프랑스 가정식을 선보이다가 일식 가츠를 거쳐 와인과 여기에 어울리는 프랑스 음식을 소개하는 막스입니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제대로 된 하와이 포케를 맛볼 수 있는 가타부타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올데이 브런치인 베르트(vert_629)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Q 여행지에서 만난 골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상하이 타이캉루(泰康路)의 티엔즈팡(田子坊)이라는 곳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상하이 고유의 주거 양식인 롱탕(弄堂)에 빨래가 가득 널린 풍경, 저녁 무렵 불이 켜진 소소한 상점과 2층의 작은 레스토랑. 동서양의 이국적 만남이 빨간 벽돌 건물 사이로 교차하는 매력적인 동네입니다. 상하이의 과거와 오늘을 함께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꼭 방문해보길 바랍니다.

Q 어떤 이들에게 삼각지 골목 산책을 권하고 싶나요?
A 연남동, 망원동도 좋지만 조금 더 차분하면서도 트렌디한 공간을 만나고 싶다면 삼각지를 추천합니다. 삼각지에는 성수나 한남과도 또 다른 정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과묵하고 필요한 말만 할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안에 따뜻함과 자기만의 색깔이 있다고 할까요? 아는 사람만 가는 뒷골목의 작고 정겨운, 그러면서도 세련된 식당 같은 곳이 삼각지라고 생각합니다.

Q 다른 지역의 골목 중에 좋아하는 곳이나 궁금한 곳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요즘 서울로로 저녁 산책을 나서곤 하는데, 서울로7017의 끝자락, 만리재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멋진 레스토랑과 카페가 줄지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공일부엌, 만리재비스트로, 베리스트릿키친, 옵튼, 만리199, 종종서울 등이 있는 만리재로가 궁금합니다.

인터뷰이 : 황인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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