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kenzie Cooper on Unsplash

For Zerowaste Camping
제로 웨이스트 캠핑을 위한 아이템

캠핑의 마지막 단계, 쓰레기를 처리하고 나면 어쩐지 자연과 더 멀어진 기분이 든다. 그럴 땐, 가장 자주 쓰는 제품부터 바꿔보자.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친환경 공정으로 만든 비누바와 폐비닐봉지를 업사이클링한 피크닉 매트를 사용한다면, 자연과는 더욱 가까이, 쓰레기와는 영영 이별할 수 있을 것이다. 

박진명
사진 제공 쿠필카, 피치바이피치, 꼬말핫

쿠필카 다회용기
야외에서 더이상 일회용품 쓰레기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 쿠필카(Kupilka)에 주목해보자. 쿠필카는 생활 용기를 만드는 핀란드 브랜드로, 핀란드의 전통 컵 ‘쿠피(Kuppi)’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핀란드어로 작은 컵이라는 뜻의 쿠피는 핀란드에서 뜨거운 차나 음료를 담아 손을 따뜻하게 하는 용도로 쓰인다. 쿠필카의 모든 제품은 목분과 플라스틱을 혼합한 합성 목재(Wood Plastic Composites)로 만든다. 플라스틱처럼 가볍고 견고하지만, 뜨거운 것을 담아도 환경 호르몬이 나올 염려가 없으며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해 관리도 수월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브랜드의 노력이다. 모든 제품은 핀란드에서 만드는데, 생산에 사용되는 전기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공장의 난방은 폐열과 탄소 중립 전기를 사용하며, 생산 단계의 모든 폐기물은 재사용된다. 원료과 포장재 운송부터 제품 제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감자 1.2kg을 재배하는 데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과 비슷할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 다양한 사이즈의 컵 외에도 커틀러리와 플레이트 등 피크닉에 필요한 제품군을 고루 갖췄고, 핀란드를 대표하는 캐릭터 무민이 그려진 제품도 있다. 탄소 제로를 실현한 쿠필라로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 일회용 용기 말고, 감성 가득한 다회용 용기와 함께하는 야외 활동이라면 왠지 더 즐거울 테니까. 

쿠필카 컵 21 : 2만9,000원

www.classiccamper.co.kr

벨먼 바디&페이셜바
제로웨이스트 캠핑을 실천하기 위해 바디워시와 클렌징폼 대신 벨먼 바디&페이셜바를 챙겼다. 얼굴과 몸을 동시에 세정할 수 있어 간편하고 짐의 무게도 줄일 수 있는 제품으로, 패키지는 천연 펄프와 재활용 종이를 활용했고 소이 잉크로 인쇄해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했다.비누가 은근히 휴대하기 어려운 아이템인데, 벨먼의 비누바는 단단하고 밀도가 높아 젖은 채로 종이 패키지에 보관해도 무르지 않고 금세 말랐다. 비누를 물에 묻혀 손으로 두어 번 비비면 금방 부드러운 거품이 생긴다. 선크림 바른 얼굴을 입자가 고운 거품으로 씻어내니 피부가 뽀드득거린다. 건조한 계절이나 산들바람이 부는 숲에서 사용해도 피부가 건조해질 걱정없다. 캠핑 사이트에 돌아가 로션을 바를 때까지 보습이 보송하게 유지되기 때문.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 호호바 씨 오일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데다, 약산성 포뮬러를 포함해 피부 본연의 힘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비누에서 나는 은은한 꽃향기도 마음에 들었다. 액상 600그램을 100그램으로 압축했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꽤 오래 쓸 수 있다. 다음 번에는 쓸 만큼 비누를 소분해 틴 케이스에 담아야 겠다. 샴푸바와 설거지 비누바까지 함께 넣으면 짐이 한결 가벼워질 듯. 텐트를 철수한 후 예전보다 훨씬 많이 줄어든 쓰레기를 보니 뿌듯하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자연에 도움을 줄 수 있는데, 그동안 내가 누린 편리함은 자연의 희생 덕분 아니었을까.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캠핑을 즐긴 기분이다.

온더바디 벨먼 사해머드 마사지 바디&페이셜바 100g(수분 포함) / 85g(건조시) : 1만5,900원

veilment.co.kr

꼬말핫 피크닉 캠핑 매트 
나들이객이 많은 봄과 가을, 한강공원에 출몰하는 쓰레기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이곳에서 쓰레기 때문에 눈살을 찌푸린 적이 한두 번이던가. 그래서 한동안 한강을 찾는 횟수를 줄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한강의 모습을 지켜내기 위해 외면은 정답이 아니다. 돗자리는 빠질 수 없는 피크닉 아이템인지라 버려지는 쓰레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비닐로 만든 돗자리는 재활용이 안될 뿐더러 썩는 데 꼬박 500년이 걸린다고. 그렇다면 폐비닐봉지를 재활용한 피크닉 매트는 어떨까. 힌디어로 ‘좋은 손’을 뜻하는 리빙 브랜드 꼬말핫(Komal Haath)은 폐비닐봉지를 수거해 세척, 분쇄하고 액체화한 다음 섬유화한 재생원사를 개발해 피크닉 매트를 만들었다. 피크닉 매트 하나에 폐비닐봉지를 120개 사용하는데, 2,000개의 매트를 만들면 2만4,000개의 비닐봉지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꼬말핫은 ‘페어트레이드코리아’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로,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소개한다. 아시아 여성 장인이 만든 수공예품을 공정한 가격으로 거래하며 그들의 가족과 커뮤니티의 지속 가능한 삶을 지원하기도 한다. 피크닉 매트 역시 태국에서 장인이 제작한 제품. 해 질 녘의 아름다운 하늘빛, 시원한 바다 등 태국의 자연을 담은 에스닉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게다가 방수∙발수 효과까지 갖춰 야외에서 높은 활용도를 자랑한다.

꼬말핫 리사이클 컬러블럭 피크닉 캠핑 매트 : 2만4,000원

fairtrad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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