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나요?
십 대 때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 학생 때도 환경 동아리 활동, 환경 단체 후원과 구독 등을 계속했어요. 지금도 그린피스에 개인적으로 후원하고 있고요. 집에서도 대나무 칫솔과 고체 치약, 소창 수건과 행주, 설거지 비누, 샴푸바를 사용해요.
그래도 제로 웨이스트 숙소를 운영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별로 어렵지 않아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 게스트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만 하거든요.
아직 고체 치약 같은 제로 웨이스트 용품을 어색하게 느끼는 분이 많더라고요. 숙소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어 손님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는 하지 않고 싶어요. 예를 들어, 플라스틱을 줄인다고 고체로 된 샴푸를 비치하더라도 손님이 한두 번 쓰고 버리거나 그걸 담는 용기가 일회용 쓰레기면 큰 의미가 없죠. 현재는 벌크 샴푸로 타협 중이랍니다.
어쨌든 최대한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운영하려는 이유는, 지구에 좋은 게 사람에게도 좋다는 믿음 때문이기도 해요. ‘위생’이라는 이름으로 일회용품을 쓰지만, 개인적으로는 일상 속 세균보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화학 성분들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화학제품 대신 구연산과 피톤치드로 청소하는 이유 또한 마찬가지예요. 일회용 컵, 슬리퍼, 빗 등을 비치하고 버리면 솔직히 간편하겠죠. 하지만 저는 마음이 불편해요. 그래서 매번 비품을 닦고, 살균하고, 소독하는 편을 택했답니다. 마음보다는 몸이 불편한 게 더 낫더라고요.
손님의 반응은 어떤가요?
스테이호재는 제로 웨이스트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아요. 이런 노력은 저희 인스타그램 계정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한 알 수도 없을 정도죠. ‘조용한 제로 웨이스트’인 셈이랄까요. 칫솔을 안 가져온 분께는 대나무 칫솔 비용을 받고 있는데, 처음에는 여기에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조금 걱정했어요. 하지만 제주 바다를 지키는 환경 단체에 기부한다는 안내문 때문인지 다행히 대부분 자발적으로 동참해 주시더라고요. 방명록이나 리뷰를 통해 긍정적인 피드백도 종종 받아요.
대나무 칫솔 비용이 제주 환경 단체에 기부되는군요.
제주 곳곳에서 해양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는 세이브제주바다가 마침 김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더라고요. 대나무 칫솔 비용으로 지불해주신 금액과 같은 액수만큼 제가 더해 세이브제주바다에 기부하죠. 제주 여행을 오셨을 때 조금 특별한 활동을 원한다면 비치클린에 참여해보셔도 뜻깊을 것 같아요!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해 여행자가 할 수 있는 실천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너무 근엄할 필요 없이 쉬운 것부터 선택해보면 좋겠어요. 스테이호재에서 사용한 대나무 칫솔을 버리지 말고 집에 가져가서 계속 사용하거나, 여행지에서 대중교통이나 전기차를 이용하는 것 같은 거요. 대형 호텔보다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선택하고, 유명한 핫플보다 나만의 로컬 맛집을 발견해보는 것 또한 현지 경제에 도움이 되면서도 여행의 깊이를 더하는 좋은 방법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