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분야 중에서도 식자재 플랫폼을 기획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슈퍼파인 이전에 먼저 가치 소비자를 위한 커뮤니티로 시작했어요. 막상 만들고 나니, 커뮤니티만으로는 가치 소비와 저희가 추구하는 본질을 널리 알리기에 역부족인 거예요. 식자재라면 좀 더 대중적인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생각했죠. 식자재는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품목이니까요. 여러 지역과도 훨씬 자연스럽고 다양하게 협업할 수 있고요.
슈퍼파인을 대중에 처음 공개할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궁금해요.
가치 소비 커뮤니티에서는 비건이나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사람들을 만났거든요. 보다 대중화된 슈퍼파인에는 어떤 이들이 모일까 가장 궁금했어요. 아무래도 성수동에는 20대 초중반의 소비자가 많은데, 이들이 슈퍼파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경험할지도 궁금했고요.
이미 이커머스 플랫폼이 있는데,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온라인에선 불가능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슈퍼파인을 그저 물건만 사고 나가는 슈퍼마켓이 아니라, 대안적 삶을 가꾸는 커뮤니티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거든요. 당연한 말이지만,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식자재 구입, 그 이상의 경험으로 확장되기 어렵잖아요. 새로운 제품에 대해 알려면 상세 정보를 살펴보는 방법밖에 없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단순히 식자재를 구매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경남 함양에서 재배한 파와 칼솟타다(Calçotada, 파로 만든 스페인 음식)를 테마로 한 행사에서는 생산자를 직접 만나고, 칼솟타다라는 음식을 통해 새로운 파 요리법도 배울 수 있죠. 이러한 이벤트는 특정한 식자재를 매개로 생산자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해요.
이벤트나 워크숍은 어떻게 기획하는지 궁금해요.
매달 슈퍼파인에서 한 가지 원물을 선정하면, 이미 익숙한 식자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제철 채소나 과일을 다른 음식과 조합하거나 색다른 레시피로 요리하는 식으로요. 색다른 방식으로 원물을 소개하는 것부터 이를 활용한 음식을 맛보는 것까지 전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하려고 하죠. 앞으로는 제철 채소와 과일로 베이커리와 카페 메뉴를 만들어 볼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