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호

 

Bojo Eco Tourism Village
필리핀 세부에 지속 가능한 여행 마을을 만들기까지

여행으로 지역 주민을 교육하고, 환경과 문화 유산을 지키고, 취약 계층에게 혜택을 주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이 쉽지 않은 과제를 필리핀 세부의 한 마을이 해결했다. 그들은 어떻게 지속 가능한 여행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었을까?

인터뷰어 허태우
인터뷰이 호셀리토 코스타스

2021년, 필리핀 세부섬 알로긴산(Aloguinsan)의 마을 보호(Bojo)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세계 최우수 관광 마을(Best Tourism Village)’에 이름을 올렸다. 관광 산업이 국가 GDP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필리핀에서 유일하게 뽑힌 마을이었다. 보호 마을이 지속 가능한 여행의 명소로 성장하기까지는 호셀리토 코스타스(Joselito Costas) 역할이 컸다. 그는 지역 사회 조직과 개발 분야에서 지난 30년간 세계적 명성을 쌓아온 지속 가능 관광 컨설턴트이자 교육자. 2009년부터 보호 마을을 지역 사회 기반의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헌신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보호 마을의 생태관광협회(BAETAS)가 제공하는 현지 생태 문화 투어는 지속 가능한 여행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다. 그들은 맹그로브 숲과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친다. ‘2023 세계 섬문화 다양성 포럼’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코스타스에게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해 겪어온 여정을 들어보았다.
언제부터 지역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제 커리어의 초기 몇 년은 지역 사회 개발 업무였습니다. 저소득층, 불우한 여성, 농부와 어부들과 함께 일했죠. 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 농촌 지역에도 관광 산업을 도입해볼 만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역 커뮤니티 기반 관광(CBT, Community Based Tourism) 산업이 올바르게 진행된다면, 현지인의 생활 수준을 고양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죠. 사실 이와 비슷한 생태 관광(eco tourism)이라는 개념은 1990년대 후반 이미 필리핀에 등장했습니다. 생태 관광으로 지역 사회 개발을 돕기 위한 정책도 있었습니다만 관심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2009년쯤 지역 사회 소득 발전을 위해 생태 관광을 적용해보려 했고, 보호 마을의 관계자들과 논의 끝에 처음 시도할 수 있었죠. 그 전까지 지역 기반의 지속 가능한 관광 사업 사례가 아무것도 없었는데 말이죠.
어떻게 하면 지역 사회의 관심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요?
생태 관광, 지속 가능한 관광을 꾸준히 유지하기란 어렵습니다. 보호 마을도 2011년에야 첫 유료 방문객이 생겼어요. 2년이나 걸렸죠. 여행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할 때까지 계속 정비하고, 홍보하고, 준비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저희는 생태 관광 산업에 쓸 예산을 확보한 후, 그 예산으로 교육에 집중했습니다. 지역 사회 개발, 생태 관광, 조류 가이드, 시설 관리, 회계 관리 등 다방면에 걸쳐 교육에 힘썼죠. 2009년 필리핀 정부에서 시행한 관광법(Tourism Act of 2009) 덕분에 예산과 행정 지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이 법안은 우리가 지역 사회에서 생태 관광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지역 사회가 결정권을 갖도록 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저희는 정부와 지역 사회, 민간 부문과 학계의 파트너십을 활용해 지역의 자원을 식별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을 받았어요. ‘유산 매핑(heritage mapping)’을 통해 지역 사회가 자신들이 가진 모든 역사와 자연 유산을 식별하고, 그것을 관광객에게 어떻게 보여주고 보호하고 또 평가할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거죠. 저희와 같은 조력자들이 떠난 후에도 그곳의 관광 서비스를 유지하는 주체는 결국 커뮤니티이니까요.
경제적으로 지역 사회에 얼마나 도움을 주었나요?
지방 정부는 보호 마을의 지속 가능한 관광 산업을 위해 약 200만 필리핀 페소를 지출했습니다. 10년 후 지역 사회는 200만 페소에 더해 1,000만 페소를 세금으로 납부할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성장했죠. 이것이야 말로 지속 가능한 관광의 좋은 예입니다.

한국인 여행객도 보호 마을을 많이 찾아오나요?
저의 고향 세부에서는 항상 한국인들이 해변 휴양지로 몰려드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아쉽게도 많은 한국 여행객이 세부에 여행 올 때 한국의 OTA나 한국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고, 한국인 가이드와 동행합니다. 저희는 한국인 여행자가 세부의 진정한 지역 커뮤니티를 방문하고 경험하기를 바라는데, 세부에 기반을 둔 한국 여행사와 세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관광 가이드조차도 아직 세부의 지속 가능한 관광지에 익숙하지 않아요. 이게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죠. 보호 마을에 오는 한국인 여행자는 적습니다만, 한국에서 지속 가능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이지고 있으니 곧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속 가능한 여행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에게 당장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라고 할 수는 없어요. 하룻밤 사이에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선 (지속 가능성을) 인식해야 합니다. 인식에서 지식이 나오니까요. 우리가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거나, “공동체를 후원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이런 행동이 가져올 긍정적 결과를 충분히 알기 때문이죠.
외부인이 어느 지역 사회에 가서 당장 “지속 가능한 관광을 하자!” “생태 관광을 만듭시다!”라고 말해도 소용없어요. 강요하면 안 됩니다. 애초에 지역 사회 구성원들은 준비되지 않았을 터이니까요. 때로는 외부인의 자신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협한다고 여길 수도 있어요. 따라서 “이렇게 하면 여러분의 삶이 좀 더 나아질 수 있어요”라고 안내하는 방식으로 차츰 필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관광을 기반으로 지역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무엇보다 다양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저는 공동체가 일종의 문화의 담지자라고 생각해요. 좋든 싫든 공동체는 전통을 잇고, 세대에서 세대로 문화를 전승합니다. 즉 공동체는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체계인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국가가 공동의 미래 위해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에 함께 대응하고, 어떻게 문화적 다양성이 유지하고 지속 가능할지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지속 가능한 여행은 얼마나 중요해질가요?
이제는 지속 가능한 여행을 그저 여행의 한 유형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모든 여행은 유형에 관계없이 지속 가능한 여행을 추구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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