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 브랜드 수퍼의 마포점.

 

ⓒ 수퍼(SOUPER)

Soul-Warming Soups
뭉근히 끓인 수프가 건네는 위로, 수퍼(SOUPER)

흰고래 ‘모비딕’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소설 <모비딕>에서 고래잡이 선원들의 저녁 메뉴로 등장한 클램차우더. 감자와 베이컨, 조갯살을 넣고 뭉근히 끓인 이 수프가 오랜 항해에 지친 이들을 위로한 것처럼 남매가 운영하는 수프 전문 브랜드 수퍼(SOUPER) 역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에게 수프 한 그릇으로 따뜻함을 건넨다.

인터뷰어 박진명
인터뷰이 권소희, 권용준(수퍼 대표)

수퍼를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권소희(이하 소희)
바쁜 현대인에게 간편하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홈메이드 수프 전문 브랜드예요. 수프는 뿌리부터 이파리까지 버리는 것 하나 없이 사용하는 음식이라 제로 웨이스트도 실천할 수 있고 잘 키운 농산물을 활용하니 지역 농가에도 도움이 돼요. 수프 한 그릇을 통해 커뮤니티의 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죠. 나눔의 상징이기도 한 수프처럼 따뜻함과 정성을 나누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수퍼를 시작했어요.

수프 전문점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해요.
소희
미국 뉴욕에서 패션을 전공하고 회사에 취직해 직장 생활을 했는데요. 수프를 텀블러에 넣어 마시면서 출퇴근하곤 했어요. 수프가 바쁜 일상 중 잠깐의 휴식 같았다고 하면 과장된 표현일까요(웃음). 급하게 먹어도 소화가 잘 되니 바쁜 현대인에게 더없이 좋은 음식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왔을 때 직장인들이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정신없이 한 끼를 떼우는 모습을 보고 수프 전문점을 해야겠다 결심을 하게 됐죠.
권용준(이하 용준) 수프는 패스트 푸드와 슬로 푸드의 장점을 모두 지닌 음식이죠. 재료에만 집중해 그 어떤 첨가물 없이 오랜 시간 끓여 만드는 순수하고 정성스러운 메뉴이기도 하고요. 한국에서는 수프를 사이드 메뉴로 인식하곤 하는데,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음식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남매가 함께 사업에 도전하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닌데, 어떤 장점이 있나요?
용준
저는 회사를 다니다가 누나(소희)의 권유로 합류하게 됐어요. 누나와 성향이나 역할이 달라 별 다른 트러블 없이 잘 운영하고 있어요. 저는 매장 운영을, 누나는 메뉴 개발이나 브랜딩에 신경을 쓰고 있죠.
소희 모든 사안에 긍정적인 저와 달리 동생은 신중한 편이라 균형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어떤 제안이 들어오면 저는 일단 해보자는 스타일인데 동생은 하나씩 세세하게 검토부터 시작하거든요(웃음).
메뉴는 어떻게 구상했나요?
소희
가장 클래식한 수프라 할 수 있는 클램차우더, 버섯과 크림으로 만든 송이송이 트러플 비스크가 메뉴에 포함돼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크림 수프는 의도적으로 피하려고 했어요. 수프라는 음식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달까. 그래서 토마토, 닭육수, 초리조 등 다양한 식자재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했죠.
용준 수프에 곁들일 수 있는 사워도우, 치아바타, 파스타 면 뿐만 아니라 밥을 제공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수프의 높은 활용성과 확장성을 계속해서 실험하고 있어요.

식자재는 어떻게 수급하는지 궁금해요.
용준
여느 음식점처럼 거래처가 따로 있어요. 급할 땐 근처 채소 가게도 자주 이용하고요. 예전에는 못난이 농산물을 적극 활용하기도 했는데, 요즘 그 가치가 올라가면서 가격이 비싸졌어요. 매번 못난이 농산물을 사용하진 못하지만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소희 수퍼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지 않았거든요. 상품 가치가 떨어지니 유통되지 못하고 창고에 있다가 버려지기 일쑤였죠. 요즘엔 없어서 못 판다고 하니 오히려 잘된 일이라 생각해요.
매장을 열기 전 서울 여의도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했다고 들었어요.
소희
2017년 브랜딩 작업을 끝냈는데 매장부터 덜컥 열자니 왠지 망설여지더라고요. 사람들이 이걸 정말 좋아할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혼자 푸드트럭을 빌려 여의도에서 출근 시간 전후로 매일 2시간씩 수프를 팔며 테스트해봤어요.

수퍼 SNS 계정에서 ‘여의도 2번 출구에서 사 먹던 수프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는 댓글을 봤어요.
소희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6개월간 정말 재미있었어요. 단골 손님이 하나둘 생기니 매일 나가게 되더라고요. 장사라기보다는 그분들과 약속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출장 갔다가 선물을 사오는 분도 있었고요. 아직까지 손수 댓글을 달 만큼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시니 정말 감사하죠. 물론 힘든 부분도 있었어요. 처음엔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아서 아침마다 먼저 장사하고 있는 분들에게 수프를 한 그릇씩 돌리기도 했거든요.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배운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마포점에 이어 강남구청점 그리고 광화문점을 열었어요. 브랜딩부터 매장 인테리어까지 어떤 콘셉트로 구성했는지 궁금해요.
소희
시골 농가의 가정집을 모티프로 정했어요. 그만큼 언제, 누구와 방문하더라도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했죠.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는 혼자 온 손님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거였어요. 그래서 벽에 맞닿은 테이블의 세로 폭을 늘렸고 조도를 낮췄어요. 혼자서 밥을 먹으러 갔을 때 테이블이 벽에 딱 붙어 있어서 여유 공간이 좁거나 하얗고 밝은 조명이 있는 공간에선 빨리 나가야 할 것 같잖아요.
용준 6개월 전 오픈한 광화문점 매장이 저희가 원하던 공간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마포점과 강남구청점 매장 인테리어를 할 땐 저희도 처음이다 보니 업체에 많이 의지했는데, 경험이 쌓이면서 감이 잡히더라고요.

수퍼 매장을 오픈하며 참고한 여행지나 스폿이 있다면?
소희
베이커리 겸 레스토랑인 미국의 캐주얼 다이닝 브랜드 파네라 브레드(Panera Bread)인데요. 베이글부터 수프, 샌드위치, 샐러드, 파스타까지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미국 전역에 걸쳐 2,000여 개의 매장이 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에 살며 가장 좋아하던 식당 중 하나였죠. 방문할 때마다 만족스럽지 않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파네라 브레드와 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매장을 많이 참고했어요.
 
여행지에서 맛있는 식당을 고르는 나만의 꿀팁은 없나요?
용준
저는 일본 도쿄를 좋아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한적한 동네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식당을 고를 땐 주로 택시 기사님에게 추천을 받아요. 그리고 구글맵으로 메뉴 가짓수를 확인하곤 하죠. 특히 육수 한 가지를 활용해 국, 면, 밥 등 다양한 메뉴로 확장시킨 식당이라면 신뢰할 수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용준
수퍼를 찾는 손님 중에 ‘우리 동네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는 분이 정말 많아요. 매장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손님들을 위해서 즉석조리식품과 홈메이드 수프 정기 구독 서비스를 만들었죠. 어디서나 편하게 건강하고 맛있는 수프를 맛볼 수 있도록 매장 수를 늘려가는 게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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