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어떤 사람들이 워크숍에 참여하는지 궁금해요.
사람들이 곰손에 모이는 이유는 정말 다양해요.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생활에 유용한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아끼던 물건을 고치기 위해서일 수도 있죠. 바탕에는 내 손에 들어온 물건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어요. 물건과 함께한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오래 쓰는 라이프 스타일을 사랑하는 이들이 주로 곰손을 찾아오죠.
각 워크숍마다 전문가를 섭외한다고 들었어요.
아이폰 수리는 현재 저희 멤버들이 진행하고 있어요. 곰손이 올해 2월에 문을 열었는데요. 초기엔
서강잡스*의 김학민 대표를 초빙하곤 했어요. 김 대표와는 중고거래 앱으로 만난 사이예요. 영상 제작에 사용하는 기기를 처분하기 위해 종종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거든요. 당시 제가 판매자였고 김 대표가 구매자였는데, 여러 매체를 통해 김 대표의 이야기를 접한 터라 제가 먼저 그를 알아봤어요. 이후 아이폰 수리에 관심이 생겼고 제가 다시 연락해 김 대표와 만나게 됐죠. 스마트폰은 스스로 고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잘 맞아 워크숍을 열게 됐고, 저는 서강잡스에서 진행하는 초보 엔지니어 과정을 수료했어요. 아이폰이 어떤 매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마이크, 스피커, 카메라, 액정, 배터리 등의 부품이 파손됐을 때 교체할 수 있는 정도의 기술을 배워 모임을 열고 직접 강의를 하고 있어요.
* 애플 제품 수리 전문기업으로, 수리, 판매, 엔지니어 교육을 진행한다.
IT 기기에 아무 지식이 없어도 아이폰 자가 수리가 가능한가요?
일단 배치도를 잘 외우는 것이 중요해요. 모델 시리즈마다 배치도가 다르거든요. 스티브 잡스 생전에 출시된 마지막 모델 아이폰4 시리즈를 분해한 적이 있는데요. 부품 조립이 비교적 간단하더라고요. 배터리도 AA 건전지처럼 넣고 뺄 수 있어 1초면 교체가 가능하고요. 반면 아이폰12 미니의 배터리를 교체하려면 불에 달구는 등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죠. 나사 종류가 굉장히 많고 그 길이도 다 제각각이라 부품에 맞는 나사를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해요.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액정이 파손되는 등 치명적 문제가 발생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