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야생지구가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뉴멕시코주 남부, 힐라국유림(Gila National Forest)에 속한 22만여 헥타르 면적의 대지가 힐라야생지구(Gila Wilderness)로 지정된 것은 1924년 6월. 미국의 야생지구는 자전거를 포함한 모든 이동수단의 통행을 금하고 도로 건설, 건축, 벌목, 채굴은 전면 제한하며, 사냥과 낚시는 적법한 허가 절차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덕분에 지난 100년간 이 지역은 바깥 세상과 완벽하게 단절된 야생의 땅으로 남았다. 산악 목초지, 바위 절벽에 둘러싸인 협곡, 사시나무 숲이 펼쳐진 때묻지 않은 자연을 배경으로 퓨마, 흑곰, 회색 여우 등의 포유류와 매와 독수리, 물수리 등의 조류가 서식하며, 황야를 가로지르는 힐라강에는 송어, 농어, 비버 등이 살고 있다. 모험심 강한 이들은 수백 킬로미터의 하이킹 트레일을 걷거나 백패킹과 캠핑을 하며 야생지구를 탐험한다. 수영복만 챙겨가면 곳곳에서 솟아나는 천연 온천에 몸을 담글 수도 있다(물론 자연 훼손 행위는 금물). ‘예술의 도시’로 거듭난 옛 광산마을 실버 시티(Silver City)가 인접해 있어 힐라야생지구 여행의 관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