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마을 내 고택 풍경

 

© 김관수

Heritage Village in Andong
안동 금소마을 1박 2일 힐링 여행

안동에서 차로 20분 거리 금소마을. 안동포, 수제막걸리 만들기, 안동찜닭 쿠킹클래스, 마을 영화관까지. 금소마을에서 금양연화를 경험하고 왔다.

글 ∙ 사진 김관수

안동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을 달리면 금소마을에 이른다. 경북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40호로 지정된 안동포짜기를 현재까지 계승 · 보존하고 있는 마을이다. 안동포는 경상북도 안동 지역에서 재배된 대마를 원료로 *생냉이(生布) 삼베길쌈의 전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삼베를 말한다. 삼베는 올이 곱고 색이 아름다우며 통풍이 잘되는 여름철 옷감으로, 천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사랑받아온 직물. 그중에서도 금소마을의 삼베는 전국 최고의 명품으로 손꼽힌다. 전국 최고의 대마 생산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최근 헴프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어 안동포짜기와 더불어 산업용, 의료용 헴프 제품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 말린 삼 껍질을 훑어 외피를 벗겨내고 속껍질을 추려 삼는 방식. 익냉이 방으로 삼은 삼베보다 색이 더 진하고 결이 고우며 질긴 것이 특징이다.
 
금소마을은 과거 양지 바른 땅이라는 뜻의 ‘금양(錦陽)’으로 불렸다. ‘금소마을 1박 2일 촌캉스, 금양연화’는 마을의 옛 이름과 영화 〈화양연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여행 프로그램이다. 마을을 찾은 여행자가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경험하고 그 여운을 마음 깊은 곳에 담아가길 바라는 마을 사람들의 바람 그리고 사라져 가는 안동포의 전통을 잊고자 하는 마을 어르신들의 ‘금양연화’가 되살아 나기를 희망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이번 여행의 숙소가 되어줄 고택에 짐을 내려놓고 마을 산책에 나선다. 금소마을에는 마치 일본의 어느 소도시에 온 듯한 이국적 분위기와 한옥마을 특유의 고즈넉한 느낌, ‘진짜 시골이구나!’ 싶은 농촌 풍경이 공존한다. 여기에 골목 사이를 흐르는 정겨운 수로, 대마 잉여물로 손수 만든 등, 마당에 넣어놓은 삼베 실, 손으로 직접 쓴 이정표가 더해져 금소마을만의 인상을 만든다.
 
살짝 허기가 느껴질 즈음, 옛 마을 방앗간에서 쿠킹클래스가 시작된다. 마을에서 재배한 식자재를 이용해 지역 셰프와 안동찜닭을 만들고 맛보는 시간. 안동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 먹거리에 나만의 손맛을 더하는 색다른 경험이다. 안동에서 유명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의 레시피로 만든 안동찜닭은 서울에서 먹던 그 맛과는 사뭇 다르다. 여행이 끝난 뒤 집에 돌아가서도 활용할 수 있는 근사한 레시피와 색다른 여행의 추억을 챙긴 셈.
 
저녁 식사 후에도 금양연화는 계속된다. 114년 전통을 지닌 임하양조장의 3대 대표와 ‘금수'(錦水, 금소마을의 또 다른 옛 이름. 마을 앞에 흐르는 냇물이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뜻이다.)의 좋은 물과 누룩, 고두밥으로 수제막걸리를 만들어보는 흔치 않은 기회다. 직접 만든 막걸리는 여행의 기념품으로 챙기고, 덤으로 양조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맛볼 수 있다는 원주까지 시음해볼 수 있다.
어둑해진 밤, 고택 마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새하얀 이불청을 스크린 삼아 금소마을을 소개하는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가을 바람에 펄럭이는 스크린이라니. 색다른 발상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마을 안 수로 봇도랑에 사는 피라미가 금소마을을 여행하는 스토리와 귀여운 캐릭터에 상영 내내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발휘한다.
 
마지막 프로그램은 시골 밤을 한층 로맨틱하게 만들어줄 ‘불멍별멍’ 체험. 어디서나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캠프파이어나 불멍이 아니다. 반짝이는 별빛과 달빛 아래 모닥불을 피우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서로에게 또는 스스로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한다. 오래도록 쌓아둔 마음 속 이야기를 훌훌 털어내고 모닥불에 구워 먹는 가래떡 꼬치의 맛이란.
 
다음날 아침, 시골 밥상으로 차려진 조식 뷔페로 배를 채운 뒤 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 전수교육관으로 향한다. 안동포 삼베옷의 명맥을 어렵게 잇고 있는 ‘안동포 할메’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금소마을로 시집와서 긴 세월 안동포와 함께 살아온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안동포와 할머니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짙어진다. 여행의 마무리는 ‘마을의 화목’을 위해 화요일과 목요일에만 문을 여는 화목 카페에서 꽃잎 차 한 잔과 함께. 마음이 빈곤할 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싶을 때 다시 이곳을 찾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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