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ila’s Historical Restaurants
필리핀 마닐라 노포의 맛

세대를 넘어 전승된 음식으로 여행자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노포는 도시의 살아 있는 역사와 같다. 사람과 문화가 교류하고 변화하며 축적시킨 삶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미식가의 수첩에 들어가야 할 필리핀 마닐라의 노포와 대표 음식을 소개한다.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노포, 토호 판시테리아 안티구아
Toho Panciteria Antigu

흔히 필리핀의 국수 전문점을 판시테리아(panciteria)라고 부른다. 중국식 볶음 국수를 주된 메뉴로 내는 대중 식당으로, 필리핀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판시테리아의 역사를 말할 때는 단연 토호 판시테리아 안티구아가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1888년에 문을 연 곳으로, 현존하는 필리핀 최고(最古)의 노포다. 메뉴판에는 판싯(pansit, 볶음 국수)부터 볶음밥, 수프, 바비큐, 해산물까지 다양한 음식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중 돼지고기 바비큐인 아사도(asado)가 최고로 꼽힌다. 간장과 설탕 등에 재운 돼지고기를 숯불에 천천히 구워 낸 아사도는 속까지 간이 배어들어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으뜸이고, 바비큐이지만 부드러운 식감을 뽐낸다.

창업연도 : 1888년

주소 : 422 Tomas Pinpin St, Binondo, Manila

필리핀 국민 국수의 전설, 마몬룩
Ma Mon Luk

‘마미(mami)’는 육수와 에그 누들로 조리한 필리핀 대표 국수인데, 중국 광둥성 출신의 이민자인 마몬룩(Ma Mon Luk)이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마닐라의 거리를 돌며 닭고기 국수를 팔던 그가 1920년에 가게를 열면서 국수 메뉴를 마미라고 불렀던 것. 마미 국수는 단 시간에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국민 국수의 지위에 오른다. 마몬룩의 전설적인 오리지널 마미 국수는 닭뼈 육수에 노란 에그 누들을 끓여 내고, 그 위에 삶은 닭고기와 파를 듬뿍 얹어 제공한다. 담백한 국물은 처음에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특제 간장을 곁들이고 고명 고기를 더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감칠맛이 순신각에 입안에 확 퍼지고, 직접 뽑은 에그 누들의 쫄깃함이 입맛을 돋운다.

창업연도 : 1920년

주소 : 408 Quezon Avenue Quezon City, Metro Manila

할로할로는 이곳에서, 리틀 퀴아포
Little Quiapo

리틀 퀴아포는 1949년에 영업을 시작한 이래, 마닐라 최고의 할로할로(Halo-halo)를 경험할 수 있는 가정식 레스토랑으로 수십 년간 찬사를 받아왔다. 쌀국수 볶음면에 새우 소스를 얹고 각종 고명을 올린 판싯 팔라복(pancit palabok), 땅콩 소스에 각종 육류를 넣고 찐 카레 카레(kare kare), 매콤한 소고기 토마토 스튜 칼데레타(kaldereta) 등 이곳의 메뉴는 필리핀 가정식의 맛을 멋들어지게 재현한다. 모든 식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주인공은 할로할로다. 얼음과 연유가 어우러진 빙수 속에 삶은 콩, 젤리, 바나나, 자색 얌 푸딩 등 10여 가지가 넘는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고, 직접 만든 진하고 고소한 아이스크림 덕분에 먹는 내내 다양한 풍미가 느껴진다.

창업연도 : 1949년

주소 : 9 Malakas St, Diliman, Quezon City, Metro Mani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