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y Mountaineer, Train Journeý through the Clouds
캐나다 로키 마운티니어, 구름 속으로의 기차 여행

밴쿠버부터 재스퍼까지, 캐나다 로키산맥의 심장으로 향하는 기차 여행. 

밴쿠버-재스퍼

​​​​​​​여행 일정 : 1박 2일

이동 경로 :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캠룹스-알버타주 재스퍼

총 이동 거리 : 약 800km

Schedule

<day 1=""></day>

8:00am : 밴쿠버 출발, 로키 마운티니어 차 내에서 조식과 중식

6:15~7:45pm : 캠룹스 도착

<day 2=""></day>

8:15am : 캠룹스 출발, 로키 마운티니어 열차 내에서 조식과 중식

7:00~8:30pm : 재스퍼 도착

아침 7시 30분, 쿠버의 로키 마운티니어 기차역은 1박 2일간의 기차 여행에 들뜬 이들로 붐빈다. 길게 도열해 있는 객차 앞에서 승객률을 환영하는 스태프들의 인사가 한창이고, 전통 복장을 입은 백파이프 연주자들은 환송의 선율을 퍼트린다. 얼핏 봐도 거대한 객차의 수는 이십여 량이 넘는다. 2층짜리 골드리프(Glod Leaf) 차량부터, 단층의 실버리프(Siver Lear) 차량, 용장한 기관차, 스태프와 화물 운송용 차량 등이 마치 대장정을 앞둔 군단 같다. 밴쿠버를 출발 캠룹스(Kamloops)를 거쳐 재스퍼(Jasper)에 다다르는 이번 초가을의 여정에는 약 900명의 승객이 탑승한다. 승무원을 포함하면 1,0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로키 산맥으로의 구름 속으로의 여행(lourney through the Clouds) 에 돌입하는 것.
1990년, 밴쿠버와 밴프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첫 운행을 시작한 로키 마운티니어는 오늘날 세계 최고의 럭셔리 기차 여행으로 꼽힌다. 객차의 글라스 돔 너머로 보이는 환상적 절경에 더해 고급스러운 시설, 친근하고 진심 어린 서비스 그리고 풍성한 식사가 매력 요소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열차는 저녁 무렵 목적지에 도착하고, 목적지에서는 연계 호텔에 투숙하는 방식으로 일정이 짜여진다. 예를 들어, '구름 속으로의 여행'은 첫 종착지인 캠롭스에 오후 6시 30분쯤 승객들을 내려주고, 승객들은 역 앞에서 호텔로 향하는 버스에 나눠 탄다. 첫째 날 저녁은 캠룹스에서의 자유 시간이다.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전용 버스로 기차역까지 온 승객들은 8시 15분에 캠룹스를 출발, 저녁 7시경 재스퍼에 도착하면서 여행을 마무리한다.
 
로키 마운티니어는 평균 시속 50킬로미터로 달리는데, 중간중간 주요 조망 지점이나 열차 교통 상황에 따라 속도를 시속 10~20킬로미터까지 늦춘다. 간혹 야생동물의 출현 때문에 속도를 줄일 때도 있어서 각 목적지의 도착 시간을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렵다. 구름 속으로의 여행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로키의 신비를 그대로 드러낸다. 건조한 내륙 지역을 지나쳐 평원과 올창한 침엽수림, 눈부신 설산을 통과해 탁 트인 고원 지대로 이어지는 대자연의 면모가 변화무쌍하다. 운이 좋으면, 그리즐리 곰, 큰뿔 양, 엘크 같은 야생동물의 어슬렁거림과 연어 때의 대이동을 관찰할 수도 있다.
 
로키 마운티니어를 제대로 즐기려면, 골드리프 등급을 선택하는 게 낫다. 실버리프보다 약 50퍼센트 더 비싸지만, 경험의 차이는 그 이상이다. 골드리프는 우선 2층 객차에 탑승한다. 위층은 좌석이고 아래층은 전용 식당과 개방형 플랫폼, 화장실로 구성되어 있다. 좌석 층은 72개의 리클라이닝 좌석과 전체 글라스 돔 지붕을 갖췄고, 2명의 전달 스태프가 식음료 서비스와 코스 설명을 담당한다. 로키 마운티니어의 역사부터 각 지역과 명소 안내 등을 수시로 설명하며 그와 동시에 능숙하게 칵테일을 제조해주는 스태프가 없었다면, 열차 여행의 재미가 15퍼센트쯤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식당간에는 별도의 주방이 딸려 있는데, 매일 아침과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 현지 식자재를 활용한 코스 요리로,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연어, 알버타 소고기, 오카나간 밸리 와인 등 다채로운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덜컹거리는 주방에서 바로 조리해주는 능숙한 세프 덕분에 비건과 글루렌 프리 옵션도 언제든 선택 가능하다. 거의 하루 12시간에 이르는 기차 탑승이 답답할 때는 기분 전환을 위해 아래층의 개방형 플랫폼으로 내려가면 된다. 바깥 공기를 마시면서 로키의 생생한 풍광을 멋진 영상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이런 서비스와 시설은 여행 중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는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온전히 자연에 집중하거나 나에게 집중하라는 게 로키 마운티니어의 의도가 아닐까. 그것이 기차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고.
 
구름 속으로의 여행 루트는 프레이저강 (Fraser River)과 순강(Thampson River)을 따라 로키산맥 깊숙하게 형성된 계곡을 거슬러간다. 그 주변으로는 분당 7억 5,000만 리터의 물을 뿜어내는 헬스 게이트 협곡,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알버타주를 잇는 오래된 고갯길인 옐로헤드 패스(Yelowhead Pass), 로키산맥의 최고봉 마운틴 롤슨(Mourtain Robson) 등이 아이맥스 영화의 스크린을 채우듯 시선을 압도한다. 특히 여정의 돌째 날, 열차가 로키의 속살로 들어갈 때부터는 풍경의 색채가 확연히 다르다. 짙은 회녹색의 강물은 점차 에메랄드색으로 바뀌며, 조금씩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는 낙엽송과 질푸른 가문비나무가 경사를 따라 그라데이션을 이룬다. 여름을 이겨낸 만년설은 드문드문 봉우리의 끝에서 빛을 반사해 오래도록 눈길을 붙든다. 열차가 이윽고 재스퍼 기차역에 도달할 무렵에는 로키의 산봉우리들이 서서히 붉은 빛으로 물들면서 해 질 녘의 따뜻한 감성으로 이방인을 맞이해준다. 거친 대자연의 한복판에서 기억할 만한 휴식처가 되어주겠다는 듯 말이다. 도착에 맞춰 승객을 맞이해주는 스태프들의 환영의 인사. 기차 옆에서의 기념사진 한 장과 함께, 로키 마운티니어와의 여행이 마무리된다.
 
캐나다 로키 마운티니어는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운행한다. 총 4가지 루트가 있으며, 여행 기간은 1박 2일부터 최대 2주까지. 보통 출발 연도 기준 2년 전부터 예약할 수 있는데, 9~10월 단풍 시즌을 포함한 성수기 좌석은 일찍 매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