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알버타 밴프 여행

Banff and Lake Louise in Alberta Wellness Trip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 산과 미식 그리고 휴식이 공존하는 알버타 웰니스 여행

캐나다 알버타주의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는 로키산맥의 산악 휴양지다. 거대한 산세와 맑은 공기가 여행자의 감각을 깨우고, 역사와 문화 예술의 에너지가 여행의 영감을 더한다. 웰니스 여행의 클라이막스를 그곳에서 경험한다.

  • 글·사진 허태우

로키산맥의 숲,휴양의 역사를 쓰다.

“걷다가 멈춰서 주변의 한 곳을 자세히 응시해보세요. 나무나 꽃, 자연의 어느 것이든 좋아요.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새롭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연과 교감하는 거에요.” 로나 슈네버거(Ronna Schneberger)의 가이드에 따라 보우강(Bow River) 옆 숲속에서 체험하는 산림욕은 명상과 소통을 동반한다. 거대하고 깊은 로키의 자연을 개인이 감당하기란 불가능하지만, 그 일부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산림욕에 참가한 일행은 강물을 손에 적시고 물가에 앉아 눈을 감는다. 바람, 새, 물의 움직임이 감각을 깨운다. 밴프의 다운타운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데도 인공의 소리는 전무하다.
삼림욕이 세상의 소음을 멀리 하지만, 밴프는 로키산맥에서 가장 붐비는 산악 도시다. 1만 명 남짓한 인구가 거주하는 소도시에 연간 400만 명이 넘는 여행객이 찾아온다. 국립공원 안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각종 규제를 받는 주거시설을 빠르게 늘릴 수 없어도, 관광 인프라는 계속 추가되고 새로운 호텔과 레스토랑이 문을 연다. 아크테릭스, 파타고니아, 룰루레몬, 노스페이스 등 온 세상의 아웃도어 브랜드 숍이 밴프에서 영업 중이고 목시(Moxy) 호텔도 개장했다. 덩달아 방문객 수도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캐스케이드산(Cascade Mountain)과 설퍼산(Sulphur Mountain)에 둘러싸인 거리에는 활기가 넘치며, 위험스레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타운 외곽의 숙소에도 ‘방 없음’ 표시가 떠 있다. 밴프&레이크 루이스 관광청 담당자에 따르면, 2025년 7월과 8월에만 약 176만 대의 차량이 밴프에 왔다.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한다. 그러니 그 차를 타고 온 사람들까지 수를 헤아려본다면 얼마나 많을까.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Fairmont Banff Springs) 객실 창밖의 풍경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홀가분하게 만든다. 로키의 산봉우리들과 패치워크처럼 자리한 침엽수림, 그 가운데를 비집고 흐르는 보우강 그리고 래프팅과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휴식의 절정을 그려내고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구름은 어떻게 그리 여유롭게 떠다니는지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본다. 유럽의 성을 연상시키는 이 호텔은 밴프의 상징 같은 곳이고, 철도 시대부터 밴프를 국제적 산악 휴양지로 성장하도록 이끈 중심이다. 오늘날에도 739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의 위용은 변하지 않았다. 천연 온천 스파, 야외 수영장, 18홀 골프장, 야외 테라스 등의 시설과 훌륭한 다이닝 공간까지 경험한다면, 여기를 밴프에서의 휴양과 떨어뜨려서 생각하기 힘들 듯하다.
호텔의 야외 조망 테라스 아래쪽으로는 보우 폭포 트레일이 바로 연결된다. 보우강과 폭포의 절경을 끼고 트레일을 따라 이십여 분 정도 걸어가면 밴프의 중심가다. 트레일은 ‘자연 속 예술 트레일(Art in Nature Trail)’이라는 콘셉트로 꾸며 놓아서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지역 예술가의 조각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밴프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게 된 데에는 이러한 문화적 자긍심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일찍이 1933년에 이 산악 도시에는 예술 교육 기관이 들어섰는데, 알버타 대학교 부설의 연극 학교였다. 자연은 오래전부터 예술적 영감의 원천 아니었던가. 오랜 역사와 의지는 이제 밴프 예술과 창의성 센터(Banff Centre for Arts and Creativity)로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해 100여 개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다양한 강연, 각종 공연과 전시, 밴프 국제 산악 영화 문학 페스티벌(Banff Centre Mountain Film and Book Festival) 등의 국제 행사도 열린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하고, 그 작업물이 또 다시 사람들에게 영감을 전달하는 선순환을 구축한 것이다. 하여 밴프 어디에서나 자연의 에너지가 여행자의 감각을 깨우고, 문화 공간은 흥미로움을 더한다.
와이트 박물관(Whyte Museum of the Canadian Rockies)에서 로키산맥의 문화 예술과 개척의 역사를 잠시 살펴본 후, 오랫동안 전해진 환대의 방식을 경험하기 위해 졸린스 티하우스(Jolene’s Tea House)를 찾아간다. 밴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 중 한 곳을 개조한 티하우스인데, 다운타운의 쇼핑가 한복판에 있다. “알버타의 시골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방문객이 오면, 어머니는 정말 예쁜 찻잔을 꺼내서 차를 내려주고 즐겁게 대화를 나눴죠. 아마 그때부터 차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평생 기억에 남아 있죠”. 졸린 브루스터(Jolene Brewster)가 방긋 미소 지으며 반겨준다. 캘거리 스탬피드 퀸 출신의 그녀는 2005년부터 티 브랜드를 운영해오고 있다. 유기농 재료와 신선한 향신료, 현지의 허브를 혼합해 다채로운 차 제품을 만든다. 예부터 캐나다 로키의 하이커들은 커피 대신 차를 선호했다고 한다. 갈증을 해소하고 천천히 흡수되는 카페인이 지속적인 활력을 주기 때문인데, 실제로 로키의 유명 하이킹 루트에서는 오래된 티하우스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여기 밴프 다운타운에서도 마찬가지고. 알루미늄 케이스의 뚜껑을 열어 향을 맡아보니 차의 특징이 선명하고 뚜렷하게 구분된다. 얼그레이, 페퍼민트, 라벤더, 라즈베리⋯. 이 작은 티하우스가 마치 로키의 숲과 들판의 내음을 농축해 놓은 연장선 같다.

작은 물고기들의 호수, 레이크 루이스

알버타주 로키산맥에서 티하우스의 전통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레이크 루이스다. 밴프에서 차로 약 1시간 떨어진 이 산악 마을은 밴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인구가 거주하나, 휴양지로서의 명성은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두 지역을 함께 일정에 넣는 편이고 밴프에서 당일치기로 오가는 사람도 꽤 많다. 레이크 루이스도 20세기 초부터 퍼시픽 철도 회사가 산악 휴양지로 개발했다. 해발 약 1,600미터에 안겨 있는 에메랄드빛 호수와 빅토리아산(Mount Victoria) 빙하의 설벽이 맞닿은 절경이 완벽한 조망 포인트를 이룬다. 이 풍경 하나를 위해 매년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든다.
초창기 레이크 루이스는 등산 애호가를 위한 로키의 보석이었다. 휴양 시설도 산악인을 위한 것이었고, 이미 백여 년 전부터 그들을 위해 티하우스가 들어섰다. 레이크 루이스의 아그네스 티하우스(Agnes Teahouse)는 1902년에, 플레인 오브 식스 글래시어 티하우스(Plain of 6 Glacier Teahous)는 1927년에 지었다. 지금도 이 두 티하우스는 땀 흘리며 올라온 여행자들의 작은 휴식처가 되어준다. 단, 두 곳을 모두 다녀오기 위해서는 꼬박 하루를 걸어야 하기에 시간에 쫓기는 이는 시도조차 어렵다. 대신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Fairmont Chateau Lake Louise)의 레이크 뷰 라운지(Lakeview Lounge)에서 느긋하게 마시는 애프터눈 티 한 잔으로 낭만을 만끽해도 전혀 모자를 건 없다.
1880년에 산악인을 위한 작은 산장으로 시작한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는 이제 539개의 객실을 보유한 거대한 럭셔리 호텔로 거듭났다. 레이크 루이스와 이 호텔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호수 바로 앞에 터를 잡은 덕분에 주변의 자연환경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누릴 수 있는 게 최대 장점. 호텔 진입로 게이트에서부터 숙박객을 안내해주는 등의 전문적 서비스도 인상적이다. 알파인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와 세련된 가구를 구비한 객실에서는 레이크 호수의 풍경이 바로 보이고, 보트 하우스나 레이크 루이스 주변 트레일까지 호텔에서부터 그냥 걸어 다닐 수 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호텔의 스파 센터인 배이신 글레이셜 워터스 익스피리언스(BASIN Glacial Waters Experience)도 급부상 중이다. 호수 전망을 그대로 품은 스파는 자연 속 웰니스의 매력을 적극 부각하면서 로키산맥 휴양의 또 다른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른 새벽에는 레이크 루이스 호수변에 색다른 장면이 연출된다. 카메라를 들고 진을 친 사람들이 모두 한 곳만 응시하고 있다. 일출에 반사된 빅토리아산이 로즈 골드빛을 띨 때 레이크 루이스가 가장 아름답다는 속설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호수에 떠 있는 카누의 노 젖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려 퍼지고 하늘의 명도가 높아진다. 몇 줄기의 빛이 만년설과 빙하에 덮인 봉우리를 비추는 순간. 자연의 경이로움을 처음 발견한 선주민과 개척자의 감정은 시간을 건너뛰어 그대로 이어진다.

Activity

포레스트 픽스 Forest Fix
로나 슈네버거가 진행하는 포레스트 픽스의 삼림욕(현지에서는 일본어 발음을 따라 신린요쿠라고도 부른다)은 밴프의 침엽수림 속에서 진행되는 자연 치유 프로그램이다. 캐나다에 삼림욕 문화를 전파한 선구자 중 한 명인 슈네버거와 함께 숲속을 천천히 걸으며, 자연의 리듬에 맞춰 호흡하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해보자. 터널산(Tunnel Mountain)과 보우강이 만나는 후두스 트레일(Hoodoos Trail) 주변 숲은 삼림욕을 체험하기에 매우 알맞은 장소. 다운타운과 지도상 거리는 가까워도 세상과 동떨어진 듯하다. 슈네버거는 이곳의 자연을 활용해 약 2시간에 걸쳐 명상부터 호흡법, 삼림욕의 효능 등을 체계적으로 알려주고, 스스로 치유법을 익힐 수 있도록 가이드해준다. 개인 맞춤형 클래스도 가능. 프로그램 참여 중에는 집중을 위해 휴대전화를 꺼둬야 한다.
마히칸 트레일 Mahikan Trail
마히칸 트레일은 크리(Cree) 선주민의 후예가 안내하는 전통 약초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밴프 타운에서 차로 약 15분 떨어진 인근 캐스케이드 연못(Cascade Ponds) 주변의 경치 좋은 숲길을 거닐며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크리 선주민의 놀라운 지혜가 그 속에 담겨 있다. 선주민 가이드인 조던 에데(Jordan Ede)를 따라가다 보면, 길섶에 숨은 약초와 식물이 어떻게 전통 의약재로 쓰였는지, 어떤 열매가 식량으로 사용되는지 배울 수 있다. 수천 년간 캐나다의 땅에서 살아온 선주민의 지혜와 생존법을 그대로 체험하는 것. 선주민의 입장에서 겪은 지역 토착 문화와 역사도 알려주기 때문에 로키산맥의 개척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그들의 고결한 생각을 몸소 느껴보자. 캐스케이드 연못 주변은 풍광도 멋있고 걷기에 어렵지 않아 누구나 참여하기 좋다.

Art & Culture

밴프 파크 뮤지엄 Banff Park Museum
밴프 중심가 초입에 서 있는 밴프 파크 뮤지엄은 1903년에 세운 캐나다 서부 지역 최초의 자연사 박물관이다. 전나무 목재와 통유리창으로 구성된 2층짜리 건물은 국가 사적지에 등재되어 있다고. 실내는 100여 년 전의 탐험가들이 활약했던 시대의 박물관 같다. 입장 시 카운터에 앉아 있던 국립공원 스태프가 박물관의 역사와 주의사항에 대해 짧게 알려주는데, 그때부터 이미 거대한 박제 동물에 두 눈을 빼앗길지 모른다. 로키산맥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각종 동식물 5,000여 점의 박제와 표본이 이 박물관의 주된 소장품. 거대한 그리즐리 곰부터, 늑새, 독수리, 산양, 나비, 벌 그리고 각종 광물과 식물 등이 빽빽하게 모여 있고,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과 오래된 유리 진열장까지 더해져 으스스함도 느껴진다. 밴프 국립공원 초창기의 박물관 큐레이터가 남긴 각종 자료는 이곳의 역사적 가치를 더하는 요소이니 세심히 살펴보자. 밴프의 눈부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현지인의 노력을 깨닫게 될 것이다.
와이트 미술관 Whyte Museum of the Canadian Rockies
캐나다 로키의 예술과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1968년 밴프의 예술가 부부 피터와 캐서린 와이트(Peter & Catharine Whyte)가 설립했다. 오늘날에는 19세기 초부터 지금까지 밴프의 문화와 역사를 집대성한 중추적인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설립자의 목조 주택과 초기 정착민의 통나무집 등 6채의 유서 깊은 건물을 통해 당시의 건축 양식과 생활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회화와 기록 사진, 탐험 일지, 지도 등 방대한 소장품의 일부는 상설 전시실에서 공개한다. 선주민의 유물과 의례용품, 밴프 개척민과 산악 가이드의 도구 등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교과서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최근에 선보인 〈선주민 7일 그룹(Indigenous Group of Seven)〉 특별전은 캐나다 선주민의 현대 미술을 조망하는 본격적인 전시로 큰 주목을 받았다. 미술관 출입구 쪽에는 기념품과 서적을 판매하는 숍도 마련되어 있다. 전시실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니 주의하자.

Eat & Drink

맥랩 비스트로 Maclab Bistro
밴프 예술과 창의성 센터 안에 들어선 맥랩 비스트로는 예술가와 여행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현대적이고 예술적인 공간과 넓은 테라스 너머로 보이는 부르조 산맥(Bourgeau Range)의 능선 풍경이 시각을 만족시키고, 건강한 요리는 미각은 편안하게 해준다. 버거, 샐러드, 피자는 물론 팔라펠이나 고추장 소스 돼지 등갈비 같은 다채로운 요리를 내며, 여기에 추가해서 비건, 글루텐 프리, 알코올 프리 옵션으로 거의 모든 취향과 식성도 맞춰준다. 대표 요리인 맥랩 비스트로 보울스(Maclab Bistro Bowls)는 쌀밥에 아보카도, 퀴노아, 오이 등을 넣고 고추장 아이올리 소스와 크리스피 쌀과자로 마무리한 음식. 아시아와 캐나다의 식자재가 버무러진 깔끔한 맛이 색다르다. 풍경을 누리고 싶으나 강렬한 햇살이 부담스럽다면, 야외 테라스석보다 실내 오픈형 창가 자리를 추천한다. 저녁 시간에는 와인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다.
굿 포크 레스토랑 Good Folk Restaurant
2023년에 문을 연 굿 포크 레스토랑은 밴프의 미식 핫스폿으로 떠오른 곳이다. 밴프 애비뉴 북쪽에 위치해 비교적 한적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캐나다 알파인 스타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메뉴는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식자재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레스토랑 고유의 조리법을 가미한 것이 특징. 알버타산 소고기 립아이 스테이크, 무지개 송어구이, 멧돼지구이, 바이슨 버거 등의 메뉴는 로키가 아니라면 경험하기 힘든 구성. 신선한 채소구이나 사이드 요리가 더해져 양도 푸짐하고 주문에 맞춰 딱 알맞은 굽기로 나온다. ‘굿 포크 네그로니’처럼 자체 개발한 칵테일 메뉴와 알버타 지역 브루어리의 맥주를 곁들이면 로컬의 맛을 배가할 수 있다. 커플 방문객은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실내를, 단체 여행객은 화로를 갖춘 야외 테라스석에 자리를 잡는 게 좋을 듯. 다만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야외석은 계절에 따라 날파리 등의 공격을 감수해야 한다.
블루버드 Bluebird
대표 메뉴는 장작구이 프라임 립과 치즈 퐁듀지만, 밴프 최고의 브런치 레스토랑으로도 손꼽히는 곳이다. 오픈 테이블(Open Table) 선정 캐나다 100대 브런치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른 아침부터 밴프 중심가에 대기줄이 늘어서 있는 이유다. 20세기 중반의 산장 디자인을 세련되게 재현한 실내는 아늑하다. 높은 천장 아래 석조 벽난로가 우뚝 서 있고, 현대적 페인팅 작품을 적재적소에 걸어 놓았다. 일부 건축 요소는 밴프의 유서 깊은 홈스테드 호텔(Homestead Hotel)의 것을 그대로 보존했다고 한다. 브런치 메뉴는 꽤 클래식하다. 빵과 치즈, 달걀, 베이컨, 해시브라운, 버섯 등으로 만든 마운틴 브랙퍼스트, 에그 베네딕트, 프렌치 오믈렛 등이 있는데, 갓 조리되어 내는 덕분에 맛은 깊고 담백하다. 밴프 로스팅 컴퍼니 원두를 사용한 커피를 한 잔 추가하면 훌륭한 알파인 스타일 아침이 완성된다.

졸린스 티하우스 Jolene’s Tea House
베어 스트리트(Bear Street)에 자리한 졸린스 티하우스는 캐나다 전역의 허브와 세계 각국의 유기농 잎을 엄선한 차를 제공한다. 밴프에서 가장 유서 깊은 목조 건물을 활용한 티하우스 내부는 가지런한 진열장과 로키의 자연을 모티프로 꾸민 여러 장식이 눈길을 끈다. 그와 더불어 기분 좋은 차향이 풍긴다. 차통에는 로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허브와 꽃들이 가득하고, 이를 조합한 졸린 브루스터의 블렌드 차를 맛볼 수 있다. 지역 야생화인 알버타 장미를 가미한 녹차, 상큼한 풍미의 야생 블루베리 루이보스 티 등이 대표 상품. 원하는 차가 있다면 직원에게 요청해보자. 시향과 시음은 물론, 차에 얽힌 이야기와 효능까지 배울 수 있다.

Stay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 Fairmont Banff Springs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는 1888년에 대륙횡단 철도를 건설하던 캐나다 퍼시픽 철도회사(CPR)가 관광업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지었다. 개관할 때부터 유명 산악 리조트로 이름을 알렸고, 유럽 샤토 스타일의 석조 본관과 타워, 골프장을 추가로 오픈하면서 세계적 명소가 되었다. 호텔 내부는 높은 아치형 천장과 커다란 석조 기둥, 샹들리에와 문장 장식, 엘리베이터 옆의 구리 우체통까지 100여 년 전 호화로운 산장 리조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 골드 등급 투숙객은 전용 체크인 리셉션과 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이 추가된다. 어느 객실에서나 로키산맥이 바라보이는데, 보우강 전망이 좀 더 선호되는 편이다. 2박 이상 머물 때는 부대시설을 최대한 누려보자. 스파부터 짐, 연회장, 레스토랑, 볼링장, 수영장, 갤러리, 레지던스 등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호텔 자체를 사진에 멋지게 담을 수 있는 장소는 보우강 건너편의 서프라이즈 코너 전망대(Surprise Corner)다. 울창한 숲과 설퍼산 비탈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호텔의 모습은 밴프의 상징과도 같다.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Fairmont Chateau Lake Louise
레이크 루이스에 접한 유일한 호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는 호수와 빅토리아 빙하, 로키의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다. 고풍스러운 로비와 복도에서부터 역사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며, 총 7개의 레스토랑과 바에서 준비한 다이닝 서비스는 호텔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로비 바로 옆의 페어뷰 바 & 레스토랑(Fairview Bar & Restaurant)은 세련된 분위기 속에서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 레이크뷰 라운지는 호수를 내려다보는 아이코닉한 전망이 특징이다. 호텔의 전통으로 자리 잡은 애프터눈 티는 각종 프리미엄 티와 갓 구운 스콘, 샌드위치 등을 낸다. 호텔 자체적으로 야생동물 서식지 보전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레스토랑의 식자재도 최대한 알버타주에서 조달해오는 등 지속 가능성에도 힘쓰고 있다.
배이신 글레이셜 워터스 익스피리언스 BASIN Glacial Waters Experience
2025년 9월 개장한 배이신 글레이셜 워터스 익스피리언스는 자연과 하나 되는 웰니스 공간을 지향한다. 스파 전 구역은 천연 목재와 돌 등 자연 친화적 소재로 만들어졌고, 세계적 건축가 마테오 툰(Matteo Thun)이 설계에 참여했다. 핀란드식 사우나, 빙하수를 사용한 냉탕, 인피니티 히트풀 등의 시설은 ‘열과 냉의 순환’이라는 치유 콘셉트를 반영한다고. 사우나 마스터(sauna master)가 진행하는 사우나 프로그램에서 몸을 덥히고, 냉탕과 온탕에 번갈아 빠져들면 온몸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스파 한편에 마련된 파티오에서는 지역 식자재로 만든 디톡스 식음료까지 즐길 수 있으니 오감을 위한 경험이 준비된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