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낮과 밤

Day & Night in Nature
무주의 낮과 밤

빛과 어둠은 무주의 자연에 극명한 대비를 만들어낸다. 햇살이 내리쬐는 덕유산 능선과 구천동 계곡은 빛을 머금은 숲과 물소리로 여행자를 맞이하고, 해가 저물면 깜깜한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와 별빛이 또 다른 장관을 선사한다.

  • 피치 바이 매거진 편집부
  • 사진 김윤경
사계절 다른 매력을 드러내는 무주의 상징, 덕유산국립공원
무주의 전체 면적 631.8제곱킬로미터 중 82퍼센트가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덕유산과 대덕산, 적상산, 민주지산 등 해발 1,000미터를 훌쩍 넘는 봉우리가 사방을 감싼다. 그중에서도 무주군과 장수군, 거창군, 함양군에 걸쳐 있는 덕유산은 무주의 상징.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남쪽 산줄기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해발 1,614미터의 향적봉이 주봉이다.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데, 정상에 이르면 완만한 능선이 펼쳐져 부드러운 매력을 드러낸다. 계절마다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는 덕유산의 풍경도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다. 봄에는 철쭉과 진달래가 능선을 붉게 물들이고, 여름에는 구천동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가 더위를 잊게 만든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산을 덮어 절경을 이루며, 겨울에는 상고대가 빚어내는 환상적인 설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다양한 길이와 난도의 등산로를 따라 산에 오를 수 있고, 정상 인근까지 운행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고봉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덕유산 일대는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10번째 국립공원으로,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다. 수달, 하늘다람쥐, 삵, 담비 같은 멸종위기종의 흔적이 관찰되며, 주목, 구상나무, 다양한 야생화를 비롯해 1,00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비경, 구천동 계곡
덕유산국립공원의 대표 탐방 코스는 구천동 계곡에서 시작한다. 긴 계곡을 따라 폭포와 못, 절벽, 기암괴석 등이 이어지며 그림 같은 풍광을 빚어낸다. 신라와 백제의 국경에 위치한 바위굴 라제통문에서 백련사를 지나 덕유산 향적봉까지, 36킬로미터에 이르는 구간에서 만날 수 있는 경승지가 33곳에 이를 정도.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예부터 많은 이들이 구천동 계곡에서 유람을 즐겼고, 여름이면 전국 각지의 피서객이 몰려들곤 했다. 가을 단풍 여행지와 겨울철 설경 명소로도 인기 있다. 구천동 33경 중 제1경 라제통문부터 14경 수경대까지는 덕유산으로 향하는 길목 바깥쪽에 자리해 외구천동이라 불리고, 15경 월하탄부터 본격적인 계곡 탐방로가 시작된다. 16경 인월담에서 32경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구천동 어사길은 내구천동의 비경을 즐기기 좋은 코스. 편도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고, 평탄하고 완만한 구간이라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이 지역 민심을 헤아리기 위해 구천동을 찾았다는 어사 박문수의 전설이 전해지는 길이기도 하다.
 

Night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강변의 야경, 남대천
무풍면에서 발원해 무주 읍내를 가로지르는 남대천은 무주의 일상과 함께 흐르는 강이다. 과거 남대천이 일대 농경지의 중요한 수원이자, 지역 교류의 통로 역할을 했다면, 오늘날에는 읍내에 고즈넉한 분위기와 운치를 더하며 주민은 물론 여행자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는다. 반딧불이축제와 낙화축제 등 무주를 대표하는 축제의 무대이기도 하다. 2023년 길이 133미터, 주탑 높이 30미터의 별빛다리가 개통하면서 남대천의 밤 풍경은 새로운 매력을 뽐내고 있다. 낮에는 평범한 보행교지만, 다리에 조명이 켜지는 밤이면 이름처럼 색색의 불빛이 강물 위로 고요히 반사되어 물결 따라 가만히 일렁인다. 도심의 야경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이름처럼 별빛과 불빛이 공존하는 것이 남대천 야경의 진가라 할 수 있다. 강가에 서면 머리 위로는 은하수가 흐르고, 발 아래 강물 위에는 인공조명이 잔잔히 반사된다. 자연의 빛과 인간의 빛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어우러지는 무주만의 아름다운 야경. 그 덕분에 ‘2025 전북 야행명소 10선’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천 양옆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강바람을 즐기며 야간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어두운 밤하늘과 반짝이는 별빛, 반디별천문과학관
해가 지고 나면 무주의 자연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산과 계곡에 둘러싸인 깊은 산골의 밤은 도시와 전혀 다르다. 인공 조명이 거의 없는 덕분에 밤하늘은 더욱 짙고 어두운 반면, 별빛은 선명하게 반짝인다. 덕유산 자락에 이처럼 아름다운 무주의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반디별 천문과학관이 자리해 있다. ‘반디별’이라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깨끗한 환경에서만 서식하고 어두운 밤에 스스로 빛을 내는 반딧불이처럼 이곳 역시 무주의 청정 자연을 상징하는 장소다. 무주는 고도가 높고 빛 공해가 적어 별 관측에 최적화된 입지를 자랑한다. 천문과학관 을 방문하면 별자리와 우주의 원리를 배우고 실제 밤하늘도 관찰할 수 있다. 도심에서는 보기 어려운 은하수와 계절별 별자리는 물론, 토성과 목성의 위성까지 망원경으로 직접 확인하는 경험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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