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에 자리한 비지수프바는 콩비지로 수프를 끓인다.

Discovery of Korean Wellness Food : Biji Soup Bar
콩비지의 유쾌한 변신, 비지수프바

‘웰니스 타파스 바'를 지향하는 서울 성수동의 비지수프바는 구수한 콩비지로 수프를 끓이고 러닝과 플로깅, 디제잉 행사를 열며 즐거운 한 끼 경험을 만들어낸다. 콩비지가 한국을 대표하는 웰니스 푸드가 되기를 꿈꾸는 비지수프바의 홍정민 대표를 만났다.

비지수프바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직장을 다니던 시기에 식단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샐러드, 포케, 키토 김밥을 돌려 가며 먹다 보니 따뜻한 건강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콩비지랑 두부를 좋아해서 간단한 한 끼 식사 메뉴를 만들어 보게 됐고, 친구들의 반응이 좋아서 온라인과 팝업으로 판매하다가 올해 3월 성수에 매장을 오픈했어요. 콩비지가 구수한 느낌의 전통 식자재라서 일부러 트렌디한 동네인 성수에 자리를 잡았고요. 중동에 후무스, 하와이에는 포케가 있듯이 한국적인 웰니스 푸드로서 콩비지를 전세계에 알리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웰니스 타파스 바’라는 타이틀이 재밌어요. 이런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운 이유가 있을까요?
스페인에 여행 갔을 때 동네 사랑방 분위기의 타파스 바에 간 적이 있어요. 작은 공간에 다 같이 오밀조밀 앉아 있으니 소속감이 들더라고요.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그곳에서 경험한 분위기를 모두가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건강식이라고 하면 한 그릇 음식을 떠올리는데, 거기서 벗어나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식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이런 콘셉트를 떠올리게 됐죠. 제가 재밌는 걸 좋아해서 건강한 브런치 가게라고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던 것도 있고요. (웃음)

비지수프바를 열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광고 대행사에서 아트 디렉터로 일했어요.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영상물과 인쇄물을 기획하고 제작했죠.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중에서도 브랜딩이 주 전공이었어요. 카스, 스포티파이, 배달의 민족 같은 브랜드와 함께 일했어요.

비지수프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해요.
한식 베이스의 따뜻한 메뉴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두부 포케를 시도했어요. 베이스가 되는 반찬을 만드는 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고, 별로 따뜻하지도 않더라고요. 메뉴 개발을 접어야 하나 생각하던 찰나에 콩비지가 떠올랐어요. 언뜻 밀가루와 비슷해 보이는데다 식감도 크리미해서 수프에 들어가는 크림이나 루를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게 밀가루, 설탕, 생크림 대신 콩비지랑 두유로 수프를 만들게 됐어요. 맛을 잡기까지 시행착오를 정말 많이 겪었어요.
원래 요리에 관심이 많았나요?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맛집을 찾아다니는 편이에요. 네이버 지도를 확대해서 가게를 하나하나 눌러보는 게 취미였죠. 요식업 브랜드에 관심도 많고요.

비지수프나 콩국수에 트러플, 토마토, 레몬 등 언뜻 비지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식재료를 조합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메뉴를 개발하는 과정이 궁금해요.
저희 브랜드만 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려고 해요. 콩국수는 여름 한정 메뉴로 팔고 있는데, 워낙 전통 강자가 많으니까 재밌고 색다르게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죠. 콩국 베이스를 만들어 제가 좋아하는 토핑을 전부 조합해서 먹어봤어요. 그중에서 잘 어울리는 것들을 메뉴로 냈고요. 많이 먹어보는 수밖에 없어요. 인터뷰하기 직전까지도 가을 신메뉴로 선보일 ‘콩고기 가을 자두 타코라이스’를 만들어 먹어보고 있었어요. (웃음) 콩고기를 종류별로 사서 테스트하는 중이에요.

러닝, 요가와 명상, 플로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왔어요. 음식 너머의 경험을 시도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콩비지를 ‘가장 한국적인 웰니스 푸드’로 알리려면 우선 콩비지가 재미있는 음식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일부러 콩비지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의외의 조합인 행사를 많이 열려고 했어요. 디제이를 불러서 레이브 파티를 열거나, 러닝, 플로깅을 한 뒤에 비지수프나 콩국수를 먹는 모임을 진행했죠. 여태까지는 웰니스나 음악과 관련된 행사를 기획했다면, 앞으로는 비지수프를 통해 따뜻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행사를 열어보고 싶어요.

계획 중인 행사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엄마랑 같이 하는 쿠킹클래스인 ‘엄미새(엄마를 사랑하는 이들) 클럽’을 진행해보고 싶어요. 한 가지 더, 산책하는 강아지가 많아서 매장 앞 야외 테이블을 활용해서 강아지 산책 거점으로 만드는 행사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곳이 한강과 가깝거든요. 강아지를 위한 메뉴도 개발하고요. 가을 날씨에 맞는 콘텐츠를 선보이려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이에요.
주로 어떤 이들이 많이 찾나요?
평일에는 건강식을 좋아하시는 근처 직장인들이 많이 찾고, 바로 앞 아파트에 사는 젊은 부부들이 아기를 데리고 오기도 해요. 주말에는 데이트하는 커플이나 여성 분들이 많이 오세요.

분위기가 참 아늑해요. 공간 구성에서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스페인 타파스 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도 시골의 동네 사랑방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포케나 샐러드를 파는 식당에 가면 밥만 먹고 나가는 분위기가 큰데, 비지수프바를 찾은 이들에겐 여행 온 기분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문도 일부러 튀는 색으로 포인트를 줬어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다른 세상으로 놀러 온 듯한 기분이 들었으면 해서요.

요즘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까 매너리즘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온전히 쉴 수 있는 날에는 악착같이 여행을 다녀오려고 해요. 여행을 가야만 ‘역시 세상에 재밌는 게 많았구나’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거든요. 새로운 시도를 해볼 에너지도 얻고요. 한 달에 한 번은 국내로 여행을 다녀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최근엔 대전과 부산에 다녀왔어요.

여행지에서는 어떤 식으로 웰니스를 추구하나요?
웰니스는 결국 내가 기분이 좋고 행복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여행을 가면 먹고 싶은 거 행복하게 다 먹는 대신 아침에 아주 일찍 일어나서 동네나 미리 봐 두었던 길을 산책해요.
여행지에서 기억에 남는 웰니스 경험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스페인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러닝했던 게 좋았어요. 여행지에서 러닝하면 기분도 상쾌하고 현지 사람들 틈에 섞일 수 있거든요. 발길 닿는 데로 뛰다 보면 가보지 않았을 골목골목을 누비게 되고요. 꼭 그곳에 사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아침마다 러닝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스페인 여행 이야기를 좀 더 들려주세요.
직장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길게 떠난 여행이었는데요. 바르셀로나, 말라가, 마요르카에서 2주간 머물렀어요. 삶에 일이 전부였던 시절인데 리프레시도 하고 세상에 재밌는 게 참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 시간이었어요. 그 덕분에 ‘비지수프바’라는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웰니스 브랜드로 확장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고 들었어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진정한 웰니스라고 생각해요.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재밌는 일을 계속 만들어 가고 싶어요. 콩비지 외에 더 다양한 식자재를 활용해서 건강한 메뉴를 개발할 계획도 있고요. 조만간 온라인에서도 비지수프를 다시 판매할 예정이에요. 혼자 하다 보니 품절이 빨리 되곤 했는데 본격적으로 제품화를 시키려고 준비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비지수프바가 생각하는 잘 먹고 잘 사는 삶이란?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난 것처럼 재밌고 인상 깊은 순간이 많은 삶이요. 같은 시간을 살아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을수록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비지수프바도 그런 순간 중 하나가 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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