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커피가 전파되기 시작한 19세기 후반 양탕국은 가비, 가배와 함께 커피를 부르는 명칭 중 하나였다. 서양에서 들어온 탕국이라는 뜻이다. 양탕국 커피문화마을은 우리나라 고유의 커피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조성한 곳으로, 양탕국카페관과 교육관, 로스팅 체험장, 야외 공연장, 펜션 등의 시설이 지리산 자락에 안긴 모양새로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사발 커피는 내리는 방식이 독특하다. 곱게 분쇄한 커피 가루에 곧장 일정량의 뜨거운 물을 붓고 20초 정도 우린 뒤 드리퍼에 거르는 우림법을 개발한 것. 그렇게 우린 커피는 서양식 커피잔이 아니라, 대한제국의 민중이 그러했듯 사발에 따라 마셔서 ‘사발 커피’다. 물의 온도, 물줄기의 굵기, 물을 붓는 횟수 등 사소한 것까지 세밀하게 따지는 일본식 핸드 드립에 익숙해 있는 사람이면, 기함할지도 모를 일. 이곳에서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직접 볶은(로스팅)신선한 원두로 심플하게 우려낸 사발 커피 한 모금이면 지금까지 ‘정석’이라고 믿었던 것이 고정관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