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신우

36 Hours in Namhae
남해 36시간 여행

남해의 로컬 푸드를 제대로 소개하는 공간, 앵강마켓의 주인장 부부와 만나 이야기 나눴다.


앵강마켓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김균환(이하 김) 처음 남해로 이주해서 펜션과 카페를 운영했는데, 찾아오신 손님들이 남해에 대해서 많이 모르시더라고요. 남해 에서 선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보니까 뭘 사가면 좋을지도 자주 물어보시고요. 그래서 우리가 한 번 판매해보자고 생각했죠. 1~2년 정도 펜션을 운영하면서 준비했어요.

직접 와서 보니 공간과 브랜딩에 신경을 많이 쓰신 것 같아요.
이선혜(이하 이) 저희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공간 디자인을 하는 친구와 브랜드 디자인을 하는 친구가 모여 프로젝트처럼 시작했어요.

어떻게 남해를 선택하신 거예요?
이십 대 초반쯤 남해에 한 번 와봤는데, 너무 좋아서 이후로 여러 번 다녀갔어요. 혼자 여행도 다니고, 와이프를 만나고 나서도 매년 같이 왔었죠.

남해에 오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둘 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했어요. 결혼하고 나서도 맞벌이를 했는데, 아이가 둘이라 조금 힘들었어요.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법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죠. 남편이 결혼 전부터 시골에 내려가서 가게를 운영하면서 살고 싶다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준비를 꾸준히 했어요. 요리 학원을 다니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계속 공부도 하고. 그러다 기회가 생겨서 내려오게 됐죠.

남해 주민 입장에서는 외지 사람들이 와서 이런 활동을 하는 게 약간 의문이지 않았을까요?
오픈하기 전부터 군청의 관련 담당 공무원부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려고 노력하셨어요. 조용한 시골 마을에 젊은 친구들이 들어오면 분위기 자체가 바뀌잖아요. 그래서 주변 상가에 계신 분들도 저희를 좋게 봐주시고. 전통 5일장이 열리는데 그곳에서 마켓을 열면 어떻겠냐 제안해주기시도 하고요. 사실 펜션을 준비하다가 인테리어 때문에 잠시 공사를 중단했어요. 그때 이 지역에 대해 공부하고 주민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죠. 멸치 잡는 일을 도우면서 ‘죽방멸치가 이렇게 잡히고, 이렇게 생산되는구나. 일반 멸치랑 이런 게 다르고 그래서 이렇게 비싸구나’ 라는 것도 알게 됐어요. 일반 시장에서 물건을 사와서 재포장해서 파는 게 아니라, 어장은 어디를 가야 되고 어느 때 잡은 멸치가 좋은 지 학습하게 된 거잖아요. 그런 경험 덕분에 우리가 이런 가게를 운영한다고 했을 때 지역 주민들이 낯설게 보지 않으신 것 같아요.


앵강마켓이 생각하는 남해 식자재의 매력은?
남해는 기후가 온화해서 1년에 이모작을 해요. 겨울에는 멸치 어장을 운영을 하지 않는 대신 마늘이나 시금치 등을 재배해서 1년 내내 농수산물이 풍족하죠.
지력이 좋은 편이라 임야 쪽은 산딸기나 블루베리 같은 열매나 유자 같은 과실이 굉장히 잘 자라요. 수확량이 많지는 않은데 잘 자라죠.

남해의 차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일부 제품화를 시작했어요. 1년 정도 준비해 판매 중인데, 몇 년 전부터 좀 더 전문적으로 차를 배우고, 아예 밭을 마련해서 직접 키우면서 공장 설립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남해에서 차를 재배하는 곳이 저희 밖에 없어요. 가까운 보성에서도 차 농사를 지으면서 공장도 따로 세워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남편이 학교 다닐 때부터 다도에 관심이 많았어요. ‘이왕 하는 일 재미있게 해보면 어떨까, 이미 개발되고 알려진 특산품 말고 우리가 남해에서 다른 걸 한 번 해보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죠. 기존에 보성에서 계약 재배로 받아오던 차가 있었는데, 올해 초에는 저희가 남해 석교마을에 차밭을 조성했어요. 최근에 꽃이 피고 자리도 잘 잡았기 때문에 아마 내년부터는 수확이 가능할 것 같아요.

외지에서 방문하시는 분이 많죠?
고객의 80퍼센트 이상이 외지에서 온 관광객이에요. 시골 시장에서 파는 제품이 아니라 백화점이나 온라인 숍에서 판매해도 부족하지 않는 퀄리티의 브랜딩 제품을 볼 수 있으니까 찾아오는 것 같아요. 저희 제품이 일반 마트에서 파는 건어물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대는 조금 높아요. 하지만 품질이 좋고 포장에 좀 더 신경을 써서 선물하기에도 좋게 만들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이 공간에서 제품 판매만 했는데 손님들이 물건만 사 가면서 아쉬워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곳과 어울리게 티 음료 중심으로 시그너처 메뉴를 구성했죠. 양갱 같은 다과를 곁들였더니 또 너무 좋아하시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도 많고요.

앵강마켓을 운영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앵강마켓을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저희 브랜드와 매장을 카피의 대상으로만 여길 때는 좀 속상하더라고요. 한 1~2 년은 그런 일 때문에 힘들었지만, 이제는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누군가 카피를 하면 ‘우리는 조금 더 나아가자’ 라고.
그래서 농사도 직접 하게 되는 거죠. 매일매일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저희 경쟁력은 그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이곳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계획인가요?
지금은 많이 협소하지만, 다른 공간을 하나 더 마련하더라도 이 자리에서 계속 운영하면서 앵강마켓을 이어가고 싶어요. 나중에 아이들이 이어서 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어가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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