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신우

36 Hours in Namhae
남해 36시간 여행

둘째 날 7:00

다도해의 아침

금산 남쪽 절벽에 기댄 보리암은 신라시대 원효대사 세운 사찰로, 강화도 보문사, 양양 낙산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해상관음성지로 꼽힌다.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기도하고 조선 건국의 꿈을 이뤘다고 전해지며 예부터 효험 있는 기도처로 이름을 알렸다. 보광산의 보광사가 ‘금산의 보리암’ 으로 바뀐 것도 이때부터다.

남해 여행자에게 보리암은 딱히 소원을 빌 것이 없어도 당연히 찾게 되는 전망 포인트다. 매표소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어가면 되니 부담스러운 산행도 아니고, 그마저도 충분히 보상해주고 남을 절경이 기다린다. 초록 사이로 불쑥불쑥 튀어나온 암벽 사이에 들어앉은 보리암에 가까워지면, 초승달 모양으로 육지를 파고든 상주은모래비치와 주변을 에워싼 지붕들, 주변 산세와 다도해가 어우러진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금산의 산자락과 남해의 섬들이 어디가 산이고, 어디가 섬인지 모르게 첩첩이 겹쳐져 이성복 시인의 ‘남해 금산’ 속 한 구절처럼 풍경은 ‘푸른 바닷물 속에 잠긴다’.

기왕 보리암까지 왔다면, 여기서 200미터 정도 더 올라가는 금산산장도 한 번쯤 가볼 만하다. 1950년대에 지은 등산객 쉼터가 최근 ‘컵라면 맛집’으로 불리며 인기인데, 사방이 탁 트인 벤치에 앉아 발 아래 풍광을 마주하면 ‘SNS 인증샷 명소’에 대한 반감이 절로 사라진다. 산장에 사는 붙임성 좋은 고양이라도 나타나면 되려 인증샷을 찍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보리암 : 경남 남해군 상주면 보리암로 665

10:00

남해의 빛

‘해변’이 아니라 ‘비치’. 상주은모래비치는 이곳의 정식 명칭이다. 키 큰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러싼 백사장과 그 모래가 둥글게 감싼 해변은 파도가 잔잔하고 경치가 아름다워 오랜 세월 남해 사람들과 남해를 찾은 여행자들에게 핫플레이스였다. 상주해수욕장이라는 옛 이름이 사라진 지 오래이고, 최근에는 캠핑 사이트를 정비해 오토 캠핑장으로 인기여도, 세련된 느낌보다는 빛 바랜 사진 속 풍경 같은 순수함이 남아 있다. 이름만 들어도 여전히 어딘가 젊은 시절의 설익은 낭만이 느껴진다.

백사장의 모래가 은빛으로 빛난 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의 물결이 오히려 은빛에 가깝다. 수심이 깊지 않아 물놀이에도 제격이다. 바다에 몸을 담그기 어려운 계절에는 2킬로미터 길이의 백사장을 따라 거닐거나 소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물멍을 해도 좋다. 해변을 등지고 돌아서면 아침에 오른 금산이 마주 보인다. 몇 시간을 사이에 두고 보리암과 상주은모래비치, 각각의 풍경 속에 서 있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 셈. 남해의 풍광을 좀 더 입체적으로 경험하고 싶다면 바다와 산 모두 방문하길 추천한다.

상주은모래비치 : 경남 남해군 상주면 상주로 17-4

12:00

남쪽 바다에서 불가리안 가정식 즐기기

유즈노모레는 남해뿐 아니라, 국내 어디서도 생소한 불가리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각각 부산과 서울 출신인 부부가 남해로 이주해 지난 여름에 유즈노모레를 오픈했다. 언덕 위 독일마을이 내려다보는 물건리의 논 한쪽, 유즈노모레의 새하얀 건물은 원래 남편의 할머니가 사시던 집이었다. 남편에겐 어린 시절부터 익숙해 큰 감흥이 없던 이 집과 동네에 아내는 첫 눈에 반했다.

불가리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아내의 솜씨를 살려 직접 만든 불가리아식 스테이크 케밥체, 시레네 치즈를 소복이 올린 불가 리아식 샐러드 숍스카 살라타 등 이름부터 생소한 메뉴를 선보이는데, 하나같이 예상을 뛰어넘는 맛이다. 불가리아의 대표 디저트 바니짜와 발칸 지역에서 즐겨 먹는 바클라바 같은 디저트 메뉴는 머뭇거리는 사이 금세 동날 정도다. 할머니의 집 전면부 타일과 창틀을 그대로 살린 건물과 멋스러운 릴랙스 체어, 그 앞의 황금빛 논 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바깥 공간도 놓치지 말자. 유즈노모레는 불가리아어로 ‘남쪽 바다’라는 뜻이다.

유즈노모레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동부대로 1030번길 104

15:00

남해의 맛

남해 여행에서만큼은 기념 선물로 무엇을 사가야 할지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현지 먹거리를 판매하는 로컬 푸드 전문 숍 겸 카페 앵강마켓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교토를 연상시키는 단정한 목조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죽방렴 어장과 직거래해 공수한 죽방렴 멸치부터 남해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 남해산 쌀까지 품질 좋은 지역 특산품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앵강만에서 직접 재배한 보리로 만든 보리차, 남해 유자의 향을 그대로 담은 유자티 등 차 종류도 다양하다. 여행자도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소량씩 판매하고 정갈한 패키지를 더해, 구경하다 보면 빈 손으로 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남해의 로컬 푸드를 제대로 소개하는 공간이길 바라는 주인 부부의 마음에 한쪽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음료는 최대한 심플하게 구성하고 사이드 메뉴는 양갱이 전부. 안뜰이 시원스레 내다보이는 커다란 창문과 진짜 다다미를 얹은 좌식은 누구나 핸드폰을 꺼내 들게 만드는 촬영 스폿이다.

앵강마켓

경남 남해군 남면 남서대로 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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