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1. 동갑내기 Z세대의 사업 이야기
위켄드랩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하린 (이하 이) 지속 가능성을 테마로 버려지는 소재를 활용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주로 동・식물성 폐기물을 원재료하는데, 꼭 거기에 국한된 작업만 하는 건 아니고요. 그 외에도 버려지는 온갖 소재를 재활용해서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스튜디오를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점과 힘들었던 점을 한가지씩 꼽아본다면요?
전은지 (이하 전) 초창기에 운이 좋게도 학교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어요. 그래서 학교 교수님이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얻을 수 있었어요. 실무적인 부분에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이 그런데도 막상 실전에 뛰어드니 사업자로서 처리 해야하는 온갖 잡무를 피할 수 없었죠. 각종 세무 회계 서류를 정리하는 게 생각보다 업무의 비중을 많이 차지하더라고요.
전 어른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웃음).
이 사실 커리어적으로는 큰 불평・불만이 없어요.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해요.
전 위켄드랩은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소재를 키워드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단순히 소재 활용에 그치지 않고 두 개의 키워드를 확장하는 작업을 하려고 하거든요. 쉽게 말해서 친환경적인 것만 지속 가능한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기술을 계속 이어가려는 시도 역시 지속 가능한 일 일테고요. 또 지금은 잊힌 무언가를 현재로 다시 가져오는 작업일 수도 있고요.
이 인간의 삶을 지속하게 만드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간 철학과 디자인 사이의 연결고리를 설정해서 확장해가고 있어요. 그런 주제로 서로 얘기를 툭툭 던지다 다음 작업으로 연결해왔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전 ‘리코타 시리즈’라고 아직 진행 중인 작업인데, 우유 폐기물을 활용한 프로젝트예요. 이 시리즈는 낙농 폐기물에서 단백질만 추출해서 바이오 스틱 플라스틱 대체제로 만드는 소재 중심적 프로젝트거든요. 소재를 100퍼센트 생분해성으로 만드는 거라 다른 작업보다 까다롭더라고요. 연구를 계속해 나가고 있는 과정이라 애증이 담긴 프로젝트예요.
이 사실 리코타 시리즈는 사업의 규모가 커지기 위해서는 적합하지 않은 프로젝트긴 한데, 저희의 방향성을 잡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어요. 버려진 우유로 소품이나 가구를 직접 만들면서 앞으로도 이런 유의미한 작업을 하자, 그렇게 얘기하죠.
직접 만든 소재로 작업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소재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해야 할 것 같아요.
전 보통 디자이너가 작업을 할 때 디자인을 먼저 하고 그 디자인에 알맞는 소재를 찾는데요. 저희는 소재를 먼저 찾고 그에 맞는 디자인을 부여해요. 그래서 이런 소재에는 이런 모양이면 잘 어울리겠다, 아니면 이런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역순으로 작업하다 보니 소재에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