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영봉을 포함해 수많은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곳에 자리한 시골 식당에 도착했다. 천막이 있는 야외에서 두부전골을 보글보글 끓여 먹는 옛날할머니손두부다. 여행을 좋아하던 부부가 청풍명월의 풍경에 반해 터를 잡고 1995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옛날 할머니가 해주던 두부 맛의 기억을 살려 두부 요리 하나만으로 이 자리를 지켜온 것. 월악산에서 재배한 콩을 갈아 염전에서 가져온 간수로 손두부를 만들고 당근과 미나리, 콩나물, 버섯 등으로 향과 식감을 더했다. 찰현미, 매현미, 서리태, 흑미, 쌀 등을 넣은 오곡밥은 이들 부부의 크나큰 자랑. 옆에서 어떻게 먹어야 더 맛있다고 일러주는 운영자 부부의 따뜻한 인심은 덤이다. 산과 두부 요리는 누가 처음 발견한 조합일지 갑자기 궁금해질 만큼 맛있고 즐거운 한 끼다.
옛날할머니손두부
충북 제천시 덕산면 월악산로17
한수면 출신의 청년들이 만든 협동조합 마을발전공작소가 ‘카페 월악’을 열었다. 교회 뒤편에 마련된 아담한 공간에서 카페를 운영해보고 싶은 마을의 청년들이 모여 직접 꿈을 일구는 곳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필요한 집기와 기계를 구입하는가 하면, 마을에서 나는 식자재를 이용해 메뉴를 만들며 하고 싶었던 일을 하나씩 실현해 나간다. 한수면의 특산물인 양파로 만든 양파빵, 유기농 쑥을 넣은 쑥라떼 등이 이곳의 대표 메뉴. 청년들은 카페 운영 이외에도 마을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동네 주민의 일손을 돕거나 드론 체험, 방역, 컴퓨터 수리 등 마을에서 청년의 손길이 필요한 일을 찾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월악산 국립공원을 빙 두른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약 25분 달리면, 작은 마을 수회리에 도착한다. 프랑스인 농부 레돔(Lesdom)과 소설가 신이현 부부가 운영하는 과수원이자 양조장인 ‘작은 알자스 레돔’이 있는 마을이다. 살짝 언덕이 있고 까만 흙으로 뒤덮여 있어 과일 농사를 짓기에 알맞을 뿐더러 한적하고 유별나지 않은 동네 분위기에 반해 이곳에 자리 잡았다고 부부는 말했다. 파리에 살던 이들은 농부가 되겠다는 남편 레돔의 결심으로 농사를 배우기 시작했고, 한국으로 귀국해 그 꿈을 현실화했다. 유기농, 무농약 이상의 가치가 있는 3 생명역동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데, 단순히 나무를 키운다는 의미보다는 땅을 돌본다는 농부의 기본 정신을 함께한다.
그래서 레돔의 와인은 특별히 더 내추럴한 매력이 있다. 땅에서 나온 그대로 솔직하게 맛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한 잔 마셨을 때는 아주 강렬하진 않지만, 두 잔부터는 몸이 편하게 받아들인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실수록 깊은 맛에 감동하는 와인, 과일 본연의 순수한 맛에 가까운 와인이 작은 알자스 레돔의 특징인 셈이다. 와이너리 투어는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과수원에 있는 다양한 작물을 함께 살펴보고 포도밭의 생태환경을 돌아보며 와인의 탄생을 함께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머지 않아, 셰프를 초빙해 현지 식자재를 활용한 음식을 와인과 페어링하는 모임도 가질 예정이라고.
3 독일의 인지학자인 루돌프 슈타이너가 창시한 농법으로, 10가지의 증폭 퇴비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작은 알자스 레돔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중골안길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