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히메현의 니포니아 호텔

 

ⓒ 박신우

Ehime Road Trip
에히메 자동차 여행

역사 속에서 크리에이티브한 오늘을 발견하고 자연 속에서 평온한 삶의 기운을 얻는 곳. 일본 에히메현으로 떠나는 자동차 여행. 

허태우
사진 박신우
취재 협조 에히메현, 인페인터글로벌
제주항공이 인천국제공항부터 마쓰야마국제공항까지 주3회 직항편을 운항한다. 마쓰야마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 자동차 여행을 시작하자. 니폰렌터카, 도요타렌터카 등이 공항 안에 서비스 데스크를 운영한다. 렌터카 대여 시 보험 조건과 내비게이션 한글 지원 등을 꼼꼼히 체크할 것. 고속도로 후불패스인 ETC 카드 장착을 신청하면, 렌터카 반납 시에 톨게이트 요금을 한 번에 지불할 수 있어 편리하다.

시마나미카이도

에히메현(愛媛県) 이마바리시에서 세토내해를 향해 뻗은 길은 섬과 섬을 연결해 혼슈의 히로시마현까지 이어진다. 구루시마 해협대교(来島海峡大橋)와 오시마섬(大島), 오미시마교(大三島橋)와 오미시마섬(大三島).... 도로는 바다 위를 가로 질러 7개의 다리와 6개의 섬을 잇는다. 이 길의 정식 명칭은 니시세토 자동차도로(西瀬戸自動車道). 현지에서는 시마나미카 이도(しまなみ海道)라고 부르는데, 자동차와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최고의 해상 루트로 손꼽는다. 세토내해의 한복판에서 바다의 드센 물살과 풍부한 내음을 그대로 머금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오시마섬의 기로산전망공원(亀老山展望公園)은 시마나미카이도 드라이브의 매력을 파노라마로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차를 몰고 구루시마해협대교를 건넌 후 기로산의 꼬불꼬불한 길을 10분 정도 올라가면 도착할 수 있다. 거북이의 형상을 한 봉우리에 들어앉은 전망대는 세계적 건축가 구마 겐고(隈研吾)의 작품. 주변 자연과 어우러지기 위해 디자인한 이 건축물은 거북이처럼 고개를 낮추고 있다. 최대한 높이 솟아오르려는 일반적인 전망대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법이다. 건물의 본체를 산봉우리의 지면 아래에 배치했고, 윗부분에는 조경을 두른 덕분에 전체적으로 산속에 숨은 듯하다. 이렇게 자연에 스며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압권이다. 세토내해와 시코쿠 그리고 주변 섬들로 이뤄진 풍경이 발 아래로 부드럽고 드넓게 펼쳐진다. 해 질 무렵이면, 시마나미카이도의 가로등과 해안가 건물이 점점이 불빛을 밝히고 세토내해의 수평선이 짙게 물든다.
To eat 야키도리 산초에서 이마바리식 야키토리를 먹어보자. 보통 야키토리는 숯불에 굽지만 이마 바리식 야키토리는 철판 위에 닭을 튀기듯 구워 낸다. 이마바리식 가라아게(닭튀김)인 센잔키(せん ざんき)도 별미다. 토종닭 야키토리 850엔부터, @yakitori_sancho

To stay 이미바리는 타월 제조업으로 유명한 곳이자 일본 조선업의 중심지다. 흡사 항구의 거대한 등대를 연상시키는 이마바리 고쿠사이 호텔은 규모와 시설 면에서 이마바리 최고의 호텔이다. 로비 곳곳에 배의 모형을 흥미롭게 전시해놓았고 온천 대욕탕도 갖추었다. 건물 자체는 시코쿠에서 두 번째로 높다. 1만1,500엔부터, imabari-kokusai-hotel.co.jp

 

도베초

도베야키(砥部焼, 도베 도자기)가 탄생한 도베초(砥部町)는 산에 둘러싸인 고장이다. 약 240년 전 도공들은 이 지역의 산비탈에 가마를 짓고 적송을 땔깜으로 사용해 자기를 굽기 시작했다. 숫돌의 부스러기나 안산암으로 만든 자기였다. 도베 야키는 약간 투박하고 두꺼운 형태의 백자 위에 손수 그린 문양과 색을 더한 스타일이 특징. 1960년대부터 일본 전역에서 인기를 끌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자기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도베강의 지류 옆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도베초의 고혼마쓰(五本松)로 여행자를 안내한다. 도예가 들이 운영하는 공방과 숍, 갤러리 등이 모여 있는 동네로, 도베야키를 감상하고 구입하고 싶다면 꼭 방문해야 할 곳. 동네 골목 마다 도베야키로 제작한 아기자기한 장식물이 서 있고, 고즈넉한 자연에 안긴 서정적 분위기가 작가들에게 자유로운 영감을 불어넣을 줄 것만 같다. 이 일대에만 100여 개의 도베야키 가마가 있다고 한다. 공방 안으로 들어가면 개성 넘치는 형태와 색의 작품들이 여행자의 시선을 빼앗는다. 특히 도베초에서 활약하는 신진 도예가들의 과감하고 신선한 시도에 힘입어 현대 도베야키는 더욱 주목을 받는다. 미니멀한 순백색의 찻잔부터 세밀한 문양을 넣은 인형이나 대형 타일까지 그 쓰임도 다채롭다. 스튜디오 에코(Studio Ecco, studioecco.jimdofree.com), 히가시가마(Higashigama, alyne.jp), 6갤러리 시온(Gallery Shion, gallery-shion.com) 등에서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도베야키의 변화를 두눈으로 확인해보자.
To eat 도베초의 계곡 산기슭에 자리한 멋진 카페 모에기노(もえぎの)는 카페 겸 도베야키 숍이다. 지역 식자재를 활용한 담백한 점심 특선을 먹으며 작품과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자동차와 자전거 여행자를 위해 주차 시설도 구비했다. 점심 특선 1,300엔. @cafemoegino

 

우치코

에히메현 남쪽의 우치코초(内子町, town.uchiko.ehime.jp)는 에도시대부터 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일본 전통 종이 와시(和紙)와 생필품의 원자재인 목랍(옻나무의 열매로 만든 목랍. 양초, 성냥, 화장품, 연고 등으로 재료로 쓰인다)을 생산해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부를 쌓은 거상은 웅장한 목조 건축물을 줄줄이 지었고, 돈이 오가면서 사람들의 왕래도 늘어났다. 그렇게 우치코초는 에히메의 주요 도시로 성장하게 된다.
일본의 ‘중요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지정된 우치코의 요카이치 고코쿠(八日市 護国) 지구는 당시 번성했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18세기에 지은 여러 채의 고택과 백여 년 전의 가부키 극장, 대를 이어 계승되는 상점 등이 자리를 그대로 지킨다.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가 단절된 민속촌 같은 모습이 아니라, 삶의 기운이 느껴지는 동네다.
보존지구 초입 한쪽에 우아하게 서 있는 전통 극장 우치코자(内子座)는 1916년 문을 열었다. 가부키 공연을 여는 이 극장은 한때 세월을 못 이기고 철거 위기에 처했지만, 지역 주민이 1억4,000만 엔의 성금을 모아서 1985년 복원을 완료했다고 한다. 극장 내부는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배우와 만담가, 관객의 혼이 서려 있는 듯, 오래된 기둥과 천장, 좌석, 무대 등 모든 것이 우아하고 정교하다. 공연이 열리지 않은 날에는 가이드가 극장 구석구석의 비밀(?)을 알려주는 투어를 진행한다. 배우가 사용하던 지하 비밀 통로와 도르래를 활용한 회전 무대처럼 초기 가부키 무대의 혁신적인 장치를 찾아볼 수 있다.
고옥이 늘어선 옛 거리에는 목랍 상인의 웅장한 가옥과 더불어 200년이 넘은 오모리(大森) 전통 양초 가게가 있다. 이 가게의 양초는 검양옻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왁스를 사용해 집안 대대로 내려온 제조법으로 만든 것. 그을음 없이 오랜 시간 동안 불을 밝히고, 바람이 세지 않을 때는 촛농도 흘러내리지 않는 게 특징이다.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수작업으로 직접 양초를 제조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우치코초의 또 다른 주요 생산품은 와시다. 기록을 살펴보면 헤이안 시대(784~1191년)부터 종이를 만들었다고. 와시의 주요 재료인 닥나무가 많이 자라고, 오다가와(小田川) 강에서 와시를 만들 때 필요한 깨끗한 물을 끌어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만의 전통 와시는 오즈 와시라고 하며, 1977년에 국가 공예품으로 지정됐다. 오즈 와시를 생산하는 덴신산지(天神産紙, tenjinsanshi.business.site) 공장은 우치코초에 남은 오즈 와시 제조업체 두 곳 중 하나다. 오래된 건물 안에서 와시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건너편의 와시회관은 엽서부터 장식용 와시 커튼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오즈

오즈시(大洲市)에는 ‘에히메의 작은 교토’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옛 정취와 풍류가 흐른다. 산과 강을 굽어보는 성과 별장, 운치 있는 거리와 세월이 묻은 상점가 그리고 마을 스테이처럼 과거를 재해석해 제안하는 새로운 시도까지. 이 작은 도시는 여행자의 기대를 만족시켜줄 충분한 요소를 품고 있다.
건축은 오즈의 과거와 현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오즈성을 포함한 여러 주요 문화재가 숨을 쉬고 있고, 옛 건축을 활용한 도심 재생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백 년에 걸쳐 오즈 건축 문화의 백미를 보여주던 장소는 가류산장(臥龍山荘, garyusanso.jp)이다. 에도시대부터 경승지로 유명했던 히지카와(肱川) 강 유역의 낮은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산장과 정원은 가츠라리큐(桂離宮, 일본 최고의 정원으로 평가받는 교토의 정원)와 비견된다. 오즈 출신의 무역상으로 큰 부를 축적한 고우치 도라지로(河内寅次郎)는 이 산장을 짓기 위해 교토의 장인과 고베의 정원사까지 불러왔다고 한다. 1899년부터 10년간의 공사 끝에 마무리됐는데, 안타깝게도 주인 도라지로는 산장을 완공한 후 얼마 못 가 숨을 거뒀다. 산장 안의 공간은 사계절이라는 주제에 맞춰 매우 정교하게 구성됐다. 여름의 풍취를 재해석한 방은 시원한 바람이 통과해 지나가도록 창을 두었고, 가을을 다룬 방은 박쥐와 표주박 모양으로 장식을 적용했고 가을 달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자연을 축소한 듯한 아름다운 정원의 끝에 서 있는 다실은 가류산장 건축의 절정이다. 중추절에 달이 뜨는 각도까지 계산해서 공간을 배치했다. 보름달이 떠오른 중추절의 밤에 다실에 들면, 달빛이 강물에 반사되어 천장을 밝게 비춘다고 한다.
가류산장에서 도보로 15분쯤 떨어져 있는 반센소(盤泉荘)는 일본 건축의 또 다른 걸작 중 하나. 필리핀과의 무역 사업으로 재산을 쌓은 마쓰이 덴자부로(松井傳三郎)와 마쓰이 쿠니고로(松井國五郎) 형제가 지은 3층 목조 주택이다. 완공 시기는 1926년인데, 당시 일본에서는 드물게 동남아산 목재를 썼고 조망용 발코니와 파우더 룸 등도 갖췄다. 일본 전통 건축 양식에 서양식 기법을 도입한 것. 이는 일본 근대건축의 중요한 참고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정원을 가로질러 주택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2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실내 어디에서나 훌륭한 조망 누릴 수 있다. 특히 발코니를 통해 보이는 히지카와강이 흐르는 오즈의 풍경은 감탄을 내뱉게 한다.
To Stay 일본 각지에서 문화재를 활용한 지역 재생 프로젝트를 펼치는 니포니아(Nipponia)가 오즈에도 여행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니포니아 호텔 오즈 캐슬 타운(Nipponia Hotel Ozu Castle Town)에서 특별한 스테이를 경험해보자. 오즈성과 옛 번주의 집무실, 고택 등 건축물을 객실과 리셉션, 레스토랑으로 레너베이션해 오즈 전체를 하나의 호텔처럼 만들었다. 건축의 원형을 최대한 살리고 현대적 편의시설을 추가한 각각의 객실은 시대를 초월한 하룻밤의 숙박을 선사해준다. 오즈 캐슬 타운에 머무는 모든 순간은 지역과 밀착되어 있다. 객실에서 나와 동네를 거닐며 공용 정원과 레스토랑, 로컬 숍 등으로 변신한 공간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여행자를 현지에서의 생활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게 한다. 한편, 미식가라면 니포니아의 레스토랑 르앙(LE UN)에서의 저녁 식사를 놓치지 말자. 에히메 식자재로 조리한 프렌치 파인 다이닝 코스 요리를 도베야키 위에 플레이팅해서 낸다. 5만4,000엔부터, ozucast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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