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생각하는 피크닉을 위한 지속 가능한 아이템

 

ⓒ 쿤스트 호이테, 레토릭, 제니아테일러,페이퍼팝

Let's Go on a Minimal Waste Picnic!
미니멀 웨이스트 피크닉을 위한 아이템

피크닉을 떠나자! 지속 가능한 제품과 함께.

박진명
사진 각 브랜드 제공

To. 어떤 위기에도 굴복하지 않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당신

2023년 11월 정부가 식당과 카페, 편의점 등에서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1년간 적용해온 계도기간 만료를 앞두고 앞두고 규제 시행을 아예 뒤엎은 것으로 큰 논란이 일었죠. ‘그대로 추진하기엔 한 쪽(소상공인)의 희생이 크다’는 것이 이유인데, 애초 그 부담을 고려해 계도기간을 둔 것이라 이 같은 결정이 더욱 의아하게 느껴집니다.
지속 가능한 삶에 한 발 더 가까워지는 사회가 될 줄 알았는데 김이 새는 건 저 뿐만이 아니겠죠. 하지만 우리는 하던 대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제품은 대나무로 만든 테이블웨어예요. 사실 피크닉을 위한 다회용기로 소개할 생각으로 선정했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차마 야외 활동을 권할 수 없으니 실내∙외에서 두루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라고 포장해봅니다. 실제로 정말 그렇기도 하고요! 제니아테일러(XENIA TALER)의 사이드플레이트(2만 원)는 대나무로 만들어 가볍고, 유쾌한 패턴과 색감의 디자인으로 완성한 기분이 좋아지는 제품이거든요. 제니아테일러는 캐나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연과 일상에서 영감을 받은 다채로운 패턴과 색감이 매력이에요. 사이드플레이트는 제조 공정에서 버려진 대나무를 재활용해 만듭니다. 대나무 가루에 옥수수 전분, 식품 등급을 받은 멜라민 결합체를 더한 뒤 형태를 만드는 과정을 거치죠. 대나무는 100퍼센트 생분해되는 소재이기 때문에 버려진 다음에도 안심이에요. 디너플레이트와 묶어 판매하는 기프트 세트도 있으니, 환경과 사람 모두를 생각한 선물로 어떤가요?
P.S 식기 세척기엔 사용 가능하지만, 전자레인지 사용은 불가능해요.

 

To. 센스 있는 제로웨이스터를 꿈꾸는 당신

작년 여름, 광주로 일주일 동안 출장을 다녀왔는데요. 출장 기간의 절반은 비가 내렸고 나머지 반은 무더웠습니다. 함께 간 포토그래퍼 실장님은 비가 내릴 때면 카메라를 지키느라 애썼고, 해가 쨍쨍 내리쬘 때면 온몸에 흐르는 땀을 닦느라 고생했죠. 그런 그의 곁을 지켜준 건 손수건이었습니다. 실장님은 출장을 다닐 때면 늘 손수건을 몇 장씩 챙겨 다닌대요. 매일 밤 손수건 빨래를 하는 수고로움을 이겨내면서 말이죠.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오~ 실장님 MZ세대네요.”라고 감탄했어요. 환경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의 가방 필수품은 텀블러와 손수건이라는 얘길 들은 적이 있거든요.
손수건 하나만 챙겨도 일상 속 불필요한 쓰레기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어요. 패브릭 브랜드 쿤스트 호이테의 손수건(2만 원)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100퍼센트 면 소재에 천연 염료로 염색한 제품이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색상은 모두 네 가지인데, 다홍빛은 한약재로 사용하는 꼭두서니, 노랑은 금잔화 꽃잎, 푸른색은 인디고를, 회색은 석류 껍질을 염료로 활용했다고 해요. 각 색상마다 색 농도를 선택할 수도 있어요. 수작업으로 한 번에 하나씩 만들고 염색해 각 제품의 사이즈나 색감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더욱 유니크해 보입니다.

 

To. 날씨의 축복이 끝이 없는 이 계절, 죄책감없이 축제를 즐기고 싶은 당신

매년 10월 어느 날,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의 밤하늘에는 화려한 빛과 형상이 채워집니다.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리기 때문인데요. 불꽃놀이는 인간과 동물, 지구 어느 누구에게도 좋을 것 없는 이벤트입니다. 폭죽이 터지며 발생하는 화학물질로 인한 대기 오염은 인간과 지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불꽃의 굉음과 섬광은 야생동물에게 치명적이죠(특히 4~5월과 9~10월은 철새가 이동하는 시기라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하네요).
축제가 끝난 후의 모습은 또 어떤가요. 100만 인파가 몰린 한강공원 일대는 쓰레기 산이 돼 버렸다는 기사가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더라고요. 돗자리, 각종 플라스틱 용기, 치킨 기름에 전 종이 박스, 음식물 등등. 불꽃축제 다음날인 8일 오전, 이 일대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약 70톤으로 지난해보다 40퍼센트 가량 늘었다고 합니다. 축제의 쓰레기 문제, 어떻게 바꿔나갈 수 있을까요?
매번 쉽게 버리는 돗자리 대신, 종이로 만든 의자와 테이블부터 사용해보는 건 어때요? 종이 가구 브랜드 페이퍼팝의 휴대용 종이 등받이의자 테이블(9,900원)은 의자 2개, 테이블 1개로 구성된 상품인데요. 접이식이라 휴대하기 편리하고 종이로 제작해 가볍습니다. 아, 방수와 내구성 걱정은 접어두세요. 특수 골판지를 사용해 발수 코팅이 돼 있고 내구성이 일반 종이보다 강해 안심하고 사용해도 돼요. 의자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얇은 등받이만 있는 메가토트, 등받이가 수납과 간이 테이블 기능을 하는 채셔가 있어요. 이번엔 다회용 의자와 테이블을 챙겨보고, 그다음엔 배달 음식 대신 다회용기에 담긴 음식을 가져가는 등 하나씩 바꿔나간다면 말그대로 ‘성황리에’ 끝나는 축제가 되지 않을까란 희망을 가져봅니다.
P.S 의자는 최대 90킬로그램의 성인의 무게를 견디지만, 50킬로그램의 성인이 최대 5회 사용 가능하다고 해요. 버릴 땐 종이로 분리 배출!

 

To. '용기내 챌린지'에 동참하고 싶은 당신

산만한 마음을 다잡고 싶을 때 무엇을 하나요? 개인적으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늦은 저녁, 다음날 점심 도시락을 싸고 나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갖기란 생각보다 어렵잖아요. 별 거 아닌 요리라도 나를 위한 무언가 만들고 나면 기분이 나아진달까요. 도시락을 미처 준비 못했을 땐 출근길에 좋아하는 분식집에 들릅니다. 다회용기에 김밥을 담아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아요. ‘용기내 챌린지’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죠.
레토릭의 런치박스(3만8,000원)는 도시락을 만들 때나 용기를 낼 때 빛을 발합니다. 플라스틱 대체 소재인 옥수수 PLA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전통 도시락인 ‘찬합’의 형태를 따온 것도 눈 여겨볼 만합니다. 매끈한 원형의 심플한 디자인은 레토릭이 지향하는 간결하고 미니멀한 삶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딱 먹을 만큼만 담는 도시락처럼 살아가는 데 정말 필요한 것을 고민하게 만드려는 의도가 담긴 것 같기도 하고요. 쨍한 컬러와 다채로운 그래픽 패턴이 인상적인 레토릭은 자기 효능감과 환경 감수성이 높은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탄생한 브랜드인데요. 런치박스를 비롯해 페트병 재생 원단으로 제작한 패브릭과 비건 스트랩 등 일상과 지구를 위한 제품을 만듭니다. 현재 프랑스 파리 퐁피두 현대미술관에도 입점해 우리나라의 환경 감수성과 도시락 문화를 알리고 있다고 하네요.

 

To. 종이 빨대에 뒷통수 크게 맞은 당신

최근 종이 빨대가 환경보호의 대안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많은 이의 공분을 샀죠. 벨기에 앤트워프대학교 티모 그로핀 박사 연구팀은 유럽에서 유통되는 39종류의 빨대 제품을 대상으로 ‘과불화화합물(PFAS)’ 함유 여부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 종이 빨대 20개 중 18개 제품에서 PFAS가 검출됐다고 발표했어요. PFAS는 탄소와 불소가 결합돼 쉽게 분해되지 않는 화학물질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인체에서도 잘 배출되지 않아 최근 규제 대상에 올랐죠. 가뜩이나 사용감도 별로인데 환경에도 좋지 않다니, 종이 빨대에 더 큰 배신을 느낄 수 밖에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벨기에 연구팀의 결과가 보도되고 난 후, 국내 종이 빨대 제조사 서일이 반박에 나섰네요. 과불화화합물뿐 아니라 60여 종의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국제기관 검사 성적서를 공개하며 ‘모든 종이 빨대가 그런 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어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다회용 빨대를 사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은데요. 빨대를 꼭 사용해야겠다면, 조금만 불편해집시다. 제로 웨이스트숍 더피커의 스테인리스 빨대(2,000원)와 빨대 세척솔(2,000원)이라면 종이 빨대의 유해성 여부로 충격 받을 일은 없을 거예요. 스테인리스는 가열해도 중금속이나 유해 물질이 생기지 않고 재활용율 95퍼센트를 자랑하기 때문에 대표적 친환경 소재로 꼽히죠. 세척솔은 식물성 섬유로 만들어 환경에 덜 영향을 미치고요. 마침 더피커에서 빨대와 빨대 주머니, 세척솔, 대나무 칫솔로 구성된 제로 웨이스트 입문 키트를 판매 중이네요. 종이 빨대가 마뜩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에 하나 마련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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