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무이네 요정의 샘

 

ⓒ Rhys Drury / Unsplash

48 hours in Mui Ne
베트남 무이네 48시간 여행

둘째 날 6:00 하얀 모래 언덕

이른 새벽, 무이네의 독특한 자연경관 중 하나인 하얀 모래 언덕(Doi Cat Trang)으로 향한다. 무이네에는 일몰 풍경이 아름다운 붉은 모래 언덕(Doi hong)과 일출 포인트로 유명한 하얀 모래 언덕, 2개의 사구가 있다(붉은 모래 언덕은 리조트 단지에서 차로 5~6분 거리면 닿는다). 사실 이 작은 어촌 마을이 유명해진 건 모래 언덕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디어에서 홍보하는 것처럼 이곳을 ‘사막’으로 알고 있었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다. 사막처럼 광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사막이 아니라 사구니까. 바람으로 운반된 모래가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언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오히려 경이롭게 느껴질 것이다. 
북동쪽으로 24킬로미터 떨어진 하얀 모래 언덕 위에 도착하니 일출 시간에 맞춰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지프와 쿼드 바이크가 사람을 태우고 사구 곳곳을 누비는 풍경이 펼쳐진다. 지프에 몸을 싣고 놀이기구라도 탄 듯 짜릿한 환호성을 지르며 경사가 가파른 모래 언덕을 오르내리다 보니 사막의 오아시스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호수 바우짱(Bau Trang)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얀 호수라는 뜻을 가진 바우짱의 진가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4~5월에 방문하길 추천한다. 이 무렵 호수 주변에 색색의 연꽃이 피어 짙푸른 호수와 무성한 초목이 어우러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Hoa Thang, Bac Binh District, Binh Thuan, Vietnam

10:00 피싱 빌리지

무이네 마을과 해변 리조트 사이에 바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을 목도할 수 있는 피싱 빌리지(Fishing Village)가 자리 잡고 있다. 넓게 펼쳐진 바다에 바구니를 닮은 배가 빼곡히 떠 있고 해안가에서는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손질하거나 판매하는 어민들로 가득하다. 사방에 퍼진 바다의 비릿한 냄새를 비집고 그들의 틈으로 들어가본다.  
둥근 모양의 배는 접안 시설이 없고 수심이 얕은 무이네 앞바다에서 이동이 용이하도록 만든 전통 어선으로, 베트남어로 카이뭄(Chai Mum)이라 불린다. 원래는 대나무로 만들지만 요즘엔 플라스틱 소재의 카이뭄이 주를 이룬다고. 피싱 빌리지에선 주로 갈치, 오징어, 꽃게 등을 구매할 수 있으며 구매한 해산물로 즉석에서 식사도 가능하다.

7 Huynh Thuc Khang, Ham Tien Ward, Phan Thiet City, Binh Thuan, Vietnam

15:00 요정의 샘

장소를 이동하는 동안 차창 밖으로 붉은색의 토양이 자주 눈에 띈다. 티벳 고원에서 발원한 메콩강과 그 지류가 흐르는 동남아시아의 땅은 붉은색이다. 아주 오래 전,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붉은 현무암이 오랜 풍화를 겪으며 검붉은 흙이 되었고, 미네랄이 풍부한 메콩강 덕분에 토양은 더욱 붉고 비옥해졌다.  
동양의 ‘리틀 그랜드 캐년(Little Grand Canyon)’이라 불리는 요정의 샘(Fairy Stream)은 풍화 작용으로 형성된 기이한 모양의 석회암 절벽과 붉은 모래가 이뤄낸 장관으로 유명하다. 작은 폭포가 있는 핵심 스폿까지 이동하려면 절벽과 모래를 가로질러 흐르는 개울을 따라 걸어야 한다. 붉은 토양을 촉촉히 적시는 개울을 마주하니 이곳을 왜 요정의 샘이라 부르는지 알 것 같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무이네에서 1년 내내 끊임없이 물이 흐르는 것은 요정의 마법이 아니고서야 설명이 되지 않으리라. 이름에 얽힌 또 다른 설로는 모래 언덕이 마치 긴 머리를 가진 여자의 모습처럼 보여 요정의 샘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맨발로 발목까지 오는 깊이의 물살을 가르며 자박자박 걷는 동안, 고운 모래알이 발가락 사이사이를 간지럽힌다. 갑자기 발이 모래 깊숙이 빠지는 구간도 지난다. 물속을 걷는 게 자연스러워졌을 때쯤 고개를 들어보니, 손을 대면 무너져 버릴 듯한 붉고 고운 흙 무덤, 듬성듬성 자리한 원시림, 하얀 사암 절벽 등 비현실적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 장면 속 붉은 토양과 샘물 그리고 강렬한 태양은 베트남 남부를 삼모작이 가능한 지역으로 만들었다. 무이네에서 마주한 모든 장면이 생생히 살아있는 역사로 보이기 시작한다.

 40B Huynh Thuc Khang, Ham Tien Ward, Phan Thiet City, Binh Thuan, Vietnam

18:00 비스타 레스토랑

무이네의 바다가 아낌없이 주는 호사를 마지막까지 실컷 누려본다. 더 클리프&리조트 내 비스타 레스토랑(Vista Restaurant)은 해산물 요리 전문 음식점으로, 투숙객의 조식을 책임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스프링롤, 느억맘이 들어간 새우 샐러드, 베트남식 커리 볶음밥이 차례로 나오고, 메인 메뉴인 해산물 전골 라우타(Lau Tha)가 위엄 있는 자태를 드러내며 등장한다. 무이네식 샤브샤브라고도 불리는 라우타는 각종 채소와 해산물을 새우와 바다 가재 머리로 낸 육수에 익혀 먹는 국물 요리다. 그중 가장 인상깊은 식자재는 삭힌 청어. 홍어와 비슷한 모양새지만 톡 쏘는 맛을 지닌 홍어와 달리 청어는 그저 고소하다. 큰 바나나 잎에 한가득 담긴 채소와 해산물을 보고 있으니, 이 지역의 풍부한 자연과 식자재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라우타 42만7,000동

매일 오전 6시 30분~오후 10시

베트남 무이네 48시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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