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서란트(grocerant)는 그로서리와 레스토랑의 합성어다. 장보기와 식사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식문화 공간을 가리키는 말로, 1990년 후반 처음 등장했다. 작년 12월 원주 원도심의 오래된 동네 봉산동에도 그로서란트가 생겼다.
로컬그로서란트 능선은 이름에 충실하게 원주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카페이자, 강원도 지역에서 탄생한 FnB 상품을 소개하는 상점이다. 건물 외관에 그대로 달아 놓은 ‘진안하이퍼마트’라는 옛 간판이 이보다 더 절묘할 수 있나 싶게 잘 어울린다.
원주 토박이인 유선후 푸드 디렉터와 원주살이 10년 차인 황인정 콘텐츠 디렉터는 브랜드 이름을 지으면서 치악산을 표현할 수 있는 ‘능선’이라는 단어를 골랐다. 짙은 초록색과 목재 가구가 어우러진 내부 인테리어나 한쪽 벽면에서 반복 상영 중인 브랜드 영상 속 원주 남서쪽 현계산 기슭에 자리한 절터 거돈사지의 풍경에서도 능선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고구마크림라테, 감자크림파이는 원주에서 자란 농산물로 만든 카페의 대표 메뉴. 한구석에는 강릉의 감자유원지, 양구의 까미노사이더리, 춘천의 감자아일랜드, 원주의 모월양조장 등 강원도 지역 브랜드에서 생산한 식음료가 진열돼 있다. 복숭아, 배 등 로컬 식자재를 활용한 자체 F&B 상품을 준비 중이고,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는 클래스와 워크숍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