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이타현에 자리한 타지마야로호 화과자전문점 외관이다.

 

© 박신우

Road Trip to Ōita
일본 오이타현 자동차 여행

후쿠오카 근교의 오이타는 일본 소도시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다. 규슈 자동차 여행 중 꼭 들려야 하는 휴게소부터 일본 제일의 탄산 온천수가 흐르는 온천, 19세기부터 운영한 유서 깊은 화과자 전문점까지. 오이타현 여행의 숨은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스폿을 소개한다. 

허태우
사진 박신우

벳푸완 휴게소
池別府湾SA

벳푸완 휴게소는 오이타현 벳푸만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다. 북쪽 방향에서 규슈 고속도로 E10을 타고 내려오다 접근할 수 있다. 하행과 상행 휴게소가 서로 연결되어 어느 지점에서나 전망이 빼어나며, 규슈 자동차 여행자가 벳푸를 오갈 때 한 번쯤 거치는 장소이기도 하다. 오직 롤케이크를 위해 벳푸완 휴게소에 들르는 이들도 많다. 유후인의 3대 료칸으로 꼽히는 산소무라타(山荘無量塔)가 푸드 코트와 비-스피크(B-speak) 카페, 소바 식당 후쇼안(不生庵) 등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중 비-스피키는 유후인 최고의 롤케이크 전문점인데, 시내 본점에서 당일 롤케이크가 품절되더라도 여기 휴게소 지점에는 재고가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 

7:00~20:00(비-스피크 카페와 후쇼안은 11:00~15:00), 大分県 別府市大字内竈字扇山 3677-43-2

www.w-holdings.co.jp/sapa/2797.html

아사쿠라 후미오 기념관
朝倉文夫記念館

일본 근대 조각의 대부인 아사쿠라 후미오(朝倉文夫)를 기념하는 공간이다. 오이타현 출신의 후미오는 일본의 자연적 리얼리즘 조각을 이끌었고, 후학 양성에도 힘쓰며 자신만의 학파를 일궜다. 이 기념관은 그의 사후에 지역 주민들의 주도로 탄생한 곳이다. 2층 규모의 건물에서는 후미오의 작품 50여 점과 작업 도구 등을 전시하고 야외에는 현대 조각가들의 작품을 설치했다. 기념관을 관람한 후에는 야외 공원을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후미오는 유독 고양이를 아꼈다고 하는데, 도쿄 미술대학의 후학들이 삼나무를 깎아 만든 3개의 고양이 조각은 이 기념관의 아이콘처럼 자리 잡았다.

기념관 전시실 입장료 500엔, 10:00~16:30(월요일 휴무)

asakurafumio_kinenkan

타케타 마루후쿠
竹田丸福

오이타현을 대표하는 먹거리는 누가 뭐라해도 닭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오이타현에선 식량난을 대비하기 위해 양계가 활발했다고 한다. 자연스레 닭 요리가 발전했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닭튀김 요리인 토리텐(とり天)과 가라아케(唐揚げ)가 모두 오이타의 식당에서 탄생했다. 오이타의 평화로운 소도시 중 하나인 다케타(竹田) 성하마을에도 닭튀김의 일가를 이루는 또 다른 식당이 있다. 60년 전통의 타케타 마루후쿠다. 이곳의 닭튀김은 자체 양계장에서 사육한 닭으로 조리한 가라아케로, 바삭한 외피와 쫄깃한 속살이 조화된 맛과 식감이 장점이다. 현지인은 보통 닭튀김 한조각에 밥과 미소 국으로 구성된 식사를 주문한다. ‘오이타 B급 음식 그랑프리 1위’ 수상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타케타 마루후쿠 본점 외에 4개 지점을 운영한다. 

닭다리 가라아케 1,000엔, 10:00~21:00

taketa-marufuku.com

타지마야로호
但馬屋老舗 本店

1804년에 창업한 오이타현에 가장 오래된 화과자 전문점. 창업주 타지마야는 젊었을 때 교토의 화과자 집에서 수련한 후, 오카번(岡藩. 에도 시대 때 오이타현 일부를 차지했던 번) 영주의 청으로 어용 과자사가 되었다고 한다. 6대째 오랜 전통으로 고집스레 제조한 타지마야의 비법 화과자는 일본 전역에서도 그 맛을 알아준다. 대표 제품은 미카사노(三笠野)와 아라조노 츠키(荒城の月) 두 가지. 미카사노는 살짝 구운 반죽으로 팥소를 감싼 피낭시에처럼 생겼고, 아라조노 츠키는 하얗고 둥근 달을 닮은 만주 모양의 화과자다. 둘 다 한 입 베어 물기만 해도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그중 아라조노 츠키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인증한 The Wonder 500(일본 전역에서 500개의 지역 상품을 선별해 해외에 소개하는 프로젝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타케타 성하마을의 골목 한쪽에 고풍스럽게 꾸민 매장에서는 별도의 다실에서 다도 체험도 제공한다.

9:00~18:00(화요일 휴뮤)

tajimaya-roho.co.jp

라무네 온천관
ラムネ温泉館

오이타현에는 벳푸와 유후인이라는 기라성 같은 온천 여행지가 있으나, 알짜배기 온천의 고수들은 나가유 온천(長湯温泉)을 한 수 더 위로 쳐준다. ‘일본의 100대 온천’ 혹은 ‘10대 온천’을 논할 때 항상 순위에 들어가는 나가유는 일본 제일의 탄산 온천수가 으뜸이다. 탄산 온천은 마그네슘, 나트륨 등을 함유해 혈액 순환에 좋고 피부 미용과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나가유의 명물 라무네 온천은 소설가 오사라기 지로(大佛次郞)의 문장에서 영감을 받아 2005년에 설립한 온천탕이다. 오사기리 지로(1897~1973)는 요코하마 출신 작가로, 자신의 여행기에서 나가유 온천을 "미세한 기포가 전신에 붙어 있고, 손으로 문질러 내도 나중에 기포가 붙어 버립니다. 마치 라무네 목욕 같아요."라고 묘사했다. 우선 일본의 대표적 건축사학자 건축가 후지모리 테루노부(藤森照信)의 상상력이 반영된 독특한 건축물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흑백 스트라이프 디자인의 외벽에 동판 지붕을 올려놓아 놀이동산의 건물과 비슷하고, 실내 목욕탕은 회반죽으로 마감처리해 동굴 속의 온천 같다. 온천관 안에는 기념품 숍과 전시실, 야외 정원도 있다. 노천탕의 라무네 탄산 온천은 섭씨 32도의 수온으로 뜨거운 편은 아니지만, 몸을 오래 담글수록 탄산수 특유의 질감이 전신을 감싸면서 몸을 따뜻하게 이끌어준다.

성인 500엔, 가족탕 1시간 2,000엔, 10:00~22:00(매월 첫째 수요일 휴무)

lamune-onsen.co.jp

다이마루 료칸
大丸旅館

소도시 온천 마을의 정취가 낙낙하게 흐르는 나가유에서 다이마루 료칸은 격조 있는 터줏대감 같다. 1917년에 문을 연 이후로, 6대에 걸쳐 수많은 인사와 손님을 환대해주었다. 오카미(女将,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료칸의 여주인을 오카미, 오카미를 도우는 료칸의 종업원을 나카이라고 한다)와 나카이(仲居)의 친근하고 세심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료칸이기도 하다. 본관과 신관 건물에 15개의 객실을 보유한 소규모지만, 시설은 모자람이 없다. 객실과 온천탕 외에도 일본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 康成), 서양화가 타카다 리키조(高田 力蔵) 등의 작업이 전시된 라운지와 별채 카페인 가와바타가(川端家)도 갖췄다. 나지막한 강물 소리와 수목의 흔들림이 그대로 전해지는 객실은 마음마저 안정시켜 주는 듯하다. 료칸의 모든 욕탕은 카케나가시(かけ流し, 원천에서 끌어온 온천수가 그대로 배출되도록 계속 흘려보내는 방식) 방식으로 물을 채워주기 때문에 수질이 깨끗하고, 객실에서 수도를 틀어서 천연 탄산수를 바로 마셔도 된다. 여기에 추가로 투숙객은 도보로 5분 거리의 라무네 온천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가이세키 저녁 식사는 메뉴 구성도 좋고 맛도 훌륭하다. 오이타 분교규(豊後牛, 오이타현의 고원에서 사육한 특산 소고기) 등의 현지 식자재로 만든 요리를 지역 특산 그릇에 담아 내고, 나가유 온천수로 조리한 특선 죽도 별미다.

2인 1박 기준 3만 7,000엔부터

www.daimaruhello-net.co.jp

추천 스토리

People, Place

2023.08.24

행복한 견과 상점

#제로웨이스트 #페이퍼넛츠 #견과상점

People

2024.12.06

여행하는 힐링 마스터, 아즈사 세가와

#요가 #힐링마스터 #웰니스여행

People, Place

2023.12.07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도덕과 규범

#카페 #로스터리 #상수동

추천 여행

해외 투어
도쿄
후지산, 오시노 핫카이, 가와구치코 호수 당일 투어(도쿄 출발)

By 피치바이피치

판매가 88,000원

해외 투어
스페인
얼씨걸 져니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15박 16일

By 피치바이피치

판매가 1,000,000원~

해외 투어
도쿄
도쿄 기타센주 레트로 골목 투어

By 도쿄일타강사

판매가 1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