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신우

Road Trip to Yamaguchi
일본 야마구치 자동차 여행

후쿠오카에서 차로 2시간 40분 정도 달리면 야마구치현에 닿는다. 한적한 해변, 풍부한 해산물, 깨끗한 자연을 즐기며 소도시의 매력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이다. 100년 이상 한 자리를 지켜온 해산물 시장부터 에메랄드빛 바다와 새하얀 백사장의 조화로운 전경이 펼쳐지는 카페까지. 야마구치현의 역사와 자연을 품은 여행지를 소개한다.

허태우
사진 박신우

가라토 시장
唐戸市場

시모노세키로 집하된 수산물은 가라토 시장을 통해 일본 전역으로 펴진다. 그중 일본에서 잡은 복어의 70퍼센트 이상이 가라토의 도매상에서 거래된다. 가라토 시장에서 그 많은 생선을 뒤로 하고 후쿠(ふぐ, 복어) 마스코트 조형물이 유달리 많이 보이는 이유다. 시장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기록에 따르면 메이지 시대인 1909년경 가라토 주변 거리를 따라 자연스레 노천 시장이 형성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오늘날 가라토 시장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장 앞 야외 벤치에 앉아 간몬해협의 시원한 풍경을 바라보며 해산물 도시락을 먹는 것. 특히 주말마다 열리는 이키이키바칸가이(活きいき馬関街) 행사가 좋은 기회다. 시장 가게에서 초밥과 튀김 등을 낱개로 팔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다양한 해산물로 접시를 가득 채울 수 있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 아니지만, 북적이는 시장 특유의 분위기가 이를 보상하고도 남는다. 평일에는 상대적으로 호젓한 환경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복어회나 스시 도시락을 맛볼 수 있다.

월~토요일 5:00~15:00, 일요일 및 공휴일 8:00~15:00, 이키이키바칸가이(금 · 토요일 10:00~15:00, 일요일 · 일본 공휴일 8:00~15:00)

www.karatoichiba.com/bakangai

제로 카페
Zero Cafe

야마구치현의 북서쪽, 대한해협을 접한 해안은 맑은 물색을 품고 있다. 그 바다를 끼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국도 191호선을 따라가다 “아, 여기 풍경 참 좋네”라는 생각이 들 때쯤, 작고 하얀 육면체 건물 하나가 나타난다. 해변의 낭만적 간이 휴게소를 닮은 제로 카페다. 야마구치현 내의 우체국에서 일하던 주인장은 은퇴 후 국도 옆의 전망 좋은 카페 자리를 찾다가, 도이가하마(土井ヶ浜, 야마구치현에서 가장 깨끗한 해변으로 알려진 곳. 제로 카페의 로고는 해변의 이름의 앞 글자인 ‘土’를 형상화 했다.) 해변에 반해 여기에 자리를 잡았다고. 아무것도 없는 ‘제로’에서 시작한 카페는, 더하고 뺄 것 없는 평온한 마음을 선사하는 풍경에 둘러싸여 있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백사장이 야외석 바로 앞으로 펼쳐지고, 은은한 파도소리가 복잡한 생각을 비우게 해준다. 

아메리카노 500엔, 미트 소스 샌드위치 650엔, 10:00~18:00

www.zero-cafe.net

츠노시마 대교
角島大橋

소의 뿔을 닮았다는 츠노시마(角島)와 연결되는 다리는 야마구치현의 아름다운 촬영지로 꼽힌다. 드라마와 CF의 배경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고, 일본 자동차 여행자에게는 필수 드라이브 코스로 여겨진다. 바다 위에 살짝 떠 있는 1,780미터 길이의 다리가 하늘과 바다, 섬과 중첩되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게 매력. 다리 입구 전망대에 올라가면 이곳의 이국적 풍경을 손쉽게 프레임에 담을 수 있다. 대교 양옆으로 반짝이는 바다를 가로지르며 느긋하게 즐기는 드라이브도 일품이다. 섬 안에는 1876년에 지은 등대가 또 다른 전망대 역할을 한다. 국가 지정 중요 문화재로, 스코틀랜드 출신 건축가 리처드 헨리 브런튼(Richard Henry Brunton)이 설계했다. 105개의 좁은 계단으로 30미터 높이의 등대 정상까지 츠노시마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등대 입장료 300엔, 3~9월 9:00~17:00/ 10~2월 9:00~16:30

www.tokokai.org/tourlight/ tourlight11

모토노스미 이나리 신사
元乃隅稲成神社

1만 건이 넘는 구글 리뷰가 달린 모토노스미 이나리 신사는 명성에 비해 역사는 짧다. 1955년, 지역의 한 어부가 바다에서 흰 여우 환영을 목격한 후에 그 계시를 따라 세웠다고. 일본 전역에 수많은 이나리 신사가 있다지만,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모토노스미에는 사시사철 많은 방문객이 찾아온다. 경사면을 따라 바다를 향해 줄지어 서 있는 123개의 도리이가 설치 미술 작품 같은 인상적인 풍경을 이루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이 풍경 덕분에 CNN Travel이 선정한 일본의 아름다운 장소 31곳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쾌청한 날에는 붉은색 도리이와 초록의 나무 그리고 짙푸른 바다가 강렬하게 대비되어 신사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벳푸벤텐 연못
別府弁天池

일본 환경청이 ‘일본 100대 명수’ 중 하나로 선정했다는 벳푸벤텐 연못. 외지인에게는 인증샷을 남기기 좋은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이고, 동네 사람들에게는 효능 좋은 약수물을 마실 수 있는 ‘파워 스폿’이다. 수심 4미터의 연못은 바닥까지 보일 정도로 투명한 코발트 블루 빛이며, 분당 11톤의 물이 끊임없이 뿜어 나온다고. 칼슘 함량이 높은 연못의 광천수는 “한 번 마시면 1년, 두 번 마시면 2년 살 수 있다.”는 전설도 내려온다. 수온이 연중 섭씨 14도 내외로 유지되고 있어서 한여름에도 연못 주위는 시원한 기운이 감돈다. 수도 시설이 있어 바로 옆에서는 이곳의 물을 끌어와 무지개송어를 양식하는데, 잡은 송어를 즉석으로 조리해준다. 

山口県 美祢市 秋芳町別府 1578

원조 가와라 소바 타카세 가와타나
元祖 瓦そば たかせ 川棚

야마구치의 명물 요리 가와라소바(瓦そば)는 문자 그대로 기왓장에 올려 먹는 소바다. 규슈 구마모토에서 1877년에 발발한 전쟁 당시 병사들이 기와 위에 고기 등을 구워 먹었다는 옛 이야기를 듣고, 타카세의 창립자가 1962년에 개발했다고 한다. 원조를 자처하는 만큼 다카세의 가와라 소바는 60년 넘게 현지인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야마구치에 여러 지점이 있는데, 온천마을 가와타나의 본점과 신관이 가장 크다. 타카세만의 장점이라면, 좋은 식자재와 좋은 기와(?)를 사용한다는 것. 홋카이도산 메밀로 만든 면을 초벌 구이 후, 섭씨 300도로 달군 시마네현의 특산품 세키슈(石州) 기와에 올려 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바가 기와 위에서 눌어붙어 고소한 식감으로 변하는데, 적당한 타이밍에 소바를 건져서 다카세만의 비법 쯔유에 찍어 먹으면 된다.  

기와소바 1인분 1,300엔, 11:00~20:00

www.kawarasoba.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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