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ing with a Tea
경남 하동의 차와 머무는 하루
지리산과 섬진강의 풍경은 따사롭고 차향은 하루를 은은하게 감싼다. 경상남도 하동에서 차와 머무는 여행을 위해 다숙을 찾았다.
- 글∙사진 허태우
첫 잔은 향, 둘째 잔은 맛, 세 번째는 약으로…. 미소 도자기 공방 주인장인 이미소 호스트가 찻잔을 연달아 채워준다. 우리는 호스트가 손수 직접 차려준 푸짐하고 건강한 저녁을 먹은 후, 간소한 다실에 앉아 있다. 벌써 네 번째 잔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한옥 숙소의 마당에는 강아지 순돌이가 올망졸망한 눈을 뜬 채 두리번거린다. 숙소의 입구부터 정원, 처마, 섬돌 등이 예사롭지 않은 솜씨로 꾸며져 있다. 대청마루 일부를 개조한 조붓한 다실 안에서 호스트의 입담이 이어진다. 한창 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하동 서재마을 동네 자랑거리를 듣고, 한옥살이 이야기를 듣는다. 차의 맛이 조금씩 옅어지는 것 같다. 이내 물을 끓여 다시 차를 우릴 준비를 한다. 이번에는 꽃차란다. 차는 거듭 잔을 채우고, 별빛은 밤하늘에 총총하다. 사랑방의 아랫목은 이미 뜨뜻하게 데워져 있겠지.
‘다숙(茶宿)’이라고 했다. 차를 마시고 잠을 잘 수 있는 집. 물 마시듯 차를 마시는 하동에 어울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지역에서 다숙 사업을 주도한 놀루(하동 DMO(지역 관광 추진 조직) 협동조합으로, 관광 산업을 통해 하동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와 하동의 조문환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제가 군청 관광 담당 계장으로 일하던 2008년쯤부터 다숙을 처음 시도했어요. 하동만의 매력을 담은 숙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차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후 여러 논의와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 6곳의 스테이가 하동 다숙 브랜드를 내걸고 운영 중이다. 현지인이 직접 호스트하고, 체험 프로그램과 식사를 제공하며, 차를 마실 수 있도록 공간과 도구를 갖춘 곳들이다. 모암마을의 모암차차는 차의 풍경과 더 가까운 다숙이다. 여러 다원과 야생차밭이 자리한 모암마을의 지리산 기슭, 모암차차가 자리 잡은 지대에서는 화개천과 차밭이 내려다보인다. 이곳의 황영필 호스트는 하동에서 나고 자랐고, 잠시 타지 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들어와 모암차차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차를 이미 많이 드셨을 테니, 커피나 한번 내려드릴까요?” 바깥 풍경을 감탄하며 보던 방문객에게 호스트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한다.
모암차차는 독채 한옥과 원룸형 객실을 두루 갖춘 다숙으로, 객실마다 차와 다구(茶具)가 마련되어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고즈넉한 지리산 풍경 앞에선 저절로 차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 잠시 숙소를 벗어나 모암골의 차밭 둘레길을 따라 트레킹을 할 때는 더욱. 다숙의 여운을 간직한 방문객은 섬진강변 지리산자락 따신골의 녹차정원으로 안내된다. 남서향으로 쏟아지는 볕을 받는 이 다원에는 경사면을 따라 노송과 차밭이 세심하게 도열해 있다. 그리하여 녹차정원의 풍경은 지명처럼 따숩고 아름답다. 손님들은 피크닉 바구니에 다구를 담고 정원을 거닐다가 경치 좋은 장소에 앉아 차를 내려마실 수 있다. 군데 군데 놓인 목조 벤치나 정자 쉼터는 다실로 기능한다. 차를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섬진강의 윤슬이 두 눈을 간지럽히고, 솔 향과 차 향이 코를 스쳐간다. 다숙에서 쉬고 차와 풍취에 빠졌던 하동에서의 날도 그렇게 저문다.
모암차차
모암마을의 다숙인 모암차차는 마을에서 공동으로 지은 숙소다. 작은 야외 공간이 딸려 있는 독채 한옥과 깔끔한 원룸 객실로 이뤄져 있다. 공용 라운지에서는 취사도 가능하다. 차밭 트레킹과 스냅 사진 촬영, 다도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모암마을의 다숙인 모암차차는 마을에서 공동으로 지은 숙소다. 작은 야외 공간이 딸려 있는 독채 한옥과 깔끔한 원룸 객실로 이뤄져 있다. 공용 라운지에서는 취사도 가능하다. 차밭 트레킹과 스냅 사진 촬영, 다도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동군 화개면 모암길 29-41
미소 도자기 공방
80여 년 된 한옥을 이미소 호스트가 직접 개조해서 운영하는 다숙이다. 숙소 곳곳을 아기자기하게 장식한 공예품에서 호스트의 정성이 느껴진다. 본채와 사랑채 객실을 갖췄고, 투숙객은 도자기 체험 수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
80여 년 된 한옥을 이미소 호스트가 직접 개조해서 운영하는 다숙이다. 숙소 곳곳을 아기자기하게 장식한 공예품에서 호스트의 정성이 느껴진다. 본채와 사랑채 객실을 갖췄고, 투숙객은 도자기 체험 수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
하동군 하동읍 두곡리 963
따신골 녹차정원
햇살 좋고 풍광 좋은 따신골정원은 셀카촬영과 차 피크닉을 모두 만족시키는 장소다. 하근수 대표가 바지런히 차밭과 숲을 꾸며서 2023년에 오픈했다. 차와 다구, 간단한 간식이 담긴 티 캠핑 상자를 1만 원(2시간)에 제공한다.
햇살 좋고 풍광 좋은 따신골정원은 셀카촬영과 차 피크닉을 모두 만족시키는 장소다. 하근수 대표가 바지런히 차밭과 숲을 꾸며서 2023년에 오픈했다. 차와 다구, 간단한 간식이 담긴 티 캠핑 상자를 1만 원(2시간)에 제공한다.
하동군 섬진강대로 3480-25